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난 내가 이렇게까지 자제력이 없는 사람인줄 몰랐다.

"흐읏...!"

내 앞에서 몸을떨며 울고 있는 사람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하얀 몸은 눈을 멀게 하고.

"그..그만해.."

떨리는 목소리가 귀를 자극하며.

"제발...!"

애원하며 떨어지는 눈물이 날 미치게 만든다.

아득.

"아아!!"

작은 가슴을 이로 깨물자 몸이 크게 튕긴다.

잘근 잘근.

귀여운 그것을 씹자 미세한 잔떨림이 날 유혹한다.

할짝.

혀로 아래서 위로 쓸어 올려주면 내 머리 위로 떨어지는 눈물과 신음성이 날 웃게 만든다.

"서가온.."

흥분에 의해 낮게 깔린 목소리가 내뱉은 이름에 큰 눈을 감았다 뜬다.

"흐윽.. 그만..그만해.."

굽혔던 허리를 피고 위에서 아래로 그녀석을 봤다.
큰 눈이 나를 피하지 않고 똑바로 마주오는게 대견하기까지 하다.

"내가.. 무서워?"

내 질문에 말도 못하고 떨기만 하는 가온이에게 다시 질문을 던졌다.

"내가 싫어..?"

다가가 귀를 잘근 잘근 깨물었다.

"흐읏...!"

귀여운 그 목소리에 나는 고민해야했다.

'더 하고 싶은데.. 아무리 그래도 나중에 죽으려나.'

신이빈은 뭘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도와주지 않았다는건 방해하지 않겠다는 의미와 똑같다고 생각해도 될거 같다.
그렇다면 나는 여기 내 앞에 놓여진 초콜릿과 같은 서가온을 더 먹어도 되지 않을까..?
서가온은 한입 먹으면 더 먹고 싶어지는 초콜릿과 같다. 그 달콤함에 취해서 나는 이성을 유지하기가 힘들었다.
여기서 더 먹으면 어떻게 될까...

"가온아.."

"흐윽.."

손을 놔주고 한 손으로 볼을 만지작 거리며 그대로 그의 입술을 덮쳤다.
도톰한 윗입술, 아래 입술을 깨물 거리다 떨어졌다.

"입 열어줘.."

할짝 할짝.

입술을 혀로 핥으며 말해도 입을 열어주지 않을거 같았다.
눈을 감고 입술을 꾹 다물며 이 시간이 어서 지나가길 바라는 작은 고양이.

"아."

입안에 넣고 꼭꼭 씹어먹고 싶어지는 이 사람.

아.

난 이 사람을 결국 사랑하게 됐나 보구나.

깨달아 버린 감정에 좀더 이 사람을 망가트리고 싶어졌다.

'그치만.. 그렇게 되면 더이상 내것이 아니게 될지도 몰라..'

한참을 아무것도 안하고 고민하고 있는 내가 이상했는지 살짝 눈을 뜨고 날 쳐다보는 그 얼굴에 나는 싱긋 웃어 주었다.

"좋아해."

"....!!"

놀란 얼굴이 나를 마주 온다.

"사랑해."

"무..!"

살짝 열린 입술 안으로 혀를 밀고 들어갔다.
달짝지근한 타액과 말캉거리는 혀의 감촉이 기분 좋았다.
나를 피해 도망가는 그런 귀여움에 웃음이 났고,
잡아다 쪽쪽 빨아대면 움찔 거리는 그의 몸이 좋았다.

"흐으윽...! 응...!"

그와 떨어지고 난 후에 길게 늘어진 그것을 핥아 없애고 아직 뜨거운 숨이 남아있을때 그의 귓가에 다시 속삭였다.

"사랑해. 서가온."

그리고 멍해져있는 그를 놔두고 교실로 돌아갔다.

그 후, 나는 이빈이에게 한소리 들어야만했다.

"양심도 없는 새끼."

"니가 할 소린 아니지 않아?"

"흥. 난 강형용 때문에 그럴 정신이 없단 말이야!"

"다 봤으면서."

"뭐야. 알고 있었어?"

"처음부터 말이지. 니가 나쁜 놈이라는건 알고 있었어."

"개자식. 가온이 등교 거부하면 책임질거냐?"

"등교 거부라.."

방과후 강형용을 피해 달아나고 싶다고 요청해와 찔리는게 있는 나는 이빈이를 데리고 귀가하기 시작했다.

"뭐. 그렇게 되면."

이빈이는 아무렇지 않게 점심 시간에 있었던 일을 물어왔다.
솔직히 모른척 해줄거면 끝까지 모른척 해주지..
역시 신이빈은 악마다.

"집까지 모시러가지 뭐."

즐겁게 웃는 나를 못마땅하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새로 발견한 감정이 미칠듯이 나를 즐겁게 해주고 있었으니까.

"근데. 왜 그렇게 된거야?"

"응?"

"너무 빠른거 아닌가 해서."

"아아- 그거 말이야?"

사실 아직까진 잡아먹을 생각은 하나도 없었다.
좀 더 나한테 기대게 만든 후에 한번에 잡아 먹으려고 했다.
하지만 점심시간.
신이빈이 강형용에게 시달려서 사라지고 형용이가 하는 짓이 잘하는 짓이라고 생각하는 유빈이는 그를 도와주러 사라져 버려
가온이와 둘만 있게 되었다.

"우리 밥 어디서 먹을까?"

"으..응..?"

여전히 경계하는 눈이 도망갈 곳을 찾고 있었다.

"나..나! 오늘 속이 좀 안좋아서.. 밥 나중에 먹을래..!!"

뻔히 보이는 거짓말.
좀 더 놀려줄까 해서 찔러 보았다.

"내가 불편해?"

"....!! 아니!! 정말 속이 안좋아서..하하하.."

어색한 웃음. 스스로도 바보같았는지 웃음을 멈추고 고개를 숙인다.
그게 너무 귀여워서 잠깐 이성을 놓을뻔했지만 여기까지도 괜찮았다.

"미안.. 니가 옆에 있으면 심장이 이상해.."

하지만 뒷말에 이성을 놔버렸다.
도시락을 내팽겨 쳐버리고 무작정 끌고 간게 체육관 쪽 구석진 벽.
억지로 밀어 붙이고 손을 속박해 그 입술을 탐했다.

"아. 또 먹고 싶다."

"뭐가?"

"아무것도 아니야."

싱긋 웃는 내가 맘에 안든다는 듯한 얼굴이였지만 뭐 어때.
내가 잘보이고 싶은 사람은 서가온 한 사람이니까.


+


"하아.."

오늘... 친구의 친구에게 당했다..

'사랑해.'

그리고 고백도 받았다.
아직도 귓가에 맴도는 그 목소리가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고 그가 만졌던 몸이 화끈 거린다.

"뭘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거지.."

'게다가..'

오늘 정말 쪽팔리게도 이빈이 품에 안겨 엉엉 울기까지 했다..

'사랑해.'

"으아아!! 잊어버려!!!"

'가온아..'

"그만해! 그만 재생해!! 안그래도 미칠거 같단 말이야!!"

'할짝.'

펑!!

"제발.. 쓸때없는것도 그만 생각해..."

얼굴이 화끈 거려서 골목길에 주저 앉았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소리를 하는거야..

"거기. 꼬맹아."

"....?"


+


"이빈아!!!"

"으아악!!!"

집까지 신이빈을 모시고 갔더니 집 앞에 유빈이와 당당하게 서있는 형용이가 있었다.

부비 부비 부비.

"떨어져!!"

"곡 줄때까지 안떨어져."

"으아악!! 이 거머리야!!"

정말 싫다는 듯이 달라붙은 형용이를 때려가면서까지 떼어 내려고 하는 이빈이였지만 형용이는 절대 떨어지지 않았다.

"정말 싫은가 보네."

"당연하지!!"

내 말에 격하게 반응해오는 이빈이지만 저 둘 의외로 잘 맞는게 아닐까 종종 생각한다.

[지이잉-]

"여보.."

[이빈아!!!!]

'이빈이?'

"가온아?"

[나 좀 살려줘 이빈아!!!!]

[거기 안서!!!?]

익숙한 목소리.. 그리고 뒤에서 들리는 다른 목소리.

"너 거기 어디야."

[너네 집 근처의 놀이터쪽이야!!! 으아아!!!]

뚝-

"야. 신이빈."

"왜."

"놀이터 어디야."

"응? 직진해서 2분거리? 어? 야! 어디가!!"

번호를 착각해서 전화한거 같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나한테 걸려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아..하아..하아.. 제발.."

살면서 이렇게 불안한적은 처음이였다.
오디션을 볼때도 이렇게까지 떨린적은 없었는데..

"하아.. 대체 어디있는거야.."

"그러니까!! 가진거 다 내놓으라고!!"

"흑..흐윽.."

"....!"

놀이터 안쪽에 신성고 교복이 보인다.
그리고 그 앞에 넘어져있는 사람은...

"이게 진짜 맞고 싶냐!?"

탁.

"너야 말로 맞고 싶냐?"

내 목소리를 듣고 내가 잡은 손을 한번 쳐다본 놈이 나를 향해 외친다.

"너 뭐야!!"

퍽!!!!

그런 그를 오른쪽 다리로 다리를 걸어 넘어트리고 주먹으로 얼굴을 쳤다.

"으윽..!"

"다시 한번 말하지만 맞고 싶냐?"

살벌한 내 목소리에 넘어진 녀석이 묻는다.

"뭐..뭐야 너!!"

"주둥이 함부로 놀리지마라."

내 말에 녀석은 다시 일어선다.

"이게 진짜!!!"

퍽!!!!!

다시 때려 눕혀주자 그는 일어날 생각을 안했다.

"너.. 너 이자식!!!"

그리고 남아있던 두명 중 한명이 내게 덤벼든다.

퍽!

나는 그의 배에 정확히 주먹을 꽂아 넣었다.
그대로 고꾸라진 녀석은 일어날 생각을 못한다.
남은 한명이 그걸 보고 덤벼온다.
그리고 그때.

"이야. 너네 많이 컸다?"

형용이네가 도착했다.

"..가..강형용..!!"

"내 친구 건드리고도 무사할줄 알았나보지?"

"치..친구..!?"

형용이는 아버지가 깡패라서 그런건지 아니면 그냥 체질인건지 모르겠지만 학교의 날라리들에게 시비를 걸고 다녔다.
그 결과. 1주일만에 그 학교를 먹었다.
그리고 저녀석이 다니는 학교는 신성고다.

"뭐야. 너 좀 대단한가보다?"

형용이를 보고 기겁하는 남자들을 보며 이빈이가 신기하다는 듯이 묻는다.

"당연하지! 나 등에 용도 있다!?"

그런 이빈이에게 자랑하듯 등을 가리키며 형용이가 말한다.

"어디서 개 구라야!!"

"진짜야! 보여줄까!?"

"꺼져!!"

"너무해에~!"

이상한 콩트를 찍고 있는 저들에게 한눈 팔고 있는 새끼들이 기분이 나빠졌다.
그래서 발로 등을 차서 앞으로 넘어트렸다.
그리고 그 놈이 내 팔을 잡고 멈추려고 해도 난 그 팔을 발로 밞아 내 손을 빼낸후 무작정 때리기 시작했다.

기분이 더러워.

이건 왜 그런거지?

한번도 이렇게 빡쳐본적이 없어.

이건 누구 때문인거지?

"그..그만해..죽겠어.."

눈물이 가득한 눈으로 내 팔을 잡고 있는 사람.

아.

이 사람 때문이구나.

"..너..왜..왜 울어.."

"무사해서.. 다행이다.."

처음으로 불안해봤고,

처음으로 누굴 죽이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열받았고,

처음으로,

처음으로 사랑한 사람.

너 때문이구나.

"정말..."

"으읍..!!"

누가 보든 말든 그대로 입술을 덮쳤다.
뒤를 신경쓴 가온이는 날 밀쳐내려고 발버둥 쳐댔지만 쉽게 그를 제지하고 벌어진 입 안으로 혀를 밀어넣어 그를 탐했다.

"으흥..!"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가온이는 반응해왔다.

"하아.."

"너..너!!"

빨개진 얼굴.. 떨리는 손.. 당황한 목소리..

뭐하나 사랑스럽지 않은 곳이 없다..

가온이를 꼭 끌어 안았다가 그대로 데리고 그 놀이터를 나갔다.
그리고 그대로 우리집으로 데려와 상처난 곳을 치료해주기 시작했다.

"저기..저기.. 나 정말 괜찮은데.."

말리는 손과 목소리를 무시하고 약을 발라주었다.
까진 무릎에 약이 닿자 움찔 거리며 쓰라림을 참는게 느껴졌다.

"미안해.."

멈칫. 가온이의 목소리에 행동을 멈췄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의자에 앉아있는 가온이와 눈을 마주쳤다.
가온이는 눈이 마주치자 마자 시선을 피했지만 이내 다시 눈을 마주치다 의자에서 일어난다.

"미안.."

그러고는 수건을 빨아와 아직 피가 묻어 있는 내 손을 닦아주기 시작한다.

"아.."

사실 피가 묻어있는지도 몰랐어서 조금 당황 스러웠다.

"저기.. 괜찮아..?"

수건을 쥐고 있는 손에서 수건을 빼내고 손을 잡아 내 볼에 가져다 대고 눈을 감았다.

"따뜻해.."

"그..그거야 당연하지.."

"아직.. 사라지지 않았어.."

"..무슨 소리야..?"

눈을 뜨고 가온이를 봤다.

"니가.. 내 앞에 있어."

잡고 있던 손을 당겨 가온이를 품 안에 가두고 머리카락에 얼굴을 부볐다.

"으앗..!"

당황한 듯했지만 이내 내 허리에 손을 둘러온다.

그리고.. 난 좀 위험해졌다...

'모..몰랐는데 이거 엄청 위험해..!! 가온이 냄새에 취할거 같아..!!!!'

무심코 행한 자신의 무의식에 욕을하며 진정하기 위해 착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가온이가 웃는게 좋아. 웃는게..웃는게.....'

[흐읏.. 지..지한..아..]

펑!!!

'방금 엄청 위험했어!! 나레기!! 뭘 생각하고 있는거야!! 소중하게 대해줘도 넘어올까 말까한데!!!!'

[아..파..]

'화..확실히.. 망가트리고 싶기도 했지만..!! 나레기 진정해라!!!!'

"저기.."

"아..어..어?"

"그..그게..조금.. 뭔가..딱딱.."

퍼엉!!!!

"미안.. 참는거 역시 싫어.."

"응..!"

키스를 하며 그대로 안아올렸다.
떨어질까봐 내 목에 손을 두르고 꽉 잡는 그가 너무 귀여워서 당장이라도 끝까지 집어 삼키고 싶었다.
침대로 이동해 그를 내려주고 입술을 뗏다.

"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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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7-02 23:51 | 조회 : 2,530 목록
작가의 말
약쟁이

또 언젠간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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