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메이크 11화

고지한의 방에서 모여 앉은 우리 세사람.
나는 고지한의 눈초리에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아니.. 2주나 지났는데 뭐야 이 노래는..."

보통사람이라면 감정을 흉내낼 수라도 있을텐데.. 얘는 답이 없다.
뭔가 부르다가 브레이크를 건다고 해야하나.. 부르기 싫은 감정이 노래에 담겨 있는데 듣는 사람이 기분 좋을리가 없었다.

"내탓 하지마 난 노력했다?"

내 말에 고지한은 작은 상 위에 올려진 우리 둘의 손을 보더니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그래. 아직까지 손잡고 있는거보면 많이 노력한거 같긴 하네."

이제는 약간 익숙해지려고하는 큰 손이 자연스럽게 내 손을 잡아 상 위에 놓여 있었다.

"너 정말 오디션 나가고 싶은 생각이 있긴 한거야?"

고지한의 말에 잡고 있는 유유빈의 손이 움찔거린다.

"니가 왜 그런지는 알지만 이 상태로는 나가봤자야."

유유빈은 아무말도 하지않고 시선을 바닥으로 내리깔고 있었다.

"후우...."

고지한이 한숨을 푹 내쉰다.
유유빈한테 무슨 일이 있었고 그 이유를 고지한은 알고 있다.
차라리 이별 노래로 했어야했나 했지만 기한은 이제 2주밖에 남지 않았다.

"어쩐다.."

내 말에 유유빈이 고개를 들어 날 본다.

"야."

"어?"

"끝까지 도와준다고 했지?"

내가 그런말을 했었나...

"어...아마..?"

뭐지. 뭔데 이렇게 불안하게 보는거야.

"데이트하자."

"뭐...?"

"가자."

"뭐!? 지금부터!? 야!!!!"

강제로 고지한네 집에서 끌려나와 유유빈은 정처없이 내 손을 잡고 걷기만 한다.
무슨일이 있었는지 알아야 도와주든 말든 할텐데..
아니 연애부분은 나도 잘 모르니까 무리인가.

"유유빈."

유유빈을 불렀지만 들은 척도 안한다.

"유유비인~"

여전히 무표정으로 걷기만 한다.

"데이트라고 했지만 어디가는건데?"

이쯤되면 짜증이나서 유유빈을 잡아당겼다.

"데이트에 데자도 모르는 자식이 앞장 서기는. 따라오기나 해."

유유빈을 데리고 디저트 카페에 왔다.
안에는 여자애들이 많았고 끌려온 커플도 많았으며 남자 둘이 온 손님은 없었다.
그런 곳에 손까지 잡고 나타났으니 이목이 집중되기 시작했고 나는 손을 놨다.

"앉자."

"....응."

할말은 많아 보였는데 그냥 따라서 유유빈도 앉는다.
모던한 분위기의 카페는 디저트와 음료수를 팔고 있었고 디저트에 맞는 음료를 세트 메뉴로 내세워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었고 여성들을 저격한 귀여운 캐릭터 케이크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었다.

"나는 퐁당 쇼콜라에 우유 세트 할래 너는?"

"나는..."

"단거 별로 안좋아하면 딸기 크루아상에 바닐라 쉐이크 하던가."

유유빈은 메뉴판을 보다 나를 쳐다본다.

"왜?"

내 질문에 유유빈은 아까보단 풀어진 표정으로 웃으면서 말한다.

"자주 왔나봐?"

"뭐..."

자주 오긴 했었지.

"이하형이랑 자주왔었어."

"이하형?"

"의사는 당이 자주 떨어진다나. 당이 필요하다면서 끌고왔었어."

사실 이하형이 먼저 추천하긴 했지만 그 이후로 내가 더 좋아해서 혼자서도 가끔 오는 곳이었다.
덕분이랄까..

"안녕~ 오랜만에 왔네."

카페 사장님과 친해졌다.

"오늘은 뭐줄까?"

"퐁당 쇼콜라 우유세트 하나랑 딸기 크루아상 바닐라쉐이크 세트 하나요."

"오늘은 형은 없나보네?"

이 사람 은근 이하형한테 관심있어 보이던데...

"사장님 맛있게 부탁드려요!"

"하하. 누나라고 불러도 괜찮은데."

"사양할래요."

"그래그래. 기다려~"

어쩌면... 이하형이랑 잘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제 슬슬 말해주는건 어때?"

내 말에 유유빈은 시선을 피한다.
아직 말해줄 생각이 없는건가...
괜히 서운해졌다. 물론 우리가 오래 알고 지낸 사이도 아니고 그렇다고 원해서 형제가 된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같은 팀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착각인가 싶었다.

"이거 먹고 몸 움직이러가자."

그날 하루는 진짜 그냥 다 놔버리고 놀기만했다.
디저트 카페 갔다가 게임센터 가서 격투기 게임에 농구 게임, 야구까지.
열심히 몸을 움직이고 난 뒤에는 커피를 사서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갔다.
약간 높은 지대에 만들어진 공원에는 아래를 내려다보면 도시가 보이는 곳이 있었다.
그렇게 가만히 난간에 기대 멍하니 아래를 구경했다.

"달콤한 디저트 처럼 달콤하게 나를 녹이는 말."

그러다 흥얼거리듯 노래하기 시작했다.

"그대에게 주고 싶어요. 나 그대를 사랑합니다. 달콤하게 속삭이며, 수줍게 고백하는말. 그대를 향한말. 이제 감추지 않을래요."

조용히 울리는 목소리가 왠지 기분 좋았다.
눈을 감고 조용히 불어오는 바람에 목소리가 울린다.

"나. 사랑하고 있어요. 그대를."

눈을 떠서 유유빈을 바라본다.
나를 똑바로 바라보는 눈에는 수많은 감정이 담긴듯 했다.
가만히 유유빈을 보다가 한걸음 다가가 유유빈의 팔을 잡아당겨 자세를 무너트린 후 유유빈의 입에 입을 맞추고 떨어졌다.
놀란 눈이 나를 보고 나는 유유빈의 팔을 놓고 그대로 뒤돌아 걸어갔다.
벙쪄서 혼자 남겨진 유유빈은 한참뒤에서야 나를 쫓아왔다.

"야! 신이빈!!"

내가 멈추고 다시 뒤돌아 유유빈을 보자 유유빈은 입을 다물었다.
분명 할말이 많아보였는데..

"굳이 알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난..."

"잘 생각해봐."

유유빈의 손을 잡고 그대로 앞장서서 걸었다.
우리 사이에 더이상의 말은 없었고 그대로 집으로 돌아갔다.

"곰돌씨는 알지?"

곰돌씨를 폭 안으니 부드러운 털에 노곤해져 잠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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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12-14 16:18 | 조회 : 1,637 목록
작가의 말
약쟁이

몰랐는데 웹소설 TOP 6에 독수리 오형제 뜨는거 보고 놀랬습니다..!! 사랑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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