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셋의 관계

“그럼 이것으로 종례를 마친다. 반장.”

“차렷. 경례.”

“““감사합니다!”””

평소처럼 종례가 끝나고 곧바로 가방을 챙겼다. 학교 일과에선 종례시간만큼 좋은 건 없다보니 피곤했던 몸도 금방 일어나버린다. 하지만 이 이유는 오늘은 반 정도다.

“강우야.”

변성기 치곤 여전히 말끔한 익숙한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부르는 걸 듣고 고개를 돌렸다.

이 남자애의 이름은 바다. 인상은 평범함에서 좀 잘생긴 편이다. 여기서 잘생긴 건 멋있다는 것도 있지만 그러면서도 키는 크면서도 앳된 인상도 있어 이게 잘 어울렸다. 그러면서도 성격도 부드러운 편이어서 자주 고백하러 오는 여자애들이 보였다. 하지만 그다지 신경쓰이진 않는다. 왜냐면....

“아침에 했던 약속 안 잊었지?”

“응. 계속 지키고 있어. 지금도 그렇고.”

“그렇구나. 역시 착하네.”

그렇게 말하곤 바다는 내 머리를 강아지 쓰담듯 쓰다듬곤 손을 뗐다.

“그럼 먼저 갈게~.”

“그래. 힉!”

바다가 사라지자마자 갑자기 어깨에 뭔가 올려진 감촉에 깜짝 놀라 뒤를 돌아봤다.

“.......”

“까, 깜짝이야. 뒤에 있으면 말하지.”

뒤에서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무뚝뚝한 인상답게 말도 잘 안하는 조용한 녀석이다. 이 녀석은 시율. 안 그래도 안경 때문에 괜히 어둡고 음침한 인상인데 인상대로 반에 있는 애들과도 잘 어울리지 않는 아웃사이더 같은 존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다보면 그냥 성격이 조용할 뿐이지 무시하거나 협동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상냥한데 다들 모를 뿐이지.

“둘이 얘기하고 있었으니까.”

“뭐, 그래도... 근데 왜?”

“이거.”

시율이는 작은 종이가방을 나에게 건네줬고 안에는 포장지로 포장되어있었다. 아, 이번엔 이거구나.

“알았어. 뭔진 모르겠지만.”

“그럼 먼저 간다.”

시율이도 가버리고 나는 화장실로 가서 이게 뭔지 포장지를 뜯어봤다. 그리고 내용물을 보고 뭔지 알아차리곤.

“어딜 봐서 바다와 취향은 같진 않다는 거야.”

어쩌지란 생각이 들었다.


나와 바다, 시율 이렇게 우리 세 명은 남들이 보기엔 학교에선 친해보여도 그렇게 친하진 않은, 그러니까 인사만 나누고 필요한 거 있음 얘기를 나누는 관계로만 보이는 듯하다. 처음에는 크게 신경 안 썼는데 바다가 재밌을 것 같다는 이유만으로 우리 셋의 관계를 숨기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의외로 이 관계는 잘 보여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비밀은 방과 후 같은 남는 시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정말 큰 비밀에 비하면.


“다녀왔습니다~.”

문을 열고 거실에 있는 두 남자에게 다녀왔다는 인사를 건넸다. 두 사람은 학교에서 먼저 돌아와선....

“...응, 어서와, 강우야.”

“후아~ 어서와~. 아침에 하란대로 했는데 생각보다 멀쩡하네.”

딱 딥키스를 마쳤다.

그 두 사람은 방금 방과 후에 작별 인사했던 바다와 시율이. 바다는 학교에서 남들에게 보여주는 밝지만 학교에선 보이지 않는 엄청 발정난 표정이었고 시율이도 여전히 무뚝뚝한 인상에서 약간 부드러워진 얼굴이었다. 그래도 모르는 사람이 보면 티는 잘 안 나지만.

어쨌거나!

“뭐야! 나만 빼고! 진짜 치사하네!”

둘이서만 서로 키스하고!

“뭐야. 질투났어?”

바다가 히죽히죽 거리며 혀를 살짝 핥는 모습에 짜증이 팍 났다. 알면서 그래!

“난 하루 종일 네가 하란 거 해가지고 애들에게 들킬까봐 얼마나 조마조마 했는지 알아? 게다가 설마 시율이 너도 이런 걸 주곤.”

바다가 아침에 뭘 하라고 했냐고? 대체 어떻게 구한건지 로더를 가져와선 오늘 하루 종일 이걸 넣고 지내라고 해서 말 그대로 계속 넣어진 채로 지냈었다. 게다가 정말 짓궂게도 남들과 얘기하면서 또는 수업 중에도 표정은 시치미 뗀 채 평소 때와 다름없으면서 틈만 나면 로더의 진동을 세게 해대서 몇 번이나 위험했었다.

“아하하. 가끔씩 움찔거리면서 표정 관리하는 거 되게 귀여웠어. 그리고 지금도 말은 그렇게 하면서 엄청 좋아하면서~.”

“누, 누가! 정말 오늘 몇 번이나 사정 했는 줄 알아?”

나는 바지를 내리면서 바다가 로더를 계속 작동한 결과를 보여줬다. 다행이 바지까지 축축해지진 않아서 들키진 않았지만 팬티는 지금도 정액으로 축축해져버렸고 엉덩이에 박혀진 로더는 아침부터 작동했는데도 여전히 진동하고 있었다. 게다가 방과 후에 시율이가 준건 무려 개목줄이었다. 다들 아는 개들 목에 거는 목줄. 보곤 엄청 당황했지만... 결국엔 착용해버린 나였다.

“하지만 최대론 안 했다구. 자, 잘 참았으니 상 줄게.”

“~~!!”

갑자기 학교에서 느낀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진동이 세졌고 신음소리도 못 낸 채 한 번에 가버리고 말았다. 그것도 바다와 시율이가 보는 앞에서.

“엄청 귀여워 강우야. 참 잘했어요.”

결국 한계치에 도달해서 쓰러져 버린 나를 바다는 참 잘했다고 말하면서 쭈그려 앉아 내 머리를 쓰다듬고는 입에 부드러운 감촉과 함께 뭔가 달짝지근한 느낌이 혀부터 시작해 머리까지 느껴졌다. 으으... 매번 뻔뻔하게 이래서 얄미울 법도 한데 도통 얄미워할 수가 없다. 저게 바다의 매력이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나도 내가 준 걸 걸었으니까 상으로 줄게.”

바다의 타액이 가기도 전에 시율이의 부드러운 입술과 혀의 촉감, 그리고 바다와는 다른 타액의 맛이 들어왔다. 아까 바다하고 했을 때도 두근두근거리다 못해 쿵쾅쿵쾅 거렸는데 시율이까지 하니까 몸이 저릿저릿해지는 것 같다. 게다가....

“아! 또 가버렸어. 아무래도 네 키스가 결정적이었나봐. 정말 겨우 입맞춤만으로 절정 해버리다니.”

“아까 로더 작동한 거 다 봤어.”

“들켰네~.”

키스만으로도 제정신을 못 차리겠는데 로더까지 동시에 진동했으니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았다. 그리고.

“저, 저기이~ 더, 더 해주어어어....”

“눈이 가버렸는데 괜찮겠어? 뭐, 나야 더 해달라고 하면 환영이지만~.”

“앗! 아아....”

손가락으로 젖꼭지만 돌리는 거지만 그것만으로도 오싹오싹해졌다. 하지만 이런 것보다도..,,

“어쩔 수 없네. 좋아. 오늘도 하자. 하지만 그 전에 침대에서 하자.”

그렇게 말하곤 시율이는 날 들어 안았다.


이 관계가 우리들의 가장 큰 비밀이다.

남들은 모르는 나와 바다, 시율이 이렇게 셋이 동거하고 서로 좋아하면서 음란한 관계를 하는 생활.

분명 남들이 보면 비정상이라고 말하며 손가락질 하겠지만 그런 것에 신경 쓸 겨를 없이 정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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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4-12 00:31 | 조회 : 12,194 목록
작가의 말
순수한O2

그냥 달달하게 쓰고 싶었는데 어쩌다보니 가버리는 걸 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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