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

2학년이 시작하는 개학식날 시준의 부모님이 범수고 교장과 이사장을 찾아왔다. 시준의 부모는 디스크림의 상위원답게 나이츠 차별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고 평화로운 오후에 범수고를 찾아온 이유도 그것 때문이었다. 도연의 아버지로부터 범수고에 나이츠가 입학했다는 것을 알고는 그것에 대한 불만을 말하러 온 것이었다.

“저기, 시준학생 부모님... 조금 진정하시고,”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요?!?! 우리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 나이츠가 다닌다는데 진정하게 생겼냐고요!!!!!”

“두 분 모두 진정하세요! 여기는 학교입니다! 디스크림의 최고 영재들만 육성하는 범수고의 교정이란 말입니다!”

이사장의 호통에 시준의 부모는 두 사람 모두 움찔하더니 소파에 착석했다.

“진정하시고 오신 이유부터 말씀하시죠.”

시준의 부모는 애써 흥분을 가라앉히고 불만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흥분을 가라앉힌 상태에서도 말하는 도중에도 중간 중간 언성을 높이는 까닭에 교장이 이들을 진정시키는 데만 약 10분이 소요되었다.

두 사람이 오늘 이곳을 찾은 이유는 2가지였다. 아니, 더 세분화 시킨다면 3가지였다. 첫 번째는 이미 알다시피 범수고에 나이츠가 입학한 것에 반대하기 위해서 온 것이었고 두 번째는 서류가방에 현금을 가득 채워서 들고 왔으니 그 나이츠를 퇴학시키라는 것이었다. 범수고의 위상이 떨어진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그들은 예성의 퇴학을 요구했다.

“원한다면 돈을 더 줄 수도 있어요. 돈이 아니라면 위원직도 얼마든지 줄 수 있어요. 그러니까 그 나이츠 당장 퇴학시키세요!”

시준의 어머니가 거만한 말투로 말했다.

“제가 2년 전 이 학교를 사들인 이유는 평등하지만 훌륭한 학교를 만들어서 디스크림의 교육체제를 바꾸기 위해서였습니다. 두 분 같은 위원들 덕분에 작년에 모든 나이츠들이 NR로 떠났고 이 학교에 입학한 네이처인 학생은 매우 우수한 성적과 바람직한 태도로 올해 차석으로 장학금도 받았습니다. 두 분의 의견은 수렴하지 않겠습니다.”

“그런 식으로 나오면 안 되지!! 우리는 범수고 학부모 위원회 회장이면서 이 나라의 상위원인데. 이렇게 나오면 지원이 끊길 줄 아세요!”

“어머니도 잘 아시겠지만 국가에서 기관에 대한 지원을 끊으려면 하위원들도 모두 참석한 국회의에서 투표를 해야 합니다. 시준 학생이 다니는 학교에 나이츠가 다닌다는 소문이 돌면 두 분께서도 난처하실 거라 생각하는데요.”

“그, 그건....”

당황한 시준의 어머니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 뒤를 이어 시준의 아버지가 이야기를 꺼냈다. 부모가 학교에 찾아온 세 번째 이유에 대해서였다.

“우리 시준이가 희망 직업으로 변호사, 아니 인권 변호사를 써서 제출한 것이 사실입니까?”

“네. 인권 변호사가 되고 싶은 이유와 학생 본인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사회까지 A4용지로 총 5장 자필로 써서 제출했습니다.”

“그렇군요......”

오랜 정적이 흘렀고 시준의 부모는 찾아온 지 약 1시간 만에 교정을 떠났다. 문제는 이사장실 밖에서 시준의 부모님에게 인사하러 온 도연이 모든 얘기를 듣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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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1-16 22:33 | 조회 : 2,361 목록
작가의 말
안예성

에휴 시준이가 부모님 싫어하는 이유를 알겠네....ㅉㅉ 블로그에서도 같이 연재하고 있어요 http://blog.naver.com/dksqkek4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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