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_쥬얼리 버스

쥬얼리 버스에 대한 설명


행복해 하며 죽으면 루비가 된다.
억울함을 갖고 죽으면 에메랄드가 된다.
슬픔을 갖고 죽으면 아쿠아마린이 된다.
어릴때(1-10)죽으면 페리도르가 된다.
원한을 품고 죽으면 오팔이 된다.
미련을 갖고 죽으면 다이아몬드가 된다.
이루지 못한 꿈을 갖고 죽으면 자수정이 된다.

이 세계에서는 시체는 없다. 죽으면 전부 보석이 된다.
색깔이나 모양의 차이가 조금씩 있다.
자신이 사랑하던 사람이 남기고 죽은 보석을 간직하면 꿈 속에서 그 사람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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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얼리 버스






책상에 엎드려 머릿속으로 내가 될 보석을 그려본다. '푸른빛을 내는 자수정. 자수정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 뭐, 원하지 않아도 자수정이 될것이니..''근데, 내가 자수정이 되면 누군가의 손에 쥐어질까 아니면 바로 바닷속에 버려질까.' 지지리도 많은 복잡한 생각들이 얽히고 섥히어 머릿속을 휘저었다. 곧 죽을거라, 네 얼굴이 그리워지고 친구들이 그리워진다.



아 맞다, 나 친구 없구나.
친구라는건 내가 무심코 한 행동 덕에 다 사라졌고, 모두 나를 떠났다. '아니, 내 잘못인걸까? 너네 잘못은 아니고?'
또 다시 쓸모없는 생각때문에 머릿속에서 혼자 토론을 하고 결국에는 '나 때문'이라는 결정이 내려졌다. 이번 교시가 끝나면 옥상으로 달려가 뛰어내릴 예정이니 딱히 상관은 없다만.




아 근데, 그냥 나에게는 과분할지 모르겠는데, 네 얼굴이 보고싶어, 보고싶어, 보고싶어. 속으로 보고싶다는 말만 반복하며 머릿속으로 네 얼굴을 그리다가 말았다. 너를 안본지 약 2년이 지났는데, 난 이때까지 너의 얼굴을 잊은적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결국엔 잊었구나. 작은 목소리로 어이없다는 의미를 가진 웃음을 토해냈다. 괜찮아, 아무도 신경쓰지 않아.




이번 교시를 마치는 종이 울렸고, 나는 옥상으로 뛰쳐나갔다. 하늘에서는 비가 한방울 두방울씩 내렸지만 날씨는 꽤 좋았다. 딱히 할 말도 없고, 유서 같은것도 안 써놨으니. 그냥 아무말 없이 직진. 그리고 뛰어내렸다. 주위에서는 비명소리가 들려왔고 사진을 찍는 애들도 역시 많았다


아아-시야가 흐려진다. 그렇게 나는 죽었다. 죽기 전에, 내 옆으로 붉은빛을 내는 오팔이 떨어졌다.
푸른빛을 내는 자수정은 아니구나, 안타까워.



"하? 걔가 죽어?" 황당한 표정으로 말하는 친구를 쳐다보았다. 친구는 아무말 없이 씨익 웃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먹던 음료를 바닥에 던져버리고 당장 걔가 있다는 운동장 끝쪽으로 가 보았다. 너는 없어졌다. 그리고 그 옆에, 붉은빛을 내는 돌같은 것이 하나가 네 옆을 지키고 있었다. 나는 그 붉은빛을 내는 돌을 주머니에 넣어 들고갔다.


딱히 별로 좋아한것도 아닌데, 마음속은 혼란스러웠고 너에게 잘못한것도 없는데 모든게 내 탓 같았다. 눈에 몽글몽글하게 눈물이 고이더니 시야가 흐려졌다. 결국에는 울음을 터뜨리며 붉은빛을 내는 돌맹이를 손에 꼭 쥐었다. 나 왜, 왜 이러는거야. 딱히 친하지도 않았잖아-


넋놓고 수업을 들으니 어느새 집에 갈 시간이었고 힘 없이 바로 침대로 가 쓰러지듯 누웠다. 그리고 오팔을 손에 꼭 쥐고 잠들었다.


"어.." 너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나는 너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이내, 이것이 꿈이라는 것을 자각했다. "안녕" 너에게 다갸 안녕 이라는 짧은 인사를 건냈더니 너는 당황한 표정으로 "네가 왜 내 오팔을 들고간거야-" 라고 했다. 오팔? 오팔이 뭐지. 아 그 붉은 돌맹이? 아 그게 오팔이구나. "그럼 너는 왜 죽은거야?" 라고 하니 잠시 머뭇 거리더니 "어짜피 아무도 슬퍼하지 않아" 라는 말을 뱉었다.


그러한 대답을 한 너를 잠시동안 바라보고 딱히 할 말이 없어, 묵묵히 너를 지켜보았다. 잠시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너는 점점 흐릿해지더니 나에게 "안녕" 이라는 인사만 남기고 나를 떠났다. 그와 동시에 나는 눈을 떴다. 왠지 모를 고통과 함께 나 역시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옆에 필통에 있던 커터칼을 꺼내 손목을 그었다. 붉디 붉은 피가 한방울 두방울 떨어지며, 그 위에 눈물이 떨어졌다. 너를 머릿속으로 그리며, 한번 두번, 더 그었다.



아팠다.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아팠다. 아프고 아프고 또 아팠다. 시야가 흐려지고 새어나오는 울음소리를 막으며, 결국에는 침대에서 쓰러져 시트는 피가 물들어 붉어졌다. 내 옆으로 푸른빛을 내는 아쿠아마린이 떨어졌다. 이제 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죽은자의 세계에서라도 너를 만나고싶다. 만나면, 만나면 기쁘게 인사해줘. 끝까지 울음을 토해냈다. 목이 쉴 정도로. 내 옆에는 푸른 아쿠아마린이 자리잡았고 나는 그대로 정신을 잃고 죽었다.






w.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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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8-16 20:13 | 조회 : 1,877 목록
작가의 말
몽환×몽실

안녕하세요 몽환입니다. 필력 별로인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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