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화 : 하사삭 쿠사삭


그러자 내 눈에 보이는 것은 날이 서슬 퍼렇게 서있는 진검이었다.

“지...... 진검?!”
“어라?! 위협만 하려고 했는데 웬 놈이 나타나 베이네?!”
“어서 가. 진모리, 한대위.”
“?!”
“어이.......!”
“이분은 친절하게 내가 서비스 해 줄 테니, 아가씨를 부탁해?”
“.....부탁한다.”
“부탁해.”
“맡겨 두라고.”

아이고, 이 인간을 상대로 때리지도 못하다니. 한 입 거리도 안 되는 걸.... 아 그렇다고 내가 인간을 먹는 건 아니지만.

“웨딩 홀 파손, 결혼식 방해, 그로 인한 정신적 충격과 사회적 명성 하락 등을 합해보면 서민의 팔 하나쯤은 가져가야겠는 걸?!”
“해 봐. 할 수 있으면.”

칼에 베인 탓일까. 앞이 살짝 흐려진다. 현재 나는 인간의 몸을 가지고 있다. 당연히 피도 나고 피가 많이 나면 과다출혈로 쇼크가 올 수 있다. 물론 죽지는 않고 본모습으로 돌아가겠지만.

“이 괴물 놈이....... 가져가긴 가져가는데, 칼등으로 다져 놓은 다음에 가져갈란다!!!”

아이고, 내 고막을 가져갈 셈이냐.....

“넌 봐주려고 했는데 안 되겠어. 카메라 다 Off~”

나는 불을 여러 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피워 카메라를 전부 망가트렸다.

“이제 상관 없겠지.....”
“유미라아!! 마지막으로 묻겠어! 이 결혼! 정말 하고 싶어서 하는 거야?!! 유미라아!!!!”
“....후후, 좋은 친구들이네.”
“난......”
“미라야!”
“?!”

나는 이미 오성진을 깔아 앉고 구경하고 있었다. 저 사람들 유미라의 친척들인가?

“미라야!! 미라야! 이 결혼은 안 된다! 네 인생은 네 꺼다!! 너 하고 싶은 대로 살아라!”
“삼촌.......”
“내 비록 검까지 버린 망나니지만 내 조카 눈에 피 눈물 흘리는 꼴은 절대 못 본다!!”
“하지만...... 하지만.....!!”
“언니이! 나 교복 필요 없어! 우리 끼리 알콩달콩 노력하면서 살아! 어떻게든 방법이 있을 거야!! 나도 언니처럼 검을 이을 게!!”
“삼촌...... 수미야......”
“어렵게 고민할 거 있어? 내 꼴리는 대로 하면 돼.”
“사람 사는 게 그런 거지~”
“나 이 결혼하기 싫어.”
“그렇다면!! 이놈들 때려도 돼?!”
“아니.”
“으아아아!!”

우와. 저거 다 박살난다~

“나 때문에 벌어진 일, 내가 매듭 지을래.”

오, 탄 지 신공인가.

“그쯤 해줘야- 말리러 온 보람이 있지.....”
“읏차...... 이 정도면 되려나.”

오성진 너무 약하다. 암암.

-

“결국 검은 못 찾는 건가?”
“녀석 언젠간 다시 네 앞에 나타날 거야. 그때-”
“괜찮아. 내 마음대로 행동 했으니, 당연한 결과야.”
“대회장으로 가자. 거기 이쁜 간호사 누나들이 나노 머신으로, 너희 둘 치료해 줄거야.”
“괜찮은데.......”
“여긴 어떻게 하고?”
“놔두고 치료 받고 와. 지금부턴 어른이 해결할 일이니. 너희는 그만 가봐.”

그렇게, 유미라와 한대위, 진모리...... 그리고 나는 사이좋게 길을 걸었다.

경기- 안 볼거지만.

-

“누가 이길까요? 이 경기........”
“역시 41번 진모리나- 64번 호란.”
“글쎄....... 그건 각오에 따라 다를 수도.......”
“당연히..... 호란 녀석이 이긴다.”
“패배자.”
“뭐가 이리 소란스러워?”
“오셨습니까?!”
“다른 지역 쪽은?”
“수도권을 제외한 모든 지역 결승전이 끝났다.”
“눈의 띄는 선수는? 역시......”
“잔인한 경기로 눈길을 끌었던 경상도 대표.

그리고 전 경기 기권승이라는 특이한 기록을 세운 전라도 대표.

그 둘이- 당연히 압도적이다.“
“그 둘은 역시.... 레벨 변동자 들.”
“그런건 중요하지 않아. 그들이 강하기 때문이지. 레벨 변동과는 무관........”
“시꺼 패배자.”

며칠 전, 호란과의 대결에서 처참히 진 Q의 멘탈은 쿠크다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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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9-25 13:19 | 조회 : 2,308 목록
작가의 말
백란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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