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때양볓이 쨍쨍 내리쬐는 무더위 여름날.

"하아~~ 덥다...."

카라스노 고등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온 카게야마는 옷을 아무렇게나 던져버린 채 씼고 나와 침대에 풀썩-- 하고 쓰러져 머리 위에 있는 배구공을 공중으로 던지며 반복을 한다.

배구부에서 하교를 하기 전. 히나타가 꺼낸 말을 생각해본다.

'나중에 졸업하면 어떻게 할거야?'

"졸업하면..."

모르겠다. 배구 시합을 이겨버리고 한가한 시간에 졸업이라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갔나?

곰곰히 생각해보니 시간은 오후 6시.
밥먹을 시간이다.
꼬르륵 거리는 배를 부여잡고 거실로 들어가 대충 밥과 김치, 김이랑 같이 먹었다.

왜그렇게 시간이 지나버린 걸까. 왜 그렇게 친구에 대해 무기력하게 된 걸까.

창문을 열어보니 새차게 비가 쏟아지며 카게야마의 얼굴을 때린다.

젖을대로 젖어버린 머리카락과 옷을 보고

"비가 오네."

무더위 여름이다보니 장마철이 오려나보다.

젖어버린 머리카락 때문에 다시 샤워실로 들어가 물을 틀고 가만히 서있다 히나타가 한 말을 생각해본다.
욕실 바닥에 가만히 쭈그려 앉아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물을 맞으며 곰곰히 생각해본다.

시간이 지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재데로 씼고 나와 젖은 머리카락을 탁탁탁-- 하고 수건으로 털며 비가 오는 창밖을 바라본다.

내일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침대에 누워 이불을 덮고 눈을 감아 내일을 기다린다.

***

"나츠~~ 어디가~~"
"헤헤, 오빠 나 잡아봐라~~"

꺅꺅거리며 내 손길을 피해 도망가는 동생을 배구부에서 열심히 달리는 스피드로 잡아 안는다.

"아 잡혔네~!"
"밥먹자 나츠."
"응!"

거실로 달려나와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으며 수다를 떨었다.

"요즘 학교생활 어떠니?"
"대회 많이 나가고 있어."
"카게야마 군은?"
"음.... 요즘 서먹서먹해서."

그렇다. 대회를 나가는 동안에는 세터인 카게야마와 미들 블로커인 나는 열심히 대화를 나눴었다.
대회가 끝나고 보니 이제 우리는 3학년이었고 마지막이자 전국대회의 목표를 두고 있는 지경이라 친구처럼 대하지를 못하고 있다.

"그래도 친구처럼 대해보려고 노력중이야."
"오빠아."
"응?"
"나중에 대회에 찾아가도 돼?"
"당연하지."

쓴 웃음을 지으며 나츠의 머리를 쓰다듬고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 하교하기 전 자신이 꺼냈던 질문을 생각하며 카게야마는 어떻게 생각할지 고민이 되었다.

"지금쯤 카게야마는 자고 있겠지...?"

핸드폰을 내려두고 누워 이불을 덮고 잠을 청한다.

***

짹짹--

이른 시각.
참새들을 짹짹거리고 강아지는 멍멍대면서 히나타는 잠에서 깨어나 아침밥으로 빵 위에 잼을 발라 입에 물고선 자전거를 타고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폐달을 밟았다.

가던 길은 늘 똑같아 산을 오르고 내려와 학교로 속도를 낸다.

"어?"

자전거로 속도를 내던 참에 카게야마가 보여 속도를 줄이가 카게야마를 부른다.

"카게야마!"

길을 걷다 흠칫 놀라 뒤를 돌아본 카게야마는 히나타를 보고 버럭 소리를 질러댔다.

"놀랐잖아!"
"히히. 어제 내가 물어본 거 생각해봤어?"
"...... 아니. 아직."
"음....."

괜한걸 물어봤다는 듯 뒷머리를 살짝 긁적이며

"나 먼저 간다~~!"
"야, 야!"

다행이다. 다행이야. 어제 물어봤던 건 실수였어.

라면서 학교 정문 근처에 있는 자전거 보관대에 새워두고 교실로 들어가 친구들한테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뒤늦게 들어온 카게야마는 숨을 헐떡이며 문을 붙잡고 들어와 자리에 앉아 헐떡거리는 숨을 진정시키며 앞자리의 히나타를 툭툭 치며 궁시렁거린다.

"너...."

히나타는 미안한 듯 혀를 빼꼼 내밀고 웃는다.

"야."
"으, 응?"
"어제 물어봤던거."
"...."
"곰곰히 생각해봤더니 배구부로써 해야 할 힐이 생각이 안나더라고."
"배구선수가 되면 되잖아."
"그러려나..."

웃음기가 없어진 히나타는 앞을 바라보며 조례를 기다린다.

"....."

오늘따라 쟤가 왜저러지?
뭔가 불안한데.

기나긴 수업을 마치고 체육관으로 들어와 다음 대회를 준비한다.

"이리로!"

카게야마가 던진 공이 히나타에게로 날아가며 히나타가 강력하게 한방을 날린다.

후배들이 놀라워하며 감탄사를 내뱉는다.

미끄러지지 않게 되있는 신발이 바닥과 마찰을 일으키며 삑삑-- 소리가 체육관을 가득채운다.

"예들아."
"네?"
"이번 예선으로 네코마와 시합이다."
"네코마요?"
"그레. 네코마도 여러가지 방법으로 성장해왔다고 연락이 들어왔다."
"네."
"리베로가 이번에 캐리를 해줘야 한다."

뒤에 서있던 리베로가 움찔거리며 자신없게 대답한다.

"너무 긴장하지 마라. 네코마의 스파이커가 신경쓰인다면 우리의 블로커가 해결해주면 되지."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침을 삼킨다.

"열심히 할 수 있지?"

모두 함성을 지르며 구호를 외친다.

"카라스노~"
"파이팅!!!"

오랜시간동안 연습의 반복으로 땀을 흘린 배구부원들은 티셔츠를 펄럭거리며 더위를 식히기 시작했다.

"아아 덥다..."

말 없이 연습을 하던 츠키시마가 우리에게 다가와

"오늘 시간 있냐?"

라기에...

"? 누구한테 물어본거야?"
"당연히 히나타 너지."
"?"

무슨 일이냐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말문을 연다.

"오늘 시간 많은데?"

순진한 얼굴로 츠키시마를 바라보며 고개를 다시 돌려 시계를 바라본다.

"집에 갈 시간이네. 예들아, 모두 하교해."
"네!"

기분 좋게 하교하는 후배 무리들을 우리들은 바라본다.

"참 세월도 빨리 간다."
"야마구치. 네가 그 예기 할 여력이 있어?"
"! 히, 히나타.....!"

가만히 말다툼을 듣고있던 츠키시마가 입을 열고.

"히나타."
"? 응?"

고갯짓으로 방향을 가리키며 앞쪽을 보라는 신호를 보낸다.

"히나타~~"
"엄마?"
"어? 카게야마 군이랑 츠키시마 군이랑 야마구치 군도 있네?"
"안녕하세요."

동시에 인사한 카게야마와 츠키시마 둘은 서로 바라보며 불꽃을 튀긴다.

"츠, 츠키시마.... 진정해..."

당황한 야마구치와 히나타는 땀을 뻘뻘 흘리며 싸움을 막으려 가운대로 달려든다.

"둘다 진정!!!!!!"

소리를 빼액 지르며 싸움을 멈추게 하고 놀란 숨을 진정시키며 안도의 한숨을 쉰다.

"싸우지마."

덥디 더운 여름에 싸우는 건 너무하잖아!

간신히 진정시키고 엄마에게 달려가 예기를 나눈다.

"츠키시마 군한테서 연락을 받았는데. 잠시 놀다와~~"
"응."

하교 도중 만난 엄마로 인해 싸움은 멈추고 츠키시마의 커다란 등을 바라보며 걷다가 어느 한 카페의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커피를 시켰다.

"저기 츠키시마."
".....?"
"왜 보자고 한거야?"

책상을 두들기던 츠키시마가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다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날 계속 바라본다.

"부르면 안돼?"
"..... 그건 아니지만...."

지이잉--

갑자기 울리는 진동판 때문에 아쉽다는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커피를 내건다.

"자."

호로록--

달콤한 크림과 진한 커피의 향이 내 코를 자극하며 절로 웃음이 나와 조금씩 시원한 커피를 마신다.

달콤한 크림과 같이 커피를 마신다는 건 바로 행복감에 도취된다는 것.

행복해하는 히나타를 바라보며 카게야마와 했던 이야기를 옅들었을 때 일을 머릿속으로 정리한다.

"? 안먹어?"
"먹을건데?"

신경쓰지 말라는 표정으로 커피를 호록 마신다.

그렇게 커피를 마시고 시간이 남아돌아 다리를 살살 흔들며 휘파람을 분다.

"히나타."
"?"
"묻었다."

긴 팔을 뻗어 입가의 크림을 엄지 손가락으로 쓸며 자기 입으로 집어넣는다.

"가자."

츠키시마의 행동에 얼굴이 빨개질대로 빨개진 히나타는 얼굴을 들지 못하고 가만히 앉아있었다.

"뭐해. 늦었는데."
"..... 아아....."

엄마가 걱정하겠다.
서둘리 자전거에 올라타 뒤를 돌아보고 인사를 한 후에 카페를 나섰다.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달려가는 히나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츠키시마는 이렇게.

'저렇게 달콤한 건 못 놔주지.'

라고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1
이번 화 신고 2016-12-26 17:27 | 조회 : 3,655 목록
작가의 말
Ian°

꺄르르르르륵 BL소설 처음 써본당(오타 있으면 뎃글로 적어주세요) 학교인데도 손이 시려법...... 감기조심하세욥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