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감당은 니가해



“야! 넌 아직 영업 시작도 안했는데 왜 남에 가게 와서 술을 다 퍼마셔!
돈 내고 마셔 오늘!”
“내꺼야! 내…면될 꺼 아냐! 회사 그만둔 친구한테 고작 이 술도 못줘?!”
“넌 그게 고작이냐?! 140만원 짜리를 4병이나 퍼마셨으면서 고작이야?!”
“내가 고작 980만원 밖에 안 되냐?! 우리의 우정이 그거밖에 안 돼?!
“어. 안 돼. 내놔 미친놈아 잘 다니던 니사랑 그 이사님이 있는 회사는 왜”


천천히 출근을 하려 했던 나라는 BAR직원의 전화를 받고 놀래서 뛰어오니
말 그대로 행패를 부리며 떼를 쓰고 있었다.
입은 또 어찌나 고급인지 아주 고급술만 골라서 마시고 있는 가현의 모습에
한숨이 절로 나왔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선 술병을 빼앗았다.


“미안 이것 좀 치워줘 너 일어나 룸가서 있어 쫌 있으면 예약 손님 와.”
“사장…개새…끼…도베르만…흐흐…헤…”
“완전히 맛이 갔네. 맛이 갔어, 애 과일안주 좀 다시 예쁘게 깎아서 주고
VIP룸 세팅해놔 애들도 준비해놓고”


비틀비틀 거리는 가현을 억지로 끌고 들어온 작고 조용한 룸 안에 있는 소파에
던지듯 내팽겨 치곤 맞은편에 앉아 담배를 물고선 다리를 꼬꼬 요염하게
가현을 바라봤다.


“김지용? 그 이사 아들이야긴 들었는데 사장은 또 뭐야?”
“사장이~ 나 게이인거어~ 뒷조사로 알았고오~ 울 사모님~ 아니지아니야~
우리 주인님~이 내 뒷조사했더라구우~~~ 난 완벽히 커밍아웃! 딱! 해따~~~~”
“미친놈 이니야 그거?! 완전 쓰레기네?”
“그치이~ 게 나중에 손님으로 오면 바가지 씌워 바가지! 어때?! 그리고!
여자들은 성병걸린 여자로 넣어! 성병 옮게 흐흐…흐음…”
“그래 그거 좋겠네? 오늘 오는 손님이 너네 사장인데… 야 자냐? 한가현!”


코오- 코오- 소리를 내며 새근새근 술에 취해 잠이 든 가현이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다 고개를 절래 젓고선 담배를 끄곤 담요를 가져와 덮어주곤
엄마 같은 마음과 눈빛으로 한참을 바라보다 나왔다.


.

.

.


“으… 머리야아… 아직도 술이 안 깨네”

눈을 뜨자 보인 담요와 꿀물 그리고 술병 얼음이 녹아 술과 섞인
물같은 술이 든 잔을 꿀물과 헷갈려 마셨지만 금방 술이란 걸 알았지만
너무나도 달고 맛있었다. 그렇게 술을 퍼 마시고 난지 2시간 밖에 안 지났는데
또 다시 술을 퍼 마시는 가현이었다.


“뭔데 이거 이렇게 다냐아… 달달 허다 달달해~”
“너 일어났…”
“헤헤…”


가현이 잘 자는지 궁금해 들어온 가현이 있는 룸의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술을 마시는 가현의 모습에 진저리가 났고, 한숨이 쉬어졌다.
술잔을 뺏으려니 울상을 지을 가현이 불쌍했고 가여웠지만
뺏지 않으면 안 될 거 같은 생각이 들어서 갈팡질팡하며 가현의 맞은편에 앉았다.


“그만 마셔 응? 너 오늘 2천만원어치 마셨어”
“내 피가 고급이라서어~ 주둥아리도 고급이네에~~~~~ 헤… 짜! 이걸로 긁어!
내 전 재산이다 크하하하하!”
“미쳤어 미쳤어. 너 나중에 딴소리 하지마! 그동안 마신것도 다같이 긁는다?”
“긁어 긁어~~~~~~ 빈털터리 돼서 나라네에서 살아야지이~”


취한 탓에 무슨 카드를 줬는지도 까먹은 가현은 아무생각 없이 술을 퍼마시고 있었고,
나라는 한숨만 연거푸 내쉬며 가현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마음이 아팠다.
그렇게 6병에서 8병으로 늘었고 저렇게 작은 몸에서 어떡해 술이 8병이 들어가는지…
그것도 도수가 엄청 높은 고급 양주들이 혼자서 말이다.


“주당도 이런 주당이 없을거야 없어… 지금 손님 와있으니까 룸에 있어”
“알게씁니다아~”


취해서 테이블에 기대 앞머리를 입 바람으로 후후 불며 넘기려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웠고 붉으스름한 그의 입술을 만져보고싶다는 충동이 들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고 가현에게서 벗어났다.

그의 매력은 사람을 홀리게 하는 듯 했다.



“쉬…쉬매려어…”


취하면 쉬를 서서 싸지 못하는 가현은 화장실을 가기위해 룸을 나왔고,
화장실로 비틀 비틀 걸어가며 벽을 짚어가며 한발 한발 열심히 내딛었고
화장실 앞에서 누군가와 마주쳐버렸다.


“도베르마안~? 비싸고 고귀한척은 혼~자 다하는~~~미친노옴~~이 여기잉넹~~!?”
“한…가현?”
“그래! 내가게이고 더러운 한가현이다! 왜!! 니 밑에서 신음소리 내는
여자는 깨끗하고 나는 더러워? 별 꼬추도 작은 게 말이 많아 비켜!”
“잠깐, 지금 나한테 꼬추 작다고 했냐?”
“어~ 왜~~? 꼴에 남자라고 또 아이그 지랄도~”
“그말 후회 안할 자신있어?”
“후회는 내가 그 회사에 입사한게 후회다 미친 도베르마안아~~~”


삿대질을 하며 화장실 문앞에서 얄밉게 지호를 놀리는 가현이 처음엔
귀여워보였고 웃겼다. 자신이 돈을 주고 시간을 산 여자들 보다 더
좋았고, 재미있었지만 가면 갈수록 자신에게 심각한 말을 하는 탓에
화가 났고, 술에 약간 취해있는 바람에 이성의 끈을 놓아버렸다.



“후회 안 한다고 니 입으로 직접 말했어. 감당은 니가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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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7-13 23:00 | 조회 : 2,447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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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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