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한 불안

난 늘 그렇듯이 변화도 없이 똑같다.

난 늘 내가 최선을 다한다고 말할 순 없지만 그래도 나름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믿어왔다.

당연히 초등학교 때까진 수재 취급을 받아왔으니.
행복히 현실에 안주하고 더 뭔가를 하려 하지 않았다.

중학교 때부터 달라졌다.
친구들과는 돈을 써대며 오랫동안 놀았고, 공부 시간은 줄어들었다.
설령 시간이 나도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아 하질 않았다.

결과는 처참했다. 수행 점수는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C까지 떨어졌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거의 다 A였단 점인가?

이쯤 되니 더더욱 불안해진다.
이런 모래성 같은 내 지식과 위상이나 평판 따위는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걸 알아버렸다.
이제 중 2다.
중간고사는 어떡하지? 나보다 잘하는 애들은 어떡하지?
내가 여기까지 온 것도 사실 내 덕이 아니라 학원 따위 덕인가?
그렇다면 이런 수단이 없어진 나는? 메리트가 없지 않나?
중간 기말 1등 해야 되는데.
영재 대상인 중학교도 아닌 이런 데에서, 1등을 놓치면?
그림도 어중간하게, 공부도 어중간하게 하고, 체육은 꼴아박은 나는 공부가 없으면 안 된다.

그럼 공부를 못하는 그때부터 난 쓸모 없는 패배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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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2-03-20 12:03 | 조회 : 490 목록
작가의 말
stan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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