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엄청 작았어.


처음은 20년 전으로 올라가서 너희들의 탄생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해.

각각 유안이는 9월 3일, 후는 9월 6일 3일 차로 유안이가 누나로 태어났지. 그걸로 둘이서 얼마나 투닥 댔는지 보고 있으면 절로 웃음이 나더라.

나는 너희가 태어났을때를 잊지 못해. 아버지의 품에 안겨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꼬물거리던 작은 생명체들. 그게 너희 였어.

비슷한 시기에 임신을 하셨던 어머니와 옆집에 사시던 이모님이 비슷한 시기에 출산을 하셔서 너희는 소꿉친구로 자랐지.

나는 그런 너희를 손수 돌봤어. 갓난아이 일때는 어머님들이 돌봤지만 3,4살이 되었을때부턴 맞벌이신 부모님들을 대신해 내가 너희를 돌봤어. 물론 나도 학교에 다녀야 했으니 낮에는 어린이 집에 가야했지.

나는 늘 학교가 끝나자마자 어린이 집으로 달려가서 아장아장 걷는 너희들의 손을 양손에 하나씩 잡고 집으로 돌아갔어.

부모님들의 퇴근시간은 10시였기 때문에 거의 7~8시간 정도를 내가 너희를 돌봐야 했었어. 불만이 없었던건 아니었어. 그때의 내 나이가 고작 13살이었던걸 생각하면, 한창 놀고 싶을 나이인데 집에만 틀어박혀서 애를 봐야한다니. 부모님의 일을 내가 떠맡은것 같아서 정말 싫었었어.

그래서 치기어린 마음에 어린이 집에서 너희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너흴 두고 밖으로 나갔던 적이 있어. 그날은 축구를 하자고 붙잡던 친구가 또 애보느라 못오냐고 물었던거에 발끈해서 가겠다고 말했었거든.

그랬으면 안됬었는데.

3시간 정도를 놀다 돌아간 집에는 너희가 없었어. 정확히는 후만 남아 거실에서 울고 있었고, 유안이만 없었지.

'잠깐 놀고오면 괜찮을거야' 라고 생각했던게 큰 화를 부른거였어.

다행이 유안이는 바로 앞 경비실에서 경비 아저씨와 함께 있었어. 넘어져서 이마를 부딫히는 바람에 나중에 병원에서 상처를 꼬매야 했지만, 납치나 잃어버린게 아니여서 천만 다행이었지.

정신없이 부모님에게 연락을 했고, 놀라 달려오신 부모님은 유안이를 데리고 병원을 가셨어. 그동안 나는 후를 달래고 있었지.

그날은 돌아오신 부모님께 정말 호되게 혼났어. 3살이라 문고리에 손이 닿지 않을텐데 어떻게 나갔나 했더니 내가 문을 제대로 닫지 않았기 때문이었더라.

그 뒤로 내가 너희 둘만 남기고 나가는 일은 없었어. 유안이를 잃어버렸던게 충격이 컸기도 했고, 상처 입힌게 정말 미안했거든. 18살이었던 너에게도 아직 흉터가 남아 있었는데. 여자애 이마에 난 그 흉터가 그렇게 미안할 수가 없더라.

어렸을때 있었던 커다란 사건은 이정도 인것같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걸지도 모르지만..기억이 난다면 나중에 더 써볼게.

내가 쓴 글, 잃을때는 둘이 손붙잡고 읽어줘.
난 너희 둘 응원 많이 했거든.





2
이번 화 신고 2023-11-05 03:25 | 조회 : 268 목록
작가의 말
온후

후, 넌 말한적 없는데 어떻게 알았냐고 할것같은데. 그렇게 티나는데 모르는거 유안이 밖에 없었다. 어머니도 알고 계셨고, 유안이네 이모랑 삼촌도 알고 계셨어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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