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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우가 저택 문 앞에 와도 경호원들은 살짝 놀란 눈치였지만 특별한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그저 문을 열어주고 무전기로 무언가를 전할 뿐이었다.

저택에 들어가 복도를 걸어가도, 사용인들은 한시우를 흘끗 쳐다보고는 신경도 안쓴다는 듯 지나쳐갔다.

마치 저택의 모든 사람들이 더 이상 한시우를 신경쓰지 않는 다는 듯, 소외감이 느껴졌다.

한시우가 천천히 한우혁의 집무실 복도를 걸어갈 때, 때마침 매니저 임윤서가 집무실에 들어가고 있었다.

임윤서와 한시우의 눈이 마주쳤다.

하지만 임윤서는 아무 말 하지 않고 그대로 집무실에 들어갔다.

‘왜..... 아무도 날 신경쓰지 않는거야? 정말 날 포기하신 거야...?’

쿵쿵쿵

한시우의 심장이 불안감에 요동쳤다.

집무실 문고리를 잡았지만 그를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자신을 보고도 아무 말 하지 않을까봐, 자신을 정말 포기하고 버렸을까봐.

결국 한시우는 문만 열면 있을 주인을 보러 들어가지 못했다.


털썩

한시우는 집무실 문 앞 복도 한가운데 꿇어 앉았다.

집무실을 향해 머리를 박고 절하며 용서를 빌기 시작했다.


“주인님... 잘못했어요... 버리지 마세요....”




집무실 안

한우혁은 개새끼가 돌아왔다는 연락을 받고 나른하게 의자에 기대어 cctv를 통해 돌아온 개새끼를 지켜보고 있었다.

집무실 문을 통해 복도에서 머리를 땅에 붙이고 석고대죄하듯 용서를 비는 한시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떻게 할까요 대표님?”
“.... 계속 신경쓰지 말고 일 해. 그 누구도 쟤한테 말을
걸거나 먹을걸 줘선 안 된다.”
“예, 대표님.”


대표의 지시를 받은 임윤서가 저택의 모든 사용인들과 경호원들에게 주의를 줬다.

한시우의 꿇어 앉은 다리는 저리다 못해 감각이 없었고 아무것도 마시거나 먹지 못해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

이틀

사흘

집무실에는 많은 사람들이 들락날락 거렸다.

그 중에는 분명 한우혁도 있었으리라.

하지만 그 누구도 한시우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다.

한시우는 사흘간 아무것도 먹지 못했지만 용서를 비는 목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주인님... 제발 ㅇ..용서해 주세요.. 저 좀 봐주세요... 잘못했어요... 흐으ㄱ....”


갈라지는 목소리로 계속해서 주인을 찾았다.

밤낮으로 희미해지는 정신을 붙잡으며 한우혁이 자신을 봐주기를 기다렸다.

서러워 울었지만 더이상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집무실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 cctv 모니터 속의 한시우를 지켜보던 한우혁이 임윤서를 불렀다.


“예 대표님, 부르셨습니까.”
“한시우 데려가서 준비시켜. 이틀준다.”
“예, 알겠습니다.”


준비란 벌을 받을 준비를 뜻했다.

즉 먹이고 재워서 벌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만들라는 것이었다.

임윤서는 잘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한시우 앞에 섰다.


“시우님, 방으로 가시죠.”


드디어 주인의 지시가 내려졌다. 그가 자신을 봐주었다.

그 말을 듣고, 한시우는 온 몸에 힘이 빠지며 기절했다.

곁에 있던 경호원들이 한시우를 안아들고 방으로 가 침대에 눕혔다.


사흘간 꿇고 앉아 굶은 시우의 상태는 심각했다.

임윤서는 까무룩 기절해버린 시우를 이틀동안 준비시켜야 했다.

의사는 시우에게 링거를 놓고 근육 이완제로 다리를 풀어주었다.


“이 상태라면 적어도 나흘은 잘 쉬어야 하는데... 대표님 지시라면 어쩔 수 없죠. 내일 아침만 죽으로 먹이시고... 영양제도 꼭 먹이세요.”


전담 의사가 말했다.

하루를 꼬박 잔 시우는 다음날부터 꼬박꼬박 세끼와 간식까지 전부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내일부터 ‘방’으로 가셔야 합니다.”
“네....”


임윤서가 시우에게 대표의 지시를 알렸고 한시우는 벌써부터 온 몸이 힘든 느낌에 파르르 떨었다.

분명 하루만에 방에서 나오지는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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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1-03-30 15:08 | 조회 : 3,079 목록
작가의 말
닭 쫓던 강아지

쓰는대로 그냥 다 올리려구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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