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아침부터 공급하는 제 필수 용품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카페에서 삽니다.

늦었다 하고 생각하고 테이크아웃한 커피의 뚜껑을 잘 닫고 회사로 뛰어갑니다. 아 뛰지 말 걸 그랬나 봐요. 하필 그날 기분이 좋아 입고 있던 하얀 셔를티에 아메리카노를 쏟고 말았습니다.

"아..."

지나가는 사람도 많은 지하철역이여서 사람들은 지나가며 제 모습을 한 두 번 쳐다보고 갔죠. 정말 수치스러웠습니다. 그래도 그나마 거기까진 괜찮았습니다. 아직 까지도 안 믿기지만 저와 정말 좋지 않게 헤어진 전남자친구를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어..."

그 애는 저를 위 아래로 한 번 훑더니 한숨을 한 번 푹 쉬고 자기가 입고 있던 윈드브레이커를 걸쳐주고 정말 아무 말도 없이 가더라고요.

울분이 쏟아졌습니다.

그래도 회사는 가야 했기에 팀장님께 정말 죄송하다 말을 하고 집으로 뛰어가 옷을 갈아입고 출근 했습니다. 물론 윈드브레이커도 걸치고요.

어찌 저찌 일을 끝내고 걔한테 연락을 취해보니 다음에 밥 한 번 먹자고, 그때 받겠다고 얘기를 하더군요.

진짜 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그 애한테 화가 난 건 아닙니다. 그냥 제 모습에 화가 난 거에요. 요즘 취업도 하고 친구와 있었던 다툼도 잘 풀어서 긴장을 풀고 있었는데 긴장을 풀자마자 이런 일이 생긴 게... 그냥 난 긴장도 풀면 안되나 싶으면서 그냥 화가 나더라고요.

제 화를 제가 못 이길 거 같아서 그냥 얼른 자버렸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술 한 번 진탕 마시고 취했으면 했지만, 내일도 전 출근해야 하는 어엿한 직장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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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3-07-16 18:21 | 조회 : 237 목록
작가의 말
이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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