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만 있으면

“야, 너 어제 정문에서 일어난 일 들었어?”
소녀는 자기 자리에서 한참 떨어진 민희를 슬쩍 보고서 제 옆자리 친구에게 말했다.
“왜? 뭔 일인데?”
친구는 가만히 읽고 있던 책을 덮었다. 그리고 무슨 소리를 하려나, 작고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대답했다.
“어제, 학교에 민희 아빠 왔잖아….”
소녀는 친구에게 가까이 다가가 작은 소리로 속닥였다. 다른 사람의 눈치도 슬쩍 보면서.
“민희 아빠..?”
친구는 고개만 살짝 돌려서 평소와 똑같이, 쉬는 시간에 공부를 하는 민희를 보았다. 소녀는 고개를 돌리려는 그녀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았다.
“쉿..!”
얼굴은 잡힌 친구는 왜 이러냐는 듯 눈썹을 위로 슬쩍 올렸다.
“민희 아빠가 어제..”
그리고 조심스럽지만, 흥미 넘치는 목소리로 속삭이고 있을 때, 그들의 뒤통수를 따갑게 하는 매서운 눈초리가 날아왔다.,
“큼…”
민구였다. 속닥거리던 소녀들은 헛기침 소리를 듣고 뒤를 돌아봤다. 그리고 그들을 째려보는 눈초리에 두 번 놀라 입을 꾹 다물었다.

그렇게 사람이 많은 곳에서 아빠가 딸을 때리는 장면이 드러났으니, 학교에 소문이 안 퍼질 수 없었다. 게다가 학생 수도 다른 도시 학교에 비해 적었다. 그래서 소문의 파급력은 정말 상상을 허락하지 않았다. 오늘 정문에 들어오고서부터 모든 이들이 어제 사건에 대해 자기들끼리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듣고 싶지 않아도 다 같이 그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들릴 수밖에 없었다. 자기들끼리는 조용히 말한다고 목소리를 낮추었으나 다 같이 조용히 말하니 조용한 것도 아니었다.
소문은 어떨 땐 사실과 약간의 조미료를 섞은 흥미로운 이야깃거리이다. 진짜 아빠가 아니라 양 아빠다, 라는 것부터 온갖 추잡한 조미료까지 더해졌다. 흥미로운 이야기에 늘 귀를 여는 사람들에겐 확실히 자극적인 소재였다.
민구는 평소처럼 골똘히 교과서를 들여다보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귀에 귀마개를 꽂고 있었다. 민구는 그녀 앞에 빈자리에 털썩, 앉았다. 갑자기 앞에 트여있던 시야가 가려지자 민희는 고개를 살짝 들었다.
“뭐야..?”
민희는 귀마개를 빼고 물었다.
“우리 집 올래?”
민희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필요 없다니까? 필요 없다는데 왜 자꾸 귀찮게...”
“..그냥 와.”
“싫어. 진짜 마지막으로 말하는데, 동정하지 마. 남 이야기 재밌다고 떠드는 것보다 난 불쌍한 취급 받는 게 더 싫어.”
목소리는 어제 그대로 단호했다. 그녀는 다시 고개를 숙이고 귀마개를 꼽았다. 그래도 민구가 떠나지 않자, 뒷말을 덧붙였다.
“챙겨주는 척 하지 마. 필요 없으니까… 나랑 있으면 너도 소문 이상하게 날거야.”
이 말을 끝으로 그녀는 입을 꾹 다물었다. 단호한 목소리보다 더 확실하게 귀에 꽂은 귀마개를 꾹 누르고 다시 집중했다.
그런 그녀를 보고 있자니, 민구는 한숨만 나왔다.

“내가.. 도와줄게.”
그녀의 시선이 흔들렸다. 입술을 몇 번 달싹이다가 깨물었다. 하도 세게 깨무니 붉은 입술에 더 붉은 혈색이 돌았다. 아무 대답 없더니 갑자기 의자에 두었던 가방을 메고 약국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를 뒤로하고 성큼성큼 걸어가는 그녀의 뒤를 다급하게 붙잡았다.
“왜 혼자 가.”
민희는 외면한 채 그의 손을 뿌리쳤다. 그리고 고개를 바닥에 떨궜다.
“..책임지지 못 할 말 하지 마.”
“아니야.”
팔을 좀 더 꽉 잡았다.
“아니긴. 네가 무슨 힘으로 도와줄 건데? 어떻게 도와줄 건데? 넌 나 못 도와줘.”
“…도울 거야.”
“그러니까! 무슨 힘으로!”
그녀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졌다. 높아지는 목소리와 함께 주먹을 꽉 쥔 그녀의 손이 떨려왔다. 그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서 떨리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떨리던 손은 흠칫 놀랐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민구를 바라봤다. 빨갛게 부어오른 큰 눈에 눈물이 툭 떨어졌다.
“… 우리 집으로 가자.”
그녀는 눈을 꾹 감았다가 떴다. 제멋대로 차오르는 눈물이 싫은 듯 눈을 찌푸렸다.
“경찰에 신고하자.”
“신고하면? 그 뒤로는? 난 어떡하라고.”
“우리 집에서 살면 되잖아.”
“너, 지금 그게 말이 되는 소리야?”
그녀는 허, 하고 기가 막힌다는 듯 숨을 뱉었다.
“말이 되게 하면 되지.”
민구는 그녀의 손을 꽉 잡고 자신의 집이 있는 방향으로 끌고 갔다. 가기 싫다는 그녀의 손을 꽉 잡고 단호히 발을 내디뎠다. 몇 분 동안 그렇게 둘이 실랑이를 하고 나서야 민희는 포기했다. 그리고 투덜거리면서 그의 뒤를 따랐다. 손이 꽉 붙잡힌 채.
시린 눈발에 맞닿은 두 손만 따뜻했다.

“어디 나돌아 댕기길래 지금까지 집도 안 기어들어 오고 이놈의 시ㄲ, 너 얼굴이 왜 그래!”
정화는 아들내미의 얼굴을 두 손으로 붙잡고 상처 난 부위를 살폈다. 오른쪽 얼굴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정화는 바깥으로 튀어나와간 심장을 겨우 다시 주워 정신을 차리고 아들을 꾸짖었다.
“엄마가 늘 조심하라 했어 안 했어! 어? 어디 계단을 얼굴로 굴러온 것처럼 다쳐왔어!”
“안녕하세요..”
그의 그림자 뒤에 서 있던 민희는 정화의 앞으로 나와 깍듯이 90도로 인사했다.
집안 기둥 장남이 하루아침에, 멀끔한 얼굴을 다쳐온 것도 깜짝 놀라 자빠질 만한 일인데, 그 옆에 모르는 여자친구를 데려오자 민구의 엄마, 유정화는 한 번 더 깜짝 놀랐다. 세 번 놀랐다간 심장이 남아나질 않을 것 같았다. 그리고 조금 전 자신의 구수한 말투에 살짝 민망해 목을 가다듬었다.
“어..너 이 자식, 손님이 있으면 있다고 먼저 빨리 얘기해야지.”
어두운 데서 있을 땐 정확히 보이지 않았는데, 집 안으로 데려오니 민희의 얼굴도 엉망이었다. 대체 무슨 상황인지 정화는 아들에게 눈짓으로 물었다. 하지만 민구는 잠시 망설였다. 데려오긴 했지만.. 이런 문제를 자신이 막말해도 될지 고민이 되었기 때문이다.
“뭐야? 오빠 여자친구 데려왔어?”
“오빠 주제에 여자친구가 있다고?”
정화의 뒤로 작은 여자애 두 명이 삐죽 튀어나왔다. 그녀들은 민구의 여동생 권 민아, 권민지였다.

“…”
“…”
“야.”
“응?”
민구는 이어폰을 끼고 휴대폰 게임을 하다 고개를 돌렸다.
“너 지금 뭐하는 거야.”
민희는 이제 질린다는 얼굴을 했다. 망부석처럼 버티고 서 있는 민구탓이었다. 민희는 평소처럼 공부를 하기 위해, 그리고 잠시나마 피신을 위해 학교에 남았다. 오늘은 더욱 그래야만 했다. 아빠의 반응이 어떨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처음으로 집에 안들어갔으니.. 어젯밤부터 오늘까지 수십 통의 전화가 왔지만 받지 않았다. 문자 하나만 보내놓았다.
‘나 오늘 친구집에서 자고 갈거야.’
정신없던 휴대폰이 더 미친듯이 울려서 결국 전원을 꺼버렸다. 전원 버튼을 끄는 순간 두려움이 밀려왔다. 하지만 방법이 없었다.
“너 기다리는 중인데.”
민구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왜 기다리냐고.”
민희는 어이가 없었다.
“우리 집 같이 가자고.”
“아니! 너 진짜 왜 이래! 신경 쓰지 마라니까?”
민희는 답답해 미칠 지경이었다. 오늘 그는 온종일 그녀의 옆에서 떨어지질 않았다. 접착제로 딱 붙여놓은 것처럼 아주 그녀의 주위에 서거나 앉아서 보초를 섰다. 그리고 그들에 대해 속닥거리는 사람들이 보이면 눈치를 주었다.
더 신경 쓰였다. 시선이 더 몰렸기 때문이다. 소문의 주인공 두 명이 딱 붙어 있으니, 호기심 많은 이들에게 더 맛있는 미끼를 던져둔 꼴이었다.
“어떻게 그래.”
민구는 이어폰 두 개다 귀에서 빼냈다. 그리고 민희를 바라봤다. 말하지 않아도 저 눈빛이 말했다. 민구는 쉽게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
“어제 계속 생각해봤는데….”
민희는 아픈 머리를 붙잡고 그를 흘겨보았다.
“뭘.”
민희는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온종일 그가 눈 앞에 있으니, 그의 상처도 온종일 눈에 들어왔다. 내 탓이면서도 내 탓이 아닌 상처에 죄책감이 몰렸다. 그렇기에 더 그를 끌어들이기 싫었다. 마음이 아프고 괴롭더라도 다른 사람처럼 차라리 모른 척 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죄책감보단 나았다.
“어제 엄마랑 얘기해봤어.”
“뭐?”
민희는 황당했다. 그의 집에 갔을 때 아무 말 하지 않길래, 안심했는데.
“너 뭐하는 거야! 왜 남의 집 일을 멋대로…”
“같이 해결할 방법을 찾아보자고 하셨어. 이대로 모른 척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연필을 쥔 손이 떨렸다. 심장이 쿵쿵 뛰었다.
“..너..왜 이렇게까지 해? 나랑 그렇게 친한 것도 아니었잖아. 게다가…. 어제 너도 맞았잖아. 나 때문에… ”
“너 때문 아니야.”
“…”
“민희야. 신고하자.”
그의 목소리는 단호했지만 따뜻했다.
“희망 갖기 싫어..”
괜히 했다가 더 큰 실망이 있다면? 만약, 그렇게 된다면 난 정말 이번엔 못 버틸 거야.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뱉을 수 없어 애꿎은 입술만 깨물었다. 어제부터 하도 깨물고, 게다가 건조한 날씨까지 힘입어 부르트고 까졌다. 혀가 상처 난 부위에 살짝만 닿아도 쓰라렸다.
“…”
민희와 민구는 둘다 미간을 찌푸렸다. 한 사람은 두려움이 더 익숙했다. 그래서 두려움보단 용기가 더 무서웠다. 긍정이 깨지는 순간이 부정보다 더 아픈법이다.
다른 한명은 눈 앞의 사람이 안쓰럽고, 아프고 슬퍼서 도저히 내버려둘 수 없었다.




이후로의 1년이란 시간은 폭풍 속에 일어난 산사태보다 더 혼란스러웠다. 어떻게 지나갔는지 어떻게 견뎌냈는지 모를 지경이던 시간. 다시 생각해도 눈을 가리고 숨어버리고 싶던 그 시간.
민희는 결국 민구의 손을 잡았다.
그놈의 핏줄 그놈의 가족이 뭐라고 깔끔하게 떨쳐내기는 정말 쉽지 않았다. 평온을 되찾기까지 많은 위기가 있었다. 그때마다 민구는 그녀의 손을 놓지 않았다. 민희는 늘 불안정한 그 시기에 늘 물음을 가슴속에 품었다. 왜 이렇게까지 넌 날 도우려 할까. 왜?
처음 그녀의 손을 잡고 뛰던 그 날처럼. 민구는 늘 민희의 손을 꽉 잡았다. 흔들릴 때도 포기하려 할 때도 언제나, 평생 그럴 수 있을 것처럼.

“야, 너 왜 맨날 자! 일어나. 멍청아!”
민구는 그녀의 뒷자리에서 민희를 방패 삼아 고개를 푹 숙인 채 졸았다. 그러다가 수업이 끝나고도 정신을 못 차려 그녀에게 들켜서 혼이 났다.
“졸리단 말이야..”
민구는 책상에 얼굴을 박은 채 꿍얼거렸다.
“그러게 일찍 자라니까, 어휴. 너 이래서 나랑 같은 대학교 가겠냐?”
민희는 그의 정수리를 손가락으로 콕 찌르며 투덜거렸다. 센 힘이 아니었는데도 바늘에 찔린 것 같은 느낌에 화들짝 놀랐다.
두 사람은 시골 중학교를 졸업하고 난 뒤 같은 학교, 기숙사가 딸린 학교로 입학했다. 민희는 장학생으로 들어갔다. 민구는 민희 덕에 거의거의 턱걸이로.
“..우리 아직 고1인데.”
“바보야. 대학입시는 고1 때부터 시작이거든! 중학교 때랑 완전 다르단 말이야. 오늘부터 너 나랑 공부 시작하자. 일주일 계획 딱 짜서! 잠자는 것도 똑같이 자고, 똑같이 일어나서 아침도 먹고 해야 해. 내일부터 아침에 전화할 거야.”
“악. 집 나왔는데도 눈앞에 엄마가 있어….”
민구는 괴로운 듯 끙끙거리며 얼굴 박고 있던 교과서를 자신의 머리 위에 덮었다.
“어머니한테 약속드렸단 말이야. 너 대학 보내기로.”
민희는 그의 머리 위에 올라간 교과서를 들어 챠라락 펼쳐 보았다. 역시…. 존다고 필기가 아주 자유분방 난리 났네.
“이 정도면 내가 다리 위에서 주워온 아들이고 네가 우리 엄마 친딸이다.”
“헛소리하지 말고. 자, 그전 수업 필기 똑바로 안 했네. 내꺼 봐. 이번만 보여주는 거야. 다음에도 졸면 얄쨜 없어!”
말투는 엄했지만, 그녀에 입가에 물든 미소는 떠나지 않았다. 민구는 체념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교과서를 받아보았다.
“둘이 진짜 사귀는 사이 아니야..?”
그 둘을 흥미롭게 지켜보던 옆자리 허유정이 말했다. 아주 의심스럽다는 눈초리로.
“무슨 소리야. 그런 거 아니야.”
민희는 얼굴을 굳히고 전혀 아니라며 손을 휘휘 저었다. 그걸 본 민구의 표정은 미묘하다.
“그럼 어떻게 그렇게 둘이 친해? 아직 학기 초반인데. 소꿉친구? 아, 드라마에서 나오는 소꿉친구 남사친! 그런 거?”
방금 그녀의 말을 본다면 학기 초반, 그들은 입학한지 한 달도 안 된 채였다.
둘은 서로 다른 사람과는 말을 잘 섞지 않았다. 민구는 쪼끔 소심한 성격 때문이었지만 어쩐지 민희는 중학교때와는 다르게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았다.
방금처럼 사교성 좋게 말을 걸어온 유정에게도 민희는 조금 냉담했다. 민구는 신경이 쓰였다. 자기야 원래 친구가 많지 않은 사람이지만 민희는 달랐다. 명랑하고 사교성이 좋았다..
무덤덤한 말투와 무덤덤한 표정에 유정은 조금 멋쩍은 듯 웃었다. 그리고 다른 자리에 자기 친구들에게 가서 수다를 떨었다.
“야.”
민구는 등을 돌리고 있던 민희를 불렀다.
“왜?”
민아는 고개를 돌렸다.
“너 쟤 별로야?”
“응? 아니?”
“근데 왜 그렇게 냉정하게 그래.”
“그냥.. 별로 친해지고 싶지 않아서.”
“왜? 성격 좋아 보이던데..”
“…난 너만 있으면 돼.”
민희는 낮게 읊조리고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빨리 너 그게 써! 미리 써놔야 다른 것도 하지.”
“알겠어. 한다…”
빼곡히 정리된 그녀의 교과서를 보았다. 글자 토시 하나 또박또박 안 쓰여 진 것이 없다.
10분의 쉬는 시간이 끝날 때까지 두 사람은 말없이 연필과 지우개만 바쁘게 움직였다.

“…”
띠리링-
“…”
띠리링-
민구는 푹신한 침대에 박은 얼굴을 옆으로 돌렸다. 그리고 정말 그냥 끄고 자 버리고 싶은 휴대폰 화면을 봤다. 아침6시. 전화한다더니…. 정말 전화했네.

민희는 남자 기숙사 앞에 서서 휴대폰만 든 채 그 앞을 종종 뛰어다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민구는 얼굴에 피곤이라는 글자를 쓴 채 미적미적 걸어나왔다.
“왜 이렇게 늦게 나와!”
민희는 민구에게 달려갔다.
“진짜 6시에 깨우니.. 봐라! 지금 운동장에 안개 낀 거! 지금 새벽이야.”
“중학교땐 지금 일어나서 준비했잖아, 새삼스럽게.”
“그때는 시골이었잖아.. 학교도 멀었고.”
“갑자기 늦게 자고 그러면 몸 균형 무너진다고 그랬어.”
“누가!”
“어머니가.”
“…”
“자자, 운동장 한 바퀴 걸으면 잠깨!”
민희는 상태가 부스스한 민구의 오른팔을 끌고 운동장으로 이끌었다. 민구는 민희가 이끄는 대로 터덜터덜 힘없이 따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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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1-01-23 00:31 | 조회 : 937 목록
작가의 말
최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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