새 친구

어제는 어떻게 집에 왔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학교에서 전화가 왔는데 사실대로 말하자 출석으로 인정해주겠다는 말과 함께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부모님에게도 연락은 가지 않았다.


다음날 교실에 들어서자 시끄러웠던 교실이 조용해졌다.
첫날 부터 등교거부에 가방까지 놓고간 학생에게 좋은 인상이 있을리 없지
임시 반장으로 보이는 안경쓴 학생이 내 자리를 알려줬다. 책상엔 어제 놓고간 가방이 걸려있었다.
고맙다는 말과 함께 자리에 앉자 책상 안엔 종이가 한 뭉텅이 있었다. 대부분 학교에 온걸 환영한다는 교장의 말과, 안전 수칙 등 이면지 쓸만한 것들이었다.
그 안엔 담임에게 제출해야 하는 것도 있었는다, 볼펜을 꺼내 이름 생년월일 등을 끄적였다.
그때 애둘이 하나 둘 씩 교실을 나가기 시작했다.
예비 반장은 이미 친구들 사이에 섞여 나가버렸고, 다른 애들은 무슨 상황인지 가르쳐 줄것 같진 않았다.
"1교시, 과학이야. 이동수업."
고개를 들자 내 앞에 안경을 쓴 사람이 서있었다.
작은 체구에 검은 머리카락, 앞머리가 길어 눈을 조금 가리고 있어 자신이 수줍자는 티를 내는것 같다. 동그란 안경은 마법사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이 쓰는 안경 같아 귀엽다.
"고마워."
얼굴값 한다는 말이 무색하게도 짝궁은 내 한마디에 볼을 붉힌다.
"이름이 뭐야?"
"강준."
"친하게 지내자."


가장 늦게 교실에 도착해 맨 뒤에 앉게 됬다, 수업은 지루했지만 강준을 보면 기분이 좋았다.------------그 정도로 예뻤다.
'내가 이렇게 얼빠였나?'
전날의 고뇌가 한 번에 날아갈 정도로 마음이 차분해 진다.
그날은 모든 이동수업엔 강준을 쫓아다녔다, 쉬는 시간에도 밥먹을 때도.
그러다보니 첫날 수업을 빼먹은 양아치란 이미지에서 조금은 벋어날 수 있었다.
결정적으론 체육시간에 코피를 쏟고 쓰러지는 날 본 뒤론 다들 편하게 지낼 수 있었다.


문제는 그날 하굣길에 일어났다.
"아안녕엉~"
뒤에서 자연스럽게 어깨동무를 해오는 사람은 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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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9-13 13:52 | 조회 : 1,618 목록
작가의 말
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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