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화

60화




하여운이 눈을 반짝거리면서 앞을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큰 소리로 얘기를 했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 어때?"
".....공주?"


하여운 발언에 안그래도 웅성거리던 분위기가 더 고조되었다.
하여운은 반짝거리던 눈을 더욱 크게 뜨면서 계속 말을 이어갔다.


"아니~ 내가 며칠전에 영상을 하 개 봤었거든!"
".....?무슨 영상?"


반 아이들은 하여운의 말에 귀를 귀울였다.
나도 궁금한 마음 반, 무슨 말을 할지 불안한 마음 반을 가지고서 계속 뒤를 바라봤다.
오랜만에 몰린 시선에 하여운으 티가 날 정도로 좋아하는 것 처럼 보였다.

하여운은 앞으로 나가서 휴대폰 영상을 켜고는 들어서 보여주었다.
그 영상은 우리 또래의 남고생들이 연극을 하는 영상이었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분장도하고 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퀄리티가 있어 보이는 영상이었다.


"이런 식으로 각자 역할에 맞춰서 분장도 조금씩 하고, 맡은 역들을 연기하면 될 것 같은데 어때?"
"재밌겠다. 그런데 공주 역할 맡은 애는 어떡해? 여장이라도 해야되냐?"


애들은 어느샌가 확정된 것 처럼 무슨 동화안에 무슨 캐릭터가 등장하는지, 어덯게 역할을 짜야할지 고민하면서 떠들고 있었다.
옆에 있는 김태겸을 보니까 얘도 지루해보였다.
나는 괜히 장난을 쳐보고 싶었다.


"있잖아."
"...어?"


김태겸은 내 쪽을 보면서 대답했다.


"재미없어?"
"왜?"
"하품 계속 하길래."


답은 안해주고는 기침만 하는 모습에 부끄러워하는구나 싶었다.


"너가 공주님 되면 어떻게 하려고?"
"....그런 소리 제발 하지마"
"그렇게 정색할 것 가지 있어? 하하하 미안해."


김태겸이 진심으로 정색하니까 정말 못할말들을 한 것 같았다.

'그래도 웃긴 걸 어덕해'

내가 계속 웃고 있으니까 옆에서 김태겸도 정색하던 걸 풀고는 피식 거렸다.
하여운은 자신의 할 말이 끝난건지 휴대폰을 들고나서 자리로 들어왔다.
들으오면서도 계속 나를 쳐다봤다.

그런데 평소처럼 째려보면서 싫어하는 느낌이 아니었다.
더 기분이 나븐 눈빛이라고 느껴졌다.
입꼬리도 위로 올라간게 곡 비웃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왜 웃고 난리야....'

하여운은 자리에 앉고 나서는 공책에 뭘 쓰는 것은 그만둔 듯 했다.
그런데도 아까 그 웃음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그 웃음이 너무 수상하면서 이상해서 그랬던 것 같다.

'꼭... 뭔 꿍꿍이가 있는 듯한 웃음이었지...'

나는 최대한으로 신경을 안쓰려고 노력했다.

대체 종은 언제 칠건지, 아무리 회의를 해도 끝이 나질 않았다.
역할 정하는 것이 생각보다 잘 안되는 모양이었다.

....우리 반에서 이렇게 튀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많이 존재할 줄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왕자 역할을 다들 저정도로 하고 싶은가..'

막상 손들어야할 애들은 손을 안 들고 있는 듯 했다.
직접 들기가 민망해서 그런건가 싶었는데, 그냥 관심이 없어보였다.


"왜,, 안드는거야"


뒤에서 무슨 말을 중얼거리는 하여운이 눈에 들어왔다.
하여운은 두리번 거리면서 애들을 살피면서 중얼거렸다.
하여운의 눈을 따라가보니가, 어떤 애들을 바라보는지 딱 알겠다.

나는 슬쩍 김태겸에게 물어봤다.


"...너 왜 안들어? 다른 애들도 안드네?"
"딱히 관심없고, 너 공주 역할 할거야?"
"아니! 설마."
"거봐. 그니까"


김태겸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웃으며 내게 대답해줬다.

'자식 내가 공주역할 안한다고 자기도 안한다는거지? 지금'

나는 괜히 민망해져가고 있었는데, 뒤에서 갑자기 큰 소리가 들렸다.
오늘 진짜 여러번 깜짝깜짝 놀라는 것 같았다.
뒤를 돌아보니까 윤지도 놀래서 깬 듯 했다.

'윤지 표정 봐...'

하여운은 눈치도 없는건지 신경을 안 쓰는건지, 윤지가 재려보던 말던 신경도 안쓰는 것 같았다.


"우리 제비뽑기 할래?"
"...제비뽑기?"


갑자기 제비뽑기를 하자는 하여운의 말에 모두가 의아해하는 중이었다.


"우리가 하고 싶은 역할을 각자 다 하기는 그렇잖아. 그러니까 제비뽑기로 하자."
"...하긴.. 원하는 걸 다 할 순 없으니까"
"그니까. 어때?"


하여운이 짜증나긴 했지만 저 말이 맞는 말이긴 했다.


"그래. 그러면 왕자하고 싶다고 했었던 애들 중에서 뽑자."
"자..잠깐만.."


이도하가 깔끔하게 저이해줬었지만, 하여운은 다시 한 번 소리를 질렀다.
애들은 모두 하여운 쪽을 쳐다봤다.


"왜 그러는데 또?"
"아니... 제비뽑기는 모두가 참여해야하는거 아니야?"
"굳이 안하고 싶어하는 애들까지 끼워서 하다가 괜히 하고싶어하는 애들이 못하게 되잖아,"
"...그래도..."


하여운이 뭘 바라는지 대충은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래도 저렇게까지 해야하는거야?'

하여운은 중얼거리면서, 계속 설득시키기 시작했다.
그러자 반 아이들도 그렇게 하자는 쪽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하여운이 생각보다 말을 잘 하는지 몰랐네'


"하... 그래 다들 조용히하고 뽑기하자. 제비뽑기"
"네~ 반장"


이도하가 종이를 자르더니, 무언가를 쓰기 시작했다.
금방 제비뽑기가 완성되었다.


"1번부터 28번까지 들어있거든, 1번뽑은 사람부터 원하는 역할 하는거다, 이제는 불만없지?"
"......"


하여운은 조용하게 앉아있었다.

다른 애들도 불만이 없는지 다들 무슨 역할을 할 것 인지를 고민하는 듯 했다.
이런 모습들을 보니까, 다들 제 나이 또래 같아 보이는 듯한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던 것 같다.

'그나저나 연극이라.. 한 번도 안해봤는데.. 어쩌냐'

윤지는 관심도 없는지 신경도 안 쓰고 엎드려 있었다.
많이 피곤해보였는데 피곤한게 맞는 듯 했다.
하여운은 되게 신경을 쓰고 있는 듯한 눈치였다.

'나에게로 공들의 관심이 쏠린 건 내가봐도 알겠는데 하여운이라고 그걸 모를리가 없지. 당연하게도 알고 있었겠지.'

그래서 저렇게까지 적극적으로 의견도 내면서 참여를 하려는 것 같았다.
확실히 하여운이 주인수이긴 하니까.

소설 내용을 완벽히 자세히는 모르겠찌만, 여기서 주인공과 주인수가 주연역할을 맡을 것이 분명하다. 인정하긴 싫었지만, 하여운은 내가봐도 에쁘게 생긴 얼굴이었다.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사람이라고 생각되었다.
당연하게도 하여운이 공주역할을 맡게 된다면, 우리학년 뿐만이 아니라 다른 학년도 하여운 얘기로 뒤덮일 것이 분명했다.

'심지어 백승호와 나머지 공들이 왕자 역할을 맡게 된다면 더욱 더 눈에 띌거니까..'

우리학교 축제는 1학년과 3학년은 즐기기만 하고, 2학년이 준비와 참여를 한다.
1학년은 아직 잘 모르고 3학년은 곧 수능을 쳐야하기에 2학년이 되면 반마다 준비를 해야한다.

우리 반 처럼 공연을 하는 반도 있고, 반에서 어떤 특정한 주제를 정해서 하는 경우도 있다. 1반은 공포카페라고 했던 것 같다.

아무튼 우리가 공연을 하게되면 전교생이 본다고 할 수 있기에 하여운은 그 점을 이용하려는 것 같았다.

하여운이 원하는대로 해주기는 싫었는데, 그렇다고해서 전교생이 다 보는곳에서 연기하는 것도 정말로 싫었다.
이러한 여러 생각들에 휩싸여 있었는데, 갑자기 상자가 내 앞으로 들이밀어졌다.
위를 보니까, 이도하가 상자를 내밀며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게 뭐지 싶었는데, 뽑기를 하라는 말을 이제야 눈치를 채고는, 빨리 뽑았다.
허둥대는게 웃긴건지 이도하가 웃는소리가 다 들리긴 했지만..

나는 괜히 부그러워서 내가 뽑은 종이를 폈다.

'....15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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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1-08-02 22:48 | 조회 : 1,352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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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zima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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