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게이는 흔하고 금사빠는 드물다




“장비서!”
“3/4분기 매출 내역서입니다.”
“회의 갔다 올 테니 식사하세요.”


고개를 숙이며 옅은 미소를 짓고 있는 그를 바라볼 때 마다 행복하다.
이렇게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은데 옆에서 그 미소를 지켜볼 수 있으면
얼마나 행복할지 상상만으로도 쓰러질 거 같다.


“넌 늙은 노땅이 뭐가 좋다고… 취향 참 특이해”
“이…이사님이 뭐가 어디가 어때서! 34살이 늙은 거냐?! 아직 젊어!”
“나 같으면 젊은 애 만나겠다. 늙어서는 늙은 놈 만나더라고 해도 아직 우리 젊잖아”
“젊은 거랑 늙은 거랑 뭐가! 이사님 회의 끝나실 시간이다 너 끝나고 봐!”
“그러세요!”


영업1팀 오정훈 팀장에게 게이인 사실을 걸려버렸지만, 뭐 그도 게이이고 젊은 대학생
애인도 둔 능력파다 얼굴도 괜찮고 스타일도 좋은데 저 입이 문제지 문제야.
그나저나 이사님 점심을 못 드셨는데 뭘 챙겨드려야 하는지…

고민을 하며 키가 유난히 작은 탓에 고개를 들기보단 숙이고 다니는 게 더 익숙해
발끝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며 사원카드를 목에서 벗어 손에 들려는 순간 누군가와
부딪쳐 코가 얼얼하다 이 정도면 상대도 아플 텐데…


“죄…죄송합니다.”
“사원증을 왜 벗는 거지?”
“네…?”


황당한 질문에 고개를 올려 부딪친 사람과 눈을 마주하는 순간 그 짧은 순간에
온갖 생각이 들었다. 난 정말 금사빠인가? 사람이 이렇게 잘생길 수가 있나?
뭘 먹고 자랐기에 이렇게 귀티가 흐르고 조각같이 잘생겼나…
넋을 놓고 바라보는 탓에 약간은 부담스러웠나 보다. 뒤로 한발자국 물러나는걸 보니


“양치질 하면 젖어서 벗어서 하려고…”
“종이 재질은 아니라고 들었는데.”
“카드긴 한데 물에 젖으면 인식이 잘 안돼서… 근데… 누구세요?”


천진난만한 아이 같은 순수한 표정으로 누구냐고 물어오는 그의 모습에
야릇한 상상을 해버렸다. 내 밑에서 박아달라고 애원하는 그런 모습을 상상해 버려서
그에게서 한 발짝 아니 세발자국이나 멀어져 버렸다.


“전체 회의 3시니까 그때 알 수 있을 거야”
“네?”
“어리바리 하지 말고 바닥 말고 앞보고 다녀”


이상한 알 수 없는 말만 늘어놓고선 살인적인 꽃 미소를 날려주는
정체 모를 이상한 남자에게 오늘 반해버렸다.
나에겐 이사님이 있는데 저 남자에게 반하다니 나쁜 장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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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7-06 21:37 | 조회 : 3,913 목록
작가의 말
모근님

다시와써욥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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