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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동 띵동

한시우는 부산 한 주택의 초인종을 눌렀다.

철컥—
“누구세.... 어? 어어?? 한시우???”
“히히 형 안녕. 오랜만이다.”


서울에서 모든걸 저질러 버리고 도망쳐 온 곳은 다름 아닌 한시우의 친한 형 서영우의 집이었다.

서영우 또한 배우로, 한 드라마 촬영장에서 만나 깊은 인연을 맺었다.

서영우는 한시우와 신우그룹 대표, 한우혁의 관계를 눈치챈 유일한 남자다.


“갑자기 무슨 일이야? 부산까지....”
“그냥.... 한동안 신세좀 질게, 형.”
“아니.. 너 스캔들 터졌던데? 새끼, 또 뭘 저지르고 온거냐~”


서영우는 시우의 머리칼을 흐트리며 말했다.


“암튼, 반갑다 야!! 이게 얼마만이야?”
“하하 그러게 형. 보고싶었다구.”
“대배우 한시우님이 우리집에서 신세라니, 완전 영광이죠 시우님.”
“아악! 하지마 형. 왜이랰ㅋ.”


서영우는 오랜만에 만나 반갑다는 인사를 하며 시우에게 빈 방을 내주었다.


“그래서 언제까지 있을 예정인데?”
“글쎄에- 나 평생 여기서 살래.”
“....너 설마..... 아니다. 그래 너가 원하는 만큼 쉬다 가.”


서영우는 눈치가 빠른 사람이었다.

갑자기 터진 스캔들, 뜬금없이 부산으로 내려온 한시우.

‘대충 무슨 일인지 알겠네...’


“시우야, 저녁 뭐먹을래?”


서영우는 한시우가 밖으로 나가 신우그룹 대표의 감시망에 들키게 된다면 어떤 일을 당할지 짐작할 수 있었다.

‘시우가 원할 때까지만.. 내가 지켜줘야지.’

.
.

다음날

신기하게도 터졌던 스캔들이 잠잠해지고 그 어느 뉴스에서도 스캔들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신우회사가 대박이긴 하구나,,’

대신, 일주일 뒤부터 신우회사에서 한 남자를 찾는다는 소문이 들리기 시작했다.

전국에 사람들을 푼 것인지 서영우가 부산 시내로 나가면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간간이 보였다.

하지만 한시우는 주인이 자신을 찾고 있다는 말에도 전혀 불안하지 않았다.

내심 자신을 찾으러 와주길 기다렸던 걸까

그는 집 밖으로 한발자국도 나가지 않았지만 행복하게 맛있는걸 먹으며 잘 지냈다.


“흥, 찾으러 와 봐라 절대 안들켜.”

.
.

한 달 뒤

한시우는 한 달동안 집 밖으로 나갈 염두도 내지 못했지만 어느순간부터 신우회사에서 풀었던 사람들도 점차 사라졌다.

그때부터 한시우에게는 불안감이 찾아왔다.

자신의 삶, 인생이 모두 한우혁의 것인데, 이제는 한우혁이 자신을 버렸고 더 이상 찾지 않는다는 것이 불안했다.

지금처럼 서영우의 집에 숨어 살면 되겠지만, 한시우는 한우혁이 그리웠고 스스로 도망쳐 나왔지만 버림받는다는 것이 싫었다.


“왜 날 찾지 않지? 날 버리신건가? 내가... 더이상 주인님께 필요 없나..? 나 어떡해 형..”
“...... 여기 조금만 더 있다가, 너가 하고싶은 대로 해.”


.
.

다시 한 달 뒤

부산으로 도망쳐 온 지 두 달

한시우는 매일 밤을 울며 지냈다.

‘날 버리신거야... 잊으셨을까?? 안되는데...’

한시우는 살이 빠져 점점 야위어갔다.

덕분에 더욱 날렵해진 턱선과 눈매에 시우의 얼굴엔 섹기가 돌았다.


“형... 나 올라갈래... 안되겠어... 대표님이 보고싶어.”
“.... 그래, 시우야.... 표 끊어줄게.”


서영우는 시우를 보내고 싶지 않았다.

올라가면 어떤 일을 당할지 짐작이 갔으니 말이다.

하지만 매일 밤을 울며 점점 야위어가는 시우를 보니,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시우에게는 ‘그’가 필요했다.



한우혁의 저택 앞

집 나갔던 개가 제발로 다시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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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1-03-30 11:17 | 조회 : 15,505 목록
작가의 말
닭 쫓던 강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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