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와 히나타 이거 위험할거 같은데 진짜 괜찮겠어?"
"응 뭐..위험해도 어쩔수 없지 뭐 이게 제일 돈이 되는 걸,"

히나타와 친구는 점심을 먹고 운동장을 가로지르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히나타의 손에는 구인광고 전단지가 들려있었다.

"히나타 나는 솔직히 그냥 솔직히 말하는게 좋다고 생각 해 나중에 그 원망 어떻게 다 들을려고 그래"
"으으 고민 된다 진짜 나 어떡하지?"
"넌 충분히 좋은 녀석이니까 다들 이해해 줄거야 혹시 아냐 도움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좋은 사람들이라며 니가 그렇게 말하면 진짜 좋은 사람들이야."

히나타는 요 며칠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아버지가 친구에게 보증을 섰는데 그 친구는 어디론가 증발해버렸다고 했다.
그것까진 좋았다. 돈이야 어떻게든 모아서 천천히라도 갚아나가면 되는것이지만
히나타의 아버지는 친구에게 배신 당했다는 분노에 친구를 찾아야겠다며 집을 떠나버렸다.
물론 돈도 벌어서 온다고 하셨으니 일단은 안심이지만
그 틈을 어떻게 알았는지 채권자 들이 집앞에 진을 치고 있었다.
처음에는 히나타가 아버지를 대신해 맞섰지만 오히려 빛쟁이들한테 얻어 맞기만 했다.
다행히 채권자들은 힘이 약해서 다치진 않았지만 자신의 무력함에 좌절하고 말았다.
자기들은 아버지가 돌아올때까지 여기서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겠다며 빨리 아버지를 부르라고 했다.
혹시나 엄마와 여동생에게도 피해가 갈까봐 임시방편으로
히나타는 근처 소꿉친구네 집에서 신세를 지고 있었고 엄마와 여동생은 외 할머니 댁으로 갔다.
하지만 이 이상으로 신세 지는 것도 히나타의 입장에서는 미안할 일이고
채권자들이 자신을 언제 찾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결국 히나타는 아르바이트라도 구할 생각이었지만 조그만 푼돈으로 그 큰 빛을 어떻게 갚을진 미지수였다.
학교는 왠만하면 그만두고 싶지 않았다.
자퇴를 해버리고 자신이 하루종일 일은 한다면 빚은 빨리 해결되겠지만
부모님이 원치 않을것이다. 자신들 때문에 자식 앞길을 막고 싶지 않겠지.
히나타의 부모님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게 뻔하기 때문에 히나타는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학교에서는 배구도 있는 걸.

수업 중에도 고민은 끝나지 않았다.
어느새 방과 후가 되었지만 히나타는 체육관이 아닌 교무실로 향했다.
그래 일단 가까운 어른들에게 상담을 해보자 절대 도움은 받지 않는거야!

"선생님."
"왠일이니 히나타 제일 먼제 체육관으로 달려가던 녀석이"
"저 상담을 하고 싶은데요."

히나타의 얼굴을 보던 담임선생님은 히나타를 상담실로 이끌었다.
평소에도 수업시간에 집중은 하지 않았지만 이 며칠 히나타가 다른 분위기를 풍기기에
언제 한번 불러내야지 하고 생각하던 차였다.

히나타는 그 동안 있었 던 일을 쭉 털어놓았다.
담임선생님은 중간에 끼어들지 않고 히나타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었다.

"...일단 히나타한테는 고맙다고 해야겠는 걸. 그리고 대견하네."
"네?"
"보통은 집앞에 이런 일이 생기면 자기가 돈을 벌어야 한다며 자퇴를 하려고 하거든.
하지만 히나타는 먼저 상담해 주었잖니. 선생님은 그게 고마워.
선생님이 도와 줄 수 있는 선에서 도와줄게."
"감사합니다! 하지만 돈을 빌리고 싶지 않아요."

그럴 것이다.
이번 기회에 돈을 빌려봤자 좋을 것이 없다는 걸 절절히 깨닳았을 히나타이기에
돈을 빌려 주리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래도 어른으로서 내심 섭섭한 점은 어쩔수 없지만.

"시간을...주셨으면 해요."
"흠..."
"배구부는 이 일이 해결되기 까지는 나가지 않을 생각이에요
그 시간에 돈을 벌어야 해요. 그만 둬야 하는 상황이 오긴하겠지만.
그런데..학교..수업...으으"
"히나타 그래도 결석은..!"
"으으 부탁드릴게요 선생님!!"
"하이고..."

히나타와 담임은 오래도록 대화를 나누었다.
결론은 히나타는 배구부를 그만 두고 학교는 오전에 나오고 조퇴를 하는 것.
결석은 절대 안된다며 담임선생님은 강조에 강조를 거듭했다.
히나타는 그래도 감사하다며 해결책이 생김에 기뻐했고
한가지 부탁을 더 했다.

"저 선생님 죄송하지만 이 일은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어요."
"응 그럴 생각이야. 알리지는 않을게. 선생님 믿어봐."
"감사합니다!!"

히나타는 나가면서도 절대 알려지면 안된다고 강조에 또 강조를 거듭했다.
교무실로 향해서 퇴부서를 가지고 나왔다.
내일 아침에 내야지.
히나타는 입맛이 썼다.

다음 날 점심시간 히나타는 가방을 매고 어제 울면서 작성한 퇴부서를 들고 교무실로 향했다.

"감독님!"
"히나타군? 무슨일이니?"
"으....여기요!! 죄송합니다!"
"어? 잠깐 히나타!!"

히나타는 학교 뒷편 나무 밑에서 눈물을 훔쳤다.
내 손으로 배구를 놓다니.
너무 슬프지만 일단은 가족을 지켜야했다.

히나타는 잠시 감정을 추스르고 교문으로 향했다.
자전거 바퀴 자국 옆에는 물방울이 듬성듬성 떨어져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옆동네의 시내로 향했다.
시내에서 외곽으로 들어가니 분위기는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히나타는 왠지 무서워져 팔을 쓱쓱 문지르고 어제 연락을 했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저 어제 전화드렸던 사람입니다."
"아 미안해요 지금 가고 있으니까 잠깐만 기다려 줄래요?"
"에- 네 알겠습니다!"

그 시각 배구부는 소란이 일어났다.
며칠 배구부에 나오지 않던 히나타가 갑자기 퇴부서를 내버린것.
그렇게 배구를 좋아하던 녀석이 갑자기 배구부를 그만두다니 당황스럽고 걱정도 된다.
그리고 당장 오늘 연습시합도 잡혀 있는데 갑자기 그만둬버린 히나타의 무책임함에 화도 났다.
설령 무슨 일이 있었다면 한마디라도 해줄 수 있었을 텐데
단 한마디도 없이 배구부를 그만 둬버린 히나타한테 배신감 마저 들었다.
평소 반응이 없던 츠키시마도 수건을 집어던지며 혀를 찼으니 히나타가 이 모습을 봤으면
자기가 이렇게 배구부에서 큰 존재였냐며 철없이 기뻐했을 것이다.

"자. 일단 간 사람은 간 사람이고 일단 몸 부터 풀자."


히나타는 낯이지만 어두운 골목에서 약속한 사람을 기다렸다.
도대체 무슨일을 하는 사람이길래 이런 곳에서 보자고 하는거지?
무섭다 집에 가고 싶어..

히나타의 본능은 여기에 더 있으면 위험하다고 계속 알려오지만
히나타의 어리석은 이성은 그래도 알아본 일 중에 돈이 제일 많으니까
한번이라도 하는 게 어떻겠냐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고민을 하던 중 뒤에서 방금 통화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고
히나타는 생각보다 선해 보이는 인상에 마음을 좀 놓았다.

"제가 좀 사람 많고 밝은 곳을 싫어해서 이런 곳으로 불렀어요. 괜찮죠?"
"네 괜찮습니다!"
"그러면 얘기를 시작해 볼까요?"
"자기소개 부터 하면 되나요??"
"에?"
"보통은 이러던데...아닌가요??"
"하하 아니에요. 이름은 왠만하면 밝히지 않는게 좋아요.
학생은 머리가 좋은 편인가요?"
"아..아니요;"
"하하 그러면 발은 좀 빠르나요??"
"네! 무지 빨라요! 그리고 점프도 잘합니다! 체력도 자신 있어요!"
"...음...좋아요. 그러면 미리 말하지만 이 일 엄청 위험한거에요. 할 수 있겠어요?"
"물론이죠! 돈만 잘 주시면 되요!"
"하하 맹랑하네~"

히나타는 무섭긴 했지만 특유의 친화력으로 대화를 잘 이끌어냈다.

"그러면 미리 선금 받으세요. 이 물건 배달해야 합니다.
혹시 이동수단 같은건 있나요?"
"자전거요!"
"음..뭐 일단은 가까운데니까 자전거를 타고 다녀오도록해요. 주소는 여기있구요."
"벌써 시작하나요?"
"음 이제 해가 져가고 있으니까요 어두울 때 하는게 더 쉽기도 하고"

뭔가 수상했지만 히나타는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4
이번 화 신고 2017-06-08 16:18 | 조회 : 5,462 목록
작가의 말
가글가글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