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남후궁

초대황제인 다이아니아 황제. 다이아니아 황제는 대제국의 초대황제라는 것에 더불어 여황제라는 것에 대단한 존경을 받은 인물이었다. 그녀는 세계제일의 미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신이 아닌 악마의 사랑을 받았다는 매혹적인 얼굴을 지니고 있었다. 그녀는 하루에 한 번씩 남첩을 새로 들이며 성생활을 즐겼는데, 그녀는 무엇보다는 양성애자라는 탓에 동성의 첩을 들였다는 특징도 있었다. 아마 그녀가 시초였을 터였다. 다이아니아 제국은 양성애를 허락한다는 것을 말이다.

그녀는 막강한 권력과 힘으로 신하들을 제압하여 동성애에 대한 편견을 깨려했다. 그래도 효과는 있었는지 신하들도 제법 그녀의 뜻에 따랐고, 그녀의 첫째 아들인 란토시푸스 황제 또한 동성애를 하며 따로 여첩을 두어 후사를 이었으니, 그로부터 지금까지 다이아니아 제국의 황제들은 적어도 한명쯤은 동성의 첩을 두었다.

그리고 지금, 다이아니아 제국 제 18대황제인 비비안 황제의 남첩이 바로 나였다.

치장을 돕는 하녀들이 화사하면서도 큰 꽃들을 머리에 꽂아 화사하게 꾸며 내렸다. 하얀 은발에 대비되는 붉은 꽃을 가운데로 하고는 주위에 크림색의 국화가 아름다움을 선보였다. 조금 과하다고 생각 될 정도의 꽃이 머리위에 얹어지고는 그 뒤로 조그마한 다이아몬드가 머리카락 사이사이에 올려졌다. 후궁을 상징하는 다이아몬드. 황후 또한 보석에 다이아몬드를 함께 박아 넣을 순 있었지만 금과 은을 쓸 수 있는 황후와는 달리 후궁들의 치장에는 오로지 꽃과 다이아몬드만이 쓰일 수 있었다.

나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거울 속에서 마치 계집아이같이 치장 질을 당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니 역겨움이 밀려왔다. 그러나 그 역겨움에도 하벨의 손안에 있는 자신의 위치가 느껴지니 온몸에 소름이 돋기도 하였다. 그렇게 사색이 되 버린 내 얼굴은 은빛의 면사포에 의해 가려졌다.

“아름다우십니다, 레이시아님”

치장을 도우 던 하녀 중 한명이 화사하게 웃으며 고개를 조아렸다. 확실히 푸른 면사포를 썻다 하더라도 전장에서 얼굴을 가렸던 가면을 벗고 여인들처럼 치장을 한 자신의 모습은 여인보다도 아름다운 사실을 부정할 수 없었다. 나의 기분을 생각하며 말한 그녀의 말은 그 어느 것도 웃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자신은 이 하녀가 말하고 있는 레이시아가 아니었다.

하녀는 숙였던 고개를 들며 주름이 나있는 면사포를 다시 펴주며 입을 열었다.

“분명 오늘 같이 입궁하실 후궁마마님들 보다도 아름다우실 겁니다!”

뭐가 그리 신이나는지 하녀는 틀림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픽하며 힘없는 웃음을 지었다.

오늘 하벨의 남첩이 될 이들은 나를 포함한 채 약 세 명이었다. 란드비치아 백작의 서자, 아반, 제레시스 백작의 아들인 루비치에, 그리고 헨테기르 폐 황제의 충신 라이나. 누가봐도 떨어져야할 존재가 다른 이들 사이에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나는 갑자기 드는 불안감에 손을 마주잡았다. 이제는 그에게서 더 이상 헤어나올수 없는 상태가 되버렸다.

그로부터 일주일, 삼일전엔 이 방까지 쳐들어온 반발세력의 귀족의 모습이 떠올랐다.

‘감히 폐황제의 충신인 니놈이 황가에 발을 들여 놓을려고해?!!’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다. 이미 내 소문은 귀족들 사이에서 퍼질대로 퍼진 상태였을 것이었다. 그만큼 반발또한 심했던 모양이었지만 들리는 소문으론 하벨이 그들의 반발하는 자들의 혀를 잘라 그들의 집앞에 매달아 두었다고 한다.

댕 댕 댕

저 멀리서 종소리가 들려왔다. 입궁한 후궁들의 첩지식을 시작하는 종소리였다. 아마 후궁들이 모이면 그 후 하벨이 도착할 것이었다. 하녀들이 나의 양팔을 잡아 부축하며 의자에서 일어서게 하였다.

한발 두발

발걸음이 점점 무거워진다. 가기 싫다. 그냥 죽고 싶었을 뿐인데 그보다 더한 고통이 내 목을 죄는 듯 했다.

헤레스( 라이나가 거처하고 있는 후궁의 방) 의 문이 열리자 교황청에서 내려온 신자들이 내 앞에 고개를 숙이며 예를 표했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 아직 10살이 되지 않은 아기신자가 내 앞에 서서 손에 들고있는 종을 치며 하얀 카펫위를 걸어 앞으로 나아갔다. 일종의 의식이었다.

후궁의 중간인 라놀피오에 도착하자 푸른 면사포를 쓴 나와 달리 보랏빛의 면사포를 쓴 남자와 노란색 면사포를 쓴 남자가 먼저 교황을 향해 서있었다. 나는 떨리는 눈으로 그들을 스윽 바라보며 교황 앞에 섰다. 면사포 때문에 그 누구도 우리들의 얼굴을 알지 못했다. 우리들의 지금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하벨 뿐이었으니까.



샤프란이라는 이름을 받은 아반, 피나타란 이름을 받은 루비치에, 그리고 레이시아 라는 이름을 받은 나. 이것이 우리 세 사람의 첫 만남이었다.

***

첫째 날엔 피나타, 둘째 날엔 샤프란이 하벨과의 동침을 하였다. 별다른 소식은 없어보였다. 애초에 남성인 그들이 첫날밤으로 아이를 가졌다는 소식이 들릴 리는 없으니 그 외에는 별다른 소식이라고 밖에 할 수 없었다.

나는 헤레스의 정원에 보란 듯이 피어진 꽃들을 한 가닥 꺾어 올렸다. 주위에는 온통 레이시아 밖에 없는 정원이긴 했었으나 자세히 살펴보면 안쪽에는 예쁜 꽃들이 많았었다. 몇 일 째 이 방에서 나가지 못하고 있다. 또한 밥을 들고 오는 시종 외에는 그 누구도 헤레스 안에 들어오질 못했다.

이유는

황제가 오지 않기 때문.

첫날밤을 치루지 않았다. 물론 치룰 의향은 없었으나 첫날밤을 치루지 않은 후궁은 방안에서 나가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잘된 일이었다. 평생 여기서 살다가 죽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그의 앞에서 벗고 있는 나를 상상할 바에는.

나는 꽃이 잔뜩 들어있는 바구니를 들고는 침대로 향했다. 치운다고 치우기는 했었으나 매일 와서 방청소를 하는 하녀들과는 역시 실력 차이가 났다. 더군다나 가장 지우고 싶은 냄새가 빠지지 않는다는 점이 불쾌하기도 했다. 이불과 침대, 베게 사이사이에서는 하벨의 향기가 난다는 것이 단점이었다.

아마 하녀들의 수작이었을 것이다. 온몸에서 하벨의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때문에 차가운 바닥에서 자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그가 내 옆에 있는 것만 같았다.

그의 향기가 나의 성기를 애무하며 유두에 검지를 빙그르르 돌려 더욱 재촉하게 만들었다. 그러고는 그는 웃는다.

‘더 벌려’

나는 찌르르한 감각에 다리를 오므렸다. 알싸한 감각과 동시에 원하지 않는 성욕이 바지한가운데에서 봉긋 솟아있었다. 두 손을 모아 그것을 꾹꾹 누른다고 해도 사라질 기미는 당연히 없었다. 나는 할수 없이 바지를 내렸다.

저만치서 거울에는 성욕에 미쳐있는 얼굴이 보였다. 뒤늦게 ‘나’라는 것을 알고는 수치스러워 두 눈을 감았다. 나는 어서 빨리 이것을 빼내고는 다시 정상적인 모습에 돌아가고 싶었다. 손이 스스럼하게 그곳을 잡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살짝 힘을 쥐어 잡으니 전해져오는 고통이 짜릿하게 성욕과 함께 다가왔다. 이런 자신이 이런일을 겪으면서도 계속 원해야하는 이 성욕이 역겨웠다. 그것은 얼마 안되서 내 손에 하얀 액체를 내뿜으며 다시 정상적이게 돌아왔다.

“뭐 하는 거지?”

등 뒤에서 오싹한 목소리가 들리자 나는 고개를 돌렸다. 신하들을 물려 혼자 들어온 하벨이 내손에 묻은 액체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나는 화들짝 놀라며 손을 뒤로 가렸다. 그러나 하벨이 잡아채며 내손을 잡아 올렸다.

그의 힘에 굴복하며 올려 진 손은 고통에 빨개져 있었다. 나는 으윽 하며 얕은 신음을 내뱉었다. 그러나 그는 내 신음을 들었음에도 놓아줄 생각을 하지 않는 듯 했다. 그가 차가운 눈으로 내려다보며 반만 내려진 내 바지를 가르켰다.

“바지를 완전히 벗어라.”

나는 화악하며 수치심에 얼굴을 붉혔다. 물론 따를 기세 또한 없었다. 나는 혹여 그가 내 바지를 내릴세라 한손으로 다시 바지를 올려 입었다. 그러나 그의 눈의 살기는 잠재워질 틈이 보이지 않았다. 그는 피식하며 실소를 터트렸다.

“지금 내 말이 우습나보지? 지금 나는 명령하는 것이다. 벗어라.”

“...........싫습니다.”

나는 반항적인 얼굴을 하며 그를 올려다 보았다. 그가 손에 더욱 힘을 실으며 입을 열었다.

“너가 지금 벗지 않으면 너의 하녀들과 시종들 모두의 목을 베어 여기다가 진열해 놓을 것이다. 삼초주지 벗어라.”

“.........”

나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나 때문에 모두가 죽는다. 그것만큼은 기사시절 전쟁으로 죽인 이들에 대한 괴로움으로 충분했다. 하벨은 삼초가 지났음에도 움직이지 않는 나를 보고는 밖을 향해 입을 열었다.

“여봐라!!”

“가다리십쇼!”

나는 그의 말을 끊으며 바지를 움켜잡았다. 그가 바지를 잡아 벌벌 떠는 내 모습을 보더니 실소를 터트리며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아 구경하듯 팔을 괴어 바라보았다. 뒤늦게 시종장이 “무슨일 있으십니까, 폐하?” 라고 묻자 하벨은 아무 일 아니라며 그를 내보냈다. 나는 덜덜 떠는 손으로 바지와 속옷을 완전히 벗어냈다. 하체에 아무것도 입지 않은 횡한 느낌이 전해졌다. 나는 수치스러운 모습에 고개를 푹 숙였다.

하벨은 내 밑을 한번 보더니 씨익 웃고는 나를 힘으로 침대로 넘어트렸다. 나는 그의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눈물을 머금었다. 그는 내 와이셔츠를 유두가 보일 때까지 쓰윽 올려 나에게 와이셔츠를 물게 하였다. 나는 와이셔츠를 물었다.

그는 자신의 망토 안에 손을 넣어서 어느 것을 꺼내 들었다. 반지라고는 크기가 꽤 큰 링이었다. 그는 악마 같은 매혹적인 웃음을 지으며 나를 향해 말했다.

“나의 레이시아가 아무래도 참는 법을 알아야 할 것 같구나.”

그가 내 성기에 링을 꽂자 곧 나의 신음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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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10-08 23:34 | 조회 : 3,818 목록
작가의 말
얌얌이보고픔

다음화 부터는 3인칭 시점으로 바꿀게요! 1인칭으로 하니까 너무 안어울려요ㅠㅜㅠ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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