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

"……"

정적이 흘렀다.

두 사람 사이를 스쳐가는 바람마저도 그쳐
그들을 둘러싼 온 세상이 잠에 빠진 듯 하였다.

약간의 시간이 지나,

테네는 떨리는 입을 열어 말을 꺼냈다.


"긴토키?"


움찔.


동시에 그의 몸이 떨렸다.

그 모습에 테네는 놀라워하는 얼굴로 한 걸음 내딛으며 말했다.

"긴…!"


턱.


"움직이지마."

"!"

긴토키는 허리춤에서 동야호를 꺼내
테네의 목에 검을 겨눴다.

긴토키의 얼굴엔 조금 전 까지의 웃음기는 다 사라진채
서늘함만이 맴돌고 있었다.

"…감히, 그 모습으로 내 앞에 나타나다니, 미친 거 아니고서야. 정체를 밝히는게 너한테 좋을거야. 아니면 죽일거야, 너."

"뭐…?"

그를 향해 테네는 말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나야, 긴. 기억안나? 테네잖아."

"닥쳐. 테네는 죽었어."

"…!"

"그것도 내 앞에서 처절하게, 죽어갔다고. 알았냐?"

"……"


테네는 주먹을 꽉 쥐고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긴토키는 목검이 그녀의 목에 가까워질수록
움찔거리며 조금씩, 조금씩 뒷걸음질 쳤다.

턱.

"뭐하는…!!"

테네는 그 목검을 손에 쥐고서는
자신의 목에 대며 말했다.

"긴토키."

"…?"

"…고용 해 준다면서."

"…뭐?"

"전쟁이 끝나면, 네가 사장하고 나 고용해서 같이 일하자고 말했던거 기억안나?! 그때 내가 뭔 개소리냐고 네 머리통 후려갈긴거 생각 안나냐고, 휜둥이 새꺄!!!"

퍽!

"악! 뭔…휜둥이?! 아니,그걸어떻게…"

긴토키는 엊어맞은 머리를 매만지며
멍한 얼굴로 테네를 바라 보더니

이내 목검을 내리고 입을 열었다.

"…진짜 테네?"

"이제 알아봐? 거 너무하네."

''!!!"


잠시 멈춰있던 긴토키의 얼굴이
점점 붉어져갔다.


"너…!!! 너 어떻게 살아있, 아,아니 다시 만나서 너무 좋, 이 아니라…진짜야?"

"아하하, 뭘 그리 당황해?"

테네는 피식 웃더니 긴토키의 손을 꽉 잡으며 다가갔다.

"보고싶었어."

"…내가 더, 보고싶었어."


긴토키는 테네의 손을 맞잡고는
그녀의 손을 꽉 붙잡았다.

마치 이제는,
절대 그녀를 놓치지 않을것이라는
그의 의지처럼.

그리고 그는 다른 팔을 들어올려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으려 하였다.


그런데,


"아, 찾았다! 긴상!"

"어디 있던거냐, 긴토키! 고양이는 이 카구라님이 잡았…?"


하필 이때,
신파치와 고양이를 안은 카구라가 나타났다.

이때 그들의 눈에 비춰진 모습은,
마치 긴토키가 자신들이 모르는 여자를
안으려 하던 모습이었다.

"…야,잠깐. ㄴ,너희들이 충분히 오해 할 만한 일이란건 알겠는데 말이지? 그런데, 그, 그런거 아니라아아악"

퍼어억!!!

"닥쳐라,해!!!"

"으아아--!!! 카구라 진정해!"

카구라는 긴토키를 걷어찬 뒤
테네를 꼭 끌어 안으며 말했다.

"마미가 그랬다,해! 여자를 괴롭히는 쓰레기들은 재활용도 못하는 쓰레기중에 쓰레기라고!"

"그러니까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고!!!"

"걱정마라, 이름 모를 누님. 저 쓰레기로부터 누님을 지켜 주겠다,해!"

"너 진짜 아까부터 쓰레기, 쓰레기…!"


"긴상, 카구라 ! 둘다 좀 조용히 해봐요---!!"








-조금의 시간이 지나, 해결사 사무소.



"그러니까…긴상과 소꿉친구였다구요, 테네상?"

"응. 무려 20년전부터 알던 사이라고?"


테네는 긴토키가 내주는 딸기우유를 받으며 말했다.

"짱 절친이란 말씀! 그치 긴?"

"아…뭐, 그렇지."

긴토키는 머리를 긁적이며 소파에 앉았다.

"나참. 하루 아침에 이게 무슨일인지…"

딸기우유를 한번에 원샷한 테네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나도 지금 조금 당황스럽다니까. 아, 그래! 그보다! 너도 있으니까 다른 애들은 어떻게 됬어? 어때, 다들 잘 지내? 소요는…"

"잠깐. 여기서 할 얘기는 아닌것 같은데, 나가서 얘기해."

"?"

테네는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사무소를 나가는 긴토키를 따라 나섰다.

"둘이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거지,해?"

"뭐, 둘이 오랜만에 만났다니까 서로 할 말이 많지않을까?"

"흐음…"






탁.

문을 닫은 테네는
밖을 바라보던 긴토키에게 다가갔다.

이내 긴토키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뭐… 안에서 하기 힘든 얘기야? 무슨 일 있었어?"

"……"

"왜 그러는데. 설마, 그녀석들한테 무슨 문제라도..?"

"아니. 다들 멀쩡해."

"뭐야, 그럼 됐네. 그런데 뭐가 그렇게 심각해?"




"… 쇼요는 죽었어."

"어?"



"그는 죽었어. 테네."



사아아아---


두 사람 사이로 바람이 세게 불어왔다.

테네는 충격과 당황스러움이 섞인 복잡한 표정을 하며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다음에는, 그녀의 눈에

아주 작게 떨리는 그의 손을 바라보았다.

“소요는, 내가, 내가 직접 이 손으로… 그의 목을 베었어.”

"……"

"…어쩔 수 없었어. 나는… 정말로…"

"긴토키. 괜찮아."

"!"


테네는 그의 떨리는 손등위에
그녀의 손을 두었다.

“네 잘못이 아니야.긴. 내가 옆에 있어줬어야 됬는데.”

“……”

"다 지난 일이야. 잊고 억지로 괜찮다고 하지 말고. 울려면 내 옆에서 울라고, 응? 휜둥아?"


빠직.

긴토키는 테네의 볼을 꼬집으며 말했다.

“누가 휜둥이냐, 긴상을 개취급 하지 말라고~?”

"으아악, 야 이거 안놓냐?!"

테네는 그의 볼도 꼬집으려고 애썼지만
닿지 못하고 버둥버둥 거리고 있었다.

긴토키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
피식 웃고는 손을 놓았다.

" 자자, 팔 짧은 테네씨, 이제 그만 들어가자고~"

"아오, 저xx 진짜!"



뒤에서 들려오는 욕들을 무시한 채,
긴토키는 사무소 안으로 들어갔다.


''괜찮아, 긴토키.''

긴토키의 머릿속에서
테네의 목소리, 손길, 미소가 아른거렸다.



곧,
긴토키의 입가에도
잔잔한 미소가 사르르 번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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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3-22 07:56 | 조회 : 1,219 목록
작가의 말
nic28978097

??????오랜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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