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했던 그 소년. 감히 칭하자면
첫사랑에 대하여. 마음구석에 고이 박아두었던
푸념이라던가, 그 시절 쏟아내지 못해 고였던 눈물에
대한 감정호소랄까, 뭐 그런거다.
기억은 많다. 우린 누구보다 가까웠던 이른바 불알친구였으니까. 내가 이성애자가 아닌 양성애자라고 깨닫게 해준것도 그 아이 덕 이니까 고맙게 생각해야할까. 뜨거운 볕 아래에 서 있을 때 가장 멋있던 그 애는 당연하게도 까무잡잡한 피부에 스타일을 신경쓰지 않는듯한 짧고 검은머리를 가지고있었다. 키는 나보다 조금 작았던가? 유난히 쿨했던 성격때문에 이성이 아닌 동성에게 더 인기가 많았던 그 친구는 나의 질투를 끌기에 더욱 적합했었다. 반 친구들에게 이름이 아닌 애칭으로 불리는것부터, 자연스럽게 스킨쉽을 하는것까지. 난 당연히 나만 하게 해주는줄 알았지만 가릴것없이 친하게 지내는게 아니꼬왔다.
비교적 평범한 얼굴이였던거에 비해선 여자애들에게 고백도 꽤 받았던걸로 안다. 역시 운동부여서 그런걸까 본인은 전혀 모르는 눈치지만 고백을 받을때마다 나는 다 알고있었는데도 그 애는 아무렇지 않은척 하기위해 애를썼다. 하지만 여자애들과 어울리는걸 본 적이 없어 마음을 받진 않는것같았다. 그럴때마다 나는 작은 기대감을 키워갔다.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걸까 하고. 바보같은 생각이란건 알고있지만 그 작은 꿈이라도 잡지 않으면 몇년의 짝사랑은 아무일도 없었단듯이 잊혀져버릴까 난 손을 놓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