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일 하고 싶어요!"
"굳이?"
"대학교까지 나왔는데, 선생님께 폐 끼치기 싫어요"
무엇보다, 선생님이 그토록 싫었던 이선이의 면회, 가고싶거든요.
"안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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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안 들어. 보자하니, 윤 이선을 보러가고 싶은 모양인데"
눈치 빠른 서준은 진작에 우연의 생각을 눈치챘다.
"결국, 이럴 수 밖에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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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일하고 싶다면, 무슨 일 하고 싶은데?"
"일단 알바?"
"아는 사람이 가게 하는데 거기 가볼래?"
역시, 쌤은 좋은 분이라니까!
"좋죠"
그때 나는 눈치가 없어서, 그 말이 내 족쇄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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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약 하나에 십만원 이라니, 바가지가 심하다?"
"또 어디다 쓸 줄은 모르겠지만, 이 거래 원래 불법이야. 이 정도 값은 싼거지."
"뭐, 단골이니까 봐주도록 하지"
서준이 5만원권 6장을 내려놓고는 미약을 챙겼다.
"아, 근데 말이지. 미약 효과가 좀 쎄서, 한번 탈 때는 반 병씩, 또는 그보다 조금 적게 넣어야 해. 더 많이 넣으면 사망까지 갈 수 있다고."
"뭘 새삼. 내가 한 두번 해봐?"
"아무튼 미약살인은 절대 안된다. 나 밥줄 끊겨"
"알았다니까"
우리 고양이를, 내가 죽이기야 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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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웬 망고주스예요?
내가 말한 그 가게 대표메뉴. 마셔.
그게 마지막 기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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챠륵-
손에 걸려있는 수갑이 날 옥죄었다.
"이게...뭐..지?"
목에는 갑갑한 목줄이 걸려있고, 혼자 남은 지하실에 맞은 편 커다란 거울만이 나를 비춘다.
나는, 알몸이었다.
- 지하실 최초의 기록 by.우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