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여는 소설가게 #01

빗물에 발이 질척거렸다.

아무것도 신고있지않기에 질척거리는 흙탕물이 발가락 틈새를 지나 간지럽히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소년은 그 감각이 익숙하다는 듯이 가끔씩 박히는 날카롭고 투명한 유리조각을 뽑아내며 걸었다.

소년 자신이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그 목적지가 어디인지는 몰랐다

소년은 초점을 잃은 눈으로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았다




분명, 몇년전만해도 수많은 별들로 가득한 잔잔하고 고요한 남색하늘 이었거늘...

소년은 자신이 이렇게 된것도, 아름다웠던 하늘이 그 고요함을 감추게 된것도,

전부 저 멀리에있는 아무리 걸어도 닿지 않는 붉은 달때문이라고 믿었다.




소년은 붉은 달이 싫었다

불현듯, 초대하지 않은 손님처럼,

그 달은 갑작스레 우리에게 찾아왔고 우리는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분명 아름답고도 투명한 달이었다

그 붉게 차오른 달을 보자면 그곳으로 빠져들어 갈것만같이.




붉은 태양을 시기하는 달이 벌인 일 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붉은 달은 소년의 엄마를 앗아갔고

자신의 한쪽 눈마저 어둡게 만들었다




소년은 한쪽눈이 보이지 않는것따위는 신경쓰지않았다

너덜너덜해져 더이상 입을 수없을 것같은 낡은 옷들도 신경쓰지 않았다

초최해진 얼굴과 삐쩍마른 몸들은 소년이 붉은 달로 가는것을 막지 못했다

나의 하나뿐인 어머니를 찾기위해.

소년은 그것만으로 걸었고 반드시 되찾아야한다고 다짐했다




빗소리는 경쾌하고 붉게 타올랐다

빗물마저도 붉게 물들어 버린 이 도시는 마치 피로 물든듯 했다




소년은 이따금 배가 고프면 핏물과도 같아보이는 그 빗물을 마시며 걸어갔고

소년이 더이상 걸을 수없을거라고 생각할때는 붉은 달이 포효하며 이곳으로 찾아오라고 도발했다

그렇기에 소년은 포기하지않았다




붉은 달은 태양을 지배했고 몇일날밤동안 그 붉은 달은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소년의 움푹패인 오른쪽 눈은 붉은 달을 담고 있었고

소년의 푹 꺼진 왼쪽눈은 자신의 어머니를 품고 있었다




두눈이 전부 감길때

자신이 죽어갈것을 아는 어린 소년은

눈을 감지않고 빗물을 눈물로 바꾸며 걸어갔다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고

그것이 당연한 일이자만

소년은 당연하게 신경쓰지않았다




이곳에 사람이있고

그 사람이 살아있을리 없었다




자신을 제외한 어른들과 아이들은 그 붉은 달에 홀리듯 끌려가버렸고

그것을 거부하려는 몇몇자들은 죽거나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붉은 달은 소년을 살려주었다.

이것이 어린 소년의 마지막 판단이었고

어리석은 줄 알면서도 소년은 앞으로 향했다




저 높은 산봉오리 위에 앉아잇는 붉은달을 없애기위해

소년은 죽더라도 그길을 걸을 속셈이었다







그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무도 없는것이 당연한 이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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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2-19 21:45 | 조회 : 1,359 목록
작가의 말
nic35019076

블로그에서도 연재하고있습니다. 가게문이 열리는 시간에 맞춰 제목을 제작합니다^^ 잘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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