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란의 입학시험 (完)

"정말로.... 아예 방법이 없는 거야?"
"아직 내 몸도 멀쩡하고 일단 공격은 계속 시도해 보겠지만, 아까와 같은 무모한 짓은 못 한다. 제길, 저 녀석만 쓰러트리면 되는데...."

브론의 질문에 장건영이 방패를 꽉 쥐면서 분하다는 듯 거대 골렘을 노려봤다. 그러나 직후, 딱히 그 시선을 알아챈 것은 아니겠지만 그것이 갑자기 그쪽으로 고개를 홱 돌리더니, 갑자기 그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제길, 흙먼지가 가라앉아서 우리가 여기 있는 걸 눈치챈 건가! 어이, 빨리 튀자!"
"으읏.... 다, 다리가...."

브론 또한 골렘의 무시무시한 기백을 뒤에 두고 서둘러 일어나려고 했지만, 부상을 입은 다리는 그녀의 행동을 계속해서 방해한다.
겨우 그녀가 자신의 무기를 지팡이 삼아 일어났지만, 현재 상태인 그녀의 속도로는 뒤의 골렘에게 따라잡힐 공산이 컸다.

"아오, 진짜! 정말로 사람 귀찮게 만드는구먼!"

어쩔 수 없이 장건영은 방패를 등에다 메고, 그녀를 자신의 두꺼운 팔로 안아 올렸다. 당연히 멘붕에 빠진 브론은 크게 소리쳤지만.

"-?! 무, 무슨 짓이야, 장건영!"
"지금은 그럴 시간이 없다고, 빨리 도망가야 해!"

그의 말에 브론이 고개를 돌리자 벌써 그것이 장건영의 뒤에 바짝 붙어서 쫓아오는 중이었다. 게다가 자세히 그것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으면, 어딘가 격앙된 모습으로까지 보이기도 했다.

"도, 도대체 왜 저렇게 화가 난 거야?"
"당연히 자기의 팔을 떨어트린 녀석을 너 같으면 가만 놔둘 것 같냐?! 헛소리 그만하고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봐!"
"아직도 저 거대한 걸 쓰러트릴 생각이야?"
"당연하지! 저런 것 따위한테 져버릴 바에는 차라리 혀를 깨물고 죽어버리는 게 훨씬 낫겠다! 그것보다 다시 뒤에서 주먹이 날아오니까 정신 차려!"

어느새 바로 뒤에까지 접근해온 거대 골렘은 슬며시 왼쪽 파츠의 팔을 올리더니, 아까의 참상을 반복하려는 듯이 그것을 다시 아래로 하강시킨다. 그 주먹에 담긴 의도는 마치 절대적인 파괴를 목표로 하려는 것처럼 매우 과격하고 공격적이었다.

"장건영, 혹시 저건 네 방패로 못 막는 거야?"
"야, 저건 내가 아까 막은 그런 작은 골렘에 비할 바가 안 돼. 게다가 조금 전, 조금 빗나갔을 때의 여파도 그만큼이었는데 그걸 내가 직접 몸으로 버티라고? 그냥 죽으라는 말이잖냐!"
"그, 그 정도였어, 저 골렘은? 그렇다면 지금 우리 어떡해야 해?"
"어떡하긴 뭘 어떡해! 제대로 망한 거지!"

그런 급박한 대화 중에도 점점 더 바닥과 가까워지는 거대한 주먹.

이제 곧 머지않아 그 주먹이 그들이 밟고 있는 바닥을 향해 떨어지면서 매우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 분명했다. 이번에는 아까랑은 다르게 직접적으로 신체에 타격을 줄 테니 한 대만 맞아도 바로 게임 끝이다.

"자, 과연.... 이 시험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요. 저번보다 많아진 인재들과 7각성의 절체절명의 위기! 도대체 어떻게 끝나게 될지, 저는 예상도 할 수 없네요."
"보통 이렇게 되면 사실상 결말이 났다고 봐야지. 무기의 상태도 엉망이고, 한정된 체력과 크고 작은 부상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길 수가 없는 적. 학생들로서는 절망만 생길 뿐이니까."

실제로 시험관들이 아무리 둘러봐도 이 상황을 타개할 만한 학생은 여기에 없었다. 즉, 완전히 체크메이트.

"음, 역시 다른 인재들은 제 1 시험장과 제 2 시험장에 몰려있는 걸까. 여기 제 3 시험장에서 자네들이 뽑을 학생들은 많이 없겠구먼."
"하아.... 결국, 꽝이라는 거네요."
"....."

결국, 시험관들이 최종적으로 내린 학생들의 상태는 부적합. 별 기대도 하지 않고 일말의 희망만을 남겨둔 채, 그들은 상황을 지켜봤다.

"자, 그럼 이제 슬슬 포션의 준비를-"

{...!}

문 선생이 시험이 끝나고 다른 학생들에게 건네줄 포션의 준비를 하러 갔던 그때, 골렘이 아래쪽으로 움직이던 왼쪽 팔을 긴급히 멈추더니, 재빨리 그 팔을 위로 들어 올렸다.


-푸슉


그러자 어디선가 나타난 화살이 빠른 속도로 골렘의 왼쪽 팔에 좁고 깊게 꽂혔다. 만약 이 골렘이 팔을 들어 방어하지 않았더라면 정확히 오른쪽의 눈에 꽂혔을 일격, 그것도 매우 정밀하고 섬세하게 다루어진 화살이었다.

{...!}

"뭐야! 저 골렘, 왜 갑자기 공격을 멈춘 거냐?"
"자세히 보니까 저 골렘의 팔에 화살이 꽂혀있는데.... 도대체 누가 쏜 거지?"

뒤에서 쫓기는 입장이었던 둘로서는 그것의 이변을 알아채기가 쉬웠다. 곧 현상의 원인을 알아내고는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으며 그리고 곧, 화살을 쏜 학생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저, 저 녀석은...."
"정안섭? 도대체 그 몸으로 어떻게 일어난 거지?"

멀리서 그 골렘에게 화살을 쏜 연두색 머리카락을 지닌 한 남학생.
그의 몸은 멀리서 봐도 온전한 상태가 아니었지만, 그런데도 그의 자세는 완벽한 사격 자세를 이루고 있었다.

"하아, 하아...."

역시 그도 자신의 몸을 직접 다루기 힘든 것인지, 연신 힘겨운 한숨을 토해내면서 눈앞의 골렘에게로 다시 한번 활시위를 당겼다. 그 자세 또한 활을 든 다른 학생들과 비교해봐도 나쁘지 않고, 오히려 더욱 훌륭한 수준이었다.

"정안섭 저 녀석, 활 또한 사용할 수 있는 건가. 저 무기는 익숙해지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텐데."
"게다가 저 거대 골렘이 저렇게나 과민반응할 정도라면.... 이거, 충분히 승산 있는 싸움이 아닐까?"

거대 골렘이 활을 사용하는 다른 학생들을 견제하지 않는 까닭은 그야말로 크기가 압도적이기 때문이었다. 타 골렘들에 비하면 맞춰야 하는 표적의 위치인 얼굴 근처까지도 화살이 못가거나 빗나가므로 견제할 필요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방금, 거대 골렘은 그의 화살에서 위협을 느꼈다.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눈을 노릴 수 있는 원거리 무기 사용자는 매우 거슬리는 법이다. 곧바로 표적을 눈앞의 둘에게서 정안섭으로 바꾸었다.

"얘들아, 지금이야. 빨리 도망가! 저 골렘은 내가 맡을게!"

멀리서 정안섭이 그들에게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그의 외침은 그 둘만이 아닌 다른 학생들에게 말하는 것이기도 했다. 여기는 내가 맡겠다고.

(적어도 너희들의 짐은 되지 않겠어.)

"자, 남은 시간 2분! 슬슬 마음먹어라! 여기서 어떻게 할 것인지를 잘 고민해야 할 거다!"

그때, 박 선생의 재촉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그의 말은 이때가 이번 시험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말이다.

{.....}

거대 골렘은 눈앞의 정안섭을 똑바로 응시하는 중이었다. 아직은 그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서로 견제를 하는 중이라 할 수 있겠다. 그 와중에도 정안섭은 거대 골렘을 분석하고 있었다.

(...지금 내가 화살을 쏘길 기다리고 있는 건가? 그때를 노려서 달려오려고? 역시나 이 골렘, 아까까지 상대했던 다른 골렘들과 같은 존재가 아닌 것 같아. 아까까지의 움직임을 아무리 지켜봐도 저건 골렘 스스로가 할 수 있는 움직임이 아니야.)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계속 자가 치유를 하면서 그가 거대 골렘을 지켜봤던 결과, 저것이 절대 저렇게 행동할 수 없다고 판단을 내렸다. 그렇다면 누군가에 의해 직접 조종받고 있다는 뜻.

(그렇다고 하면 그 어느 때보다 행동을 신중히 해야겠네. 이 화살을 한 번 쏘고 나면 다시 장전하는 데에 지금 몸 상태로는 오래 걸릴 테니까. 그 사이에 저 골렘이 공격한다면 바로 끝이야.)

서로 대치 상황이던 그때, 아무런 징조도 없이 거대 골렘이 앞으로 빠르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저 크기에 원래대로의 속도라면 금방이라도 이곳에 도달하겠지만, 다리에 간 금 덕분인지 생각보다는 빠르지 않다. 이 정도 속도라면 최소 두 발 정도는 쏠 수 있겠다고 다시 판단을 조정하는 정안섭.

"이잇-!"

곧바로 괴로운 몸 상태를 견디고서 활시위를 놓았다. 활대의 탄성을 받아 곧게 날아간 화살은 그것을 완전히 파괴하려는 듯 빠른 속도로 골렘을 향해 날아갔다.
하지만 그 모든 행동을 예측하였던 골렘은 두꺼운 왼쪽 팔을 휘둘러 오히려 화살을 아예 박살 내버렸다.

"-!"
"정안섭, 저 골렘은 그걸 노린 거야! 위협을 주면 곧바로 화살을 쏜다는 걸 알고 있던 거라고!"

브론이 멀리서 설명하지만, 이미 그걸 알았다고 해도 갑자기 벌어진 상황의 대처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가 하고 있던 예상과는 한참 다른 전개. 그는 당황한 나머지 들고 있던 화살통도 떨어트려 버렸다.

{...씨익}

또다시 그것이 비웃는 소리가 낮게나마 들렸다. 역시 저런 발상을 하고 웃고 있는 것을 보니, 이 골렘을 조종하고 있는 자는 학생들을 괴롭히기 좋아하는 변태 사디스트가 틀림없을 것이다.

"아, 이러-"

재빨리 바닥에 놓쳐버린 화살통을 주워보지만, 고개를 올려보면 이미 골렘은 그의 앞까지 와있는 상태. 거대한 그림자가 그의 몸을 모두 까맣게 물들여간다. 바로 위에는 하나의 붉은 빛이 그의 경악한 얼굴을 마주 보고 있다.

이 상태에서 피하는 것은 지금의 피투성이인 몸 상태로는 불가능. 그렇다고 해서 막는 것도 가능할 리가 없다. 바로 위에서는 왼쪽 주먹이 떨어지려고 일찌감치 대기 중이다.

순간, 아마도 환청이겠지만 정안섭에 골렘의 목소리가 얼핏 들려온 것 같았다.


{-여기서, 끝이다. 쉬어라.}


또다시 그를 포기하게 만드는 잔인한 말. 그리고 공교롭게도 자신의 인생에서 제일 많이 들어본 최악의 말이었다.

어떻게든 그들에게 짐이 되기 싫어서 노력했건만, 결국은 이렇게 다시 한번 똑같은 골렘에게 당하다니.

(...분해, 너무나도 분해.)

항상 이렇게 뒤의 끝맺음이 좋지 않았다. 자신의 인생은.
얼마나 노력을 가하더라도 결국은 이렇게 좋지 않게 끝난다. 이미 그에게는 전의가 보이지 않았고, 곧 털썩 주저앉았다.

(다른 애들을 구하려고 해도, 결국은 이렇게....)

지금의 그의 마음이 어떻게 되든 상관도 하지 않은 채, 골렘은 자신의 팔을 기계적으로 아래로 떨어트린다. 그런 그가 마지막으로 든 생각은 하나.

(미안해, --. 결국은 나도-)












"-이봐, 누구 마음대로 끝내는 거냐! <분노의 주먹>!"


-콰과과광!!!


{-?!?!?!}

"정안섭, 지금이야! 저기서 장건영이 시간을 끌고 있을 때, 빨리!"

그가 모든 걸 포기하려던 그때, 역대급으로 거대한 폭발음이 들린 후에 거대 골렘의 균형이 점점 무너지기 시작했다.

아직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가 주저앉아 있자, 옆에서 브론이 그에게 오더니 재빨리 그의 어깨를 부축하기 시작한다. 그녀의 다리에 나 있던 상처 부위는 천으로 묶여있었다. 그녀 또한 다리가 성치 않을 텐데.

"어, 어떻게 여기까지...."
"장건영이 너를 구하겠다고 달려갔어. 자기 말로는 저 골렘을 쓰러트려야 하니 구해야 한다나, 뭐라나. 어쨌든 우리에게 힘을 보태줄 수 있겠어, 정안섭?"

브론의 말을 듣고 정안섭이 눈앞에서 장건영과 골렘의 전투를 힐끔 한 번 쳐다봤다. 서로 진짜 하나가 쓰러질 때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지금은 장건영이 최대한 버텨주겠다고 했어. 하지만 아무리 쟤라고 해도 저 골렘의 얼굴 부분까지 공격이 닿지는 않을 테니 원거리 공격 수단을 가진 네가 있어야 해. 부디 부탁할 수 있을까?"
"...당연하지."

저렇게까지 죽을 듯한 표정으로 버티면 거절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리가 없다. 그리고 저 거대하고 얄미운 골렘에게 어떻게든 한 방 먹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다시 전의가 불타오르게 된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저 골렘은 쓰러트려야지. 안 그래?"
"좋아, 그런 마인드야! 아까의 우울한 표정보다는 지금의 표정이 훨씬 낫다고!"

브론의 말에 자신이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지만, 지금은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1초라도 빨리 준비를 해야 한다.

"조금 전, 다른 애들도 사용했던 <가속의 화살>과 <가속>을 같이 이용해서 저 골렘을 쓰러트리면 되는 거지? 좋아, 그럼 지금이라도 빨리해 보이겠어."

.......

"하앗, 젠장! 항상 나는 손해 보는 역할이라니까!"

계속해서 자신의 방패로 골렘의 공격을 방어하는 장건영.
다행히도 이 방패는 마도구인 만큼 절륜한 내구도를 자랑했지만, 문제는 자신의 체력과 그 여파였다. 한쪽 팔만 남았다고 해도 규모가 규모인 만큼, 그 위력 또한 만만치 않다. 한 번 막아낼 때마다 팔이 저릿하고 다리가 아파졌다.

"젠장, 너희들. 아직이냐!"
"조금만 더 기다려줘! 지금 정안섭이 준비하고 있으니까!"

브론의 말에 따르면, 정안섭은 무려 E급 마법인 <가속>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도 몇 번씩 정안섭이 갑자기 빨라진 모습을 보긴 했지만, 그래도 벌써 그 정도의 마법을 사용할 수 있을 줄은 몰랐다.

(솔직히 좀 질투도 났지만, 우선은 때가 때이니까.)

어쨌든 그것을 이용하여 <가속의 화살>과 <가속>을 연계하여 쏘면 더욱더 강력한 위력이 나온다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만약 이것에 성공하게 된다면, 저 골렘이 방어한다고 해도 통째로 꿰뚫을 수가 있다는 주장이었다.

(쳇, 내가 직접 쓰러트리는 것은 아니지만, 저런 시시한 사격보다는 나의 이 절륜한 방어 능력을 뽐내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해서 버틴다는 말을 하긴 했지만, 생각보다도 더 거슬리는 작업이구먼.)

단순한 골렘이라고 생각했었던 지난날의 자신이 바보같이 느껴졌다. 싸움에 익숙한 몸놀림, 강력한 일격에 걸맞은 엄청난 방어 능력, 자신의 움직임을 꿰뚫는 듯한 눈빛. 분명히 어디선가 느껴본 적이 있는 대전이었다.

"아아, 생각하는 것은 귀찮다고! 좀 쓰러져라!"

겸사겸사 그가 쓰러트릴 수 있다면 당장이라도 그러겠지만, 저 멀리에 있는 눈을 공격할 수단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팔은 아까랑은 다르게 하나였지만, 그만큼 자신의 방어 능력을 높여갔다. 일단 자신의 팔을 날려버린 장건영은 위협적인 존재겠지.

"이제 다 됐어, 장건영! 그 골렘 좀 잡아줘!"
"뭣-!"

그때, 저 멀리서 다가오는 브론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로서는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건넨 한 마디였겠지만, 지금도 계속 체력을 소모하는 그로서는 지옥에서 온 목소리로 들린다.

"야! 내가 이 녀석을 상대로 잡아주겠다고 한 적이 있냐! 지금까지 버티는 것만으로도 힘들었다고, 이런 슬라임 같은 자식아!"
"아아, 이상한 말은 다음에 하고 우선 지금은 내 말에 제발 좀 따라줘! 이제 벌써 40초밖에 안 남았단 말이야!"
"아아, 제길! 그나마 이 방법이 리스크가 적어서 같이 어울려줬건만, 다음에 내가 이런 작전을 같이할까 보냐! 이번뿐이다!"

말로는 툴툴거려도 우선 그녀의 말대로 골렘의 팔을 방패를 이용하여 바닥으로 흘리는 장건영. 그 덕분에 한가득 흙먼지가 온 시험장에 퍼져나갔다.

"지, 지금 일이 어떻게 되가는 거지? 이번에는 왜 이렇게 더 뿌옇게 된 거냐?"
"아, 앞이 아예 안 보이는데요?"

그러나 이번에는 이상하게 흙먼지에 하얀색의 기체 같은 것이 섞여서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그 상황에 있는 둘 다 그런 것에 신경도 쓰지 않은 채, 곧바로 브론과 장건영은 각자 골렘의 다리 쪽으로 흩어지더니 그것에 공격을 가하기 시작한다.

"<분노의 주먹>!"
"<창격>!"

{-??!!?!!?!}

아주 완전히 당황한 듯한 골렘이 밑을 내려봤지만, 이미 늦은 상태였다. 골렘의 중심이 서서히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자, 이제 분량 좀 그만 잡아먹고 좀 죽어버려라. 이러다가 정들겠어, 우리."
"정안섭, 지금이야!"
"...<가속의 화살>!"

그가 당긴 활시위에 놓인 화살에는 <가속의 화살>이라는 마법이 부여된 상태였다. 그리고 그것에 끝나지 않고 곧바로 정안섭은 또 다른 마법을 사용한다.

"<가속>-!"

그는 또 하나의 준비된 마법을 사용한 후에 즉시 활시위를 놓았다.
그러자 다시 한번 골렘은 재빨리 바닥에서 팔을 파내더니, 방어 자세를 취했다. 균형이 무너져도 이런 행동을 계속하는 골렘에 짜증 난 장건영이 팔에 끼고 있던 방패를 빼면서 골렘에게로 세게 던진다.

"우리가 똑같은 수법에 또 당할 것 같냐? 이거나 먹어라!"

{!!!}

정확히 왼쪽 팔에 맞은 골렘의 방어 자세가 무너졌다. 그리고 곧바로 화살이 그것을 향해 꽂히면서 폭발음이 일어난다.
활을 쏘자마자 지쳐 쓰러지는 정안섭이 멀리서도 보였다. 만약 이 방법이 실패했다면 더는 기회가 주어지지도 않고, 그대로 시험 종료일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학생들이 골렘을 전부 쓰러트린 건가?"
"....."

흙먼지와 뿌옇게 낀 기체로 인해 중요한 장면으로 보지 못한 시험관들이 모두 가만히 그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이미 제한 시간은 전부 흘러간 상태. 과연 결과가 어떻게 된 것일까.

"하아, 하아. 정안섭이 성공한 건가?"
"-제발!"

아직 결과를 알지 못하는 두 사람도 마찬가지로 간절히 점점 걷혀가는 연기를 바라보고만 있다. 곧이어 연기가 거치고 서서히 저 멀리 검은 그림자가 그들의 눈에 비쳐온다.

대충 형상을 보면 알 수 있는 사실 하나는 현재 골렘이 바닥에 누워있다는 것. 하지만 아직도 움직일 수 있을지는 알 수가 없다.

"...우선 이대로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 안 되겠어. 박 선생과 권 선생은 먼저 가서 골렘의 상태를 좀 봐주게. 그리고 장 선생, 자네는 나를 따라 학생들에게 나눠줄 포션을 가지러 가자고."
"예,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일단 시험 종료를 학생들에게 알릴까요?"
"음, 그게 좋겠지. 저들도 이제는 쉬어야 할 테니."

보다 못한 문 선생이 여러 가지 지시를 하고는, 장 선생과 함께 이동했다. 그리고 그가 떠나자마자, 박 선생이 학생들에게 크게 외친다.

"자, 시험 종료! 드디어 2시간이 모두 흘러갔다. 학생들 모두 수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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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10-28 20:08 | 조회 : 337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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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ZXC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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