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회장공 + 직원수 (1)





회장공 + 직원수




<승연 시점>


또 시작이다. 매일매일이 지옥같다.

도대체 무슨 미운털이 박혀서 그러는지 날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지 모르겠다.

한달 전, 나는 여러번의 지원서를 제출한 끝에 드디어 NK 그룹에 들어오게 되었다.

사실, 면접관 님이 딱히 나를 거들떠 보지도 않은채 의미심장한 말만 하고 다음날 부터 출근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회장님도 참.. 아무말도 안해주시고..”


나는 고개를 갸우뚱 했지만 뭐, 어렵게 입사한 거니깐 괜찮겠지 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오게 됬는데..


“아! 선배, 또요?”

“하하..미안..나도 위에서 시켜서 하는거라 어쩔수 없어”


정말 위에서 뭘 시킨다는 건지, 사람 죽도록 일만시키는가 싶다


“이거 신고해도 되는거 아닌가요 저 정말 며칠간 야근이라고요 ~~”

“회장님께서 말씀하신 거라 나도 몰.. 헙!”


뭐지, 회장님? 회장님이라고?


“그게 무슨 말이에요? 회장님이라뇨”

“ㅇ..아.. 아니야..”

“회장님이 저한테 일을 다 주신 거에요? 왜..!”

“...승연아, 미안한데 이번일은 못들은 걸로 해주라 회장님도 워낙 칼같은 분이셔서 너한테도 아무말 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그러니깐, 왜 그런건지 이유만 말해줘요”

“자세한건 나도 몰라 팀장님도 회장님 지시라고만 하고 이유는 안 알려줬거든 사실 회장님께서 시킨것도 말하지 말라고 하
셨는데..하하..”


NK회장 강진우, 25살의 나이에 돌아가신 회장님의 자리를 물려받아 회장이 된 사람.

능력 좋고, 얼굴도 잘생겼다고 하고, 무엇보다 그 어린나이에 회장직에서 착실하게 그룹을 이끌고 있으며

게다가 나랑은 2살차이밖에 안나고, 실물을 본적은 없지만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풍긴다는 그 사람?

그 인기많은 회장이 나를? 나르을?


“미치겠네..”


집에 돌아와서 생각을 해도 달라지는건 없었다.


“강진우..강진우라..”


사실 익숙한 이름이긴 했다.

고등학생 시절에 내가 좋다고 따라다니던 2살 어린 남자애가 있었다.

꽤 귀여웠는데 그얘는 나를 정말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애정도 많은 아이였다. 다른 고등학교였음에도 불구하고 매일마다 찾아와 햇살처럼 밝은 웃음을 띠곤 했다.

항상 무표정하게 있었던 나와 달리 웃는얼굴을 하고 있었던 그얘.

고등학교때 꽤 인기가 많았던 나는 친구들과 놀러다니느라 시간이 가면 갈수록 진우와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어져만 갔다.

지금 생각해보니 걔도 참, 어지간히 나를 좋아했나보다.

내가 오지 않는 걸 알면서도 매일 나를 기다렸다.

“...미안해요 형. 마지막으로 할말이 있어요”

나는 그를 데리고 내 집으로 갔다.

“빨리 말해”

“형, 좋아해요. 좋아하고 있어요”


어떻게 집에서 나왔는지 모르겠다.

그냥 집에서 뛰쳐나와 무작정 달려갔다.


“우욱,”


구역질이 나왔다. 남자를? 그것도 나를? 말도안돼 ..

여태껏 그얘와 보냈던 시간이 모두 그에게는 애정의 표시였다는 것을 알고는 저절로 숙연해졌다.

멍청한짓 하지마 유승연, 정신차려.

계속 되내이고 되내어도 머릿속에 나에게 고백하던 그 아이의 표정이 떠올랐다

어쩌면 나는 걔가 나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스스로 아니라고 부정하며 버티고 버티다가, 속에서 터져버린 걸수도,

그렇게 서서히 안에서 곪아져만 갔다.




-




삐비비빅-삐비비빅

탁-

아침이다.


“으윽..으..”


아침은 언제나 고통스럽다.

준비를 하고 회사로 갔다.


“승연씨, 왔어? 일단 회의 갈 준비부터 하지. 자료 정리해왔지?”

“네,주임님 여기..”

“그래 나는 먼저가서 준비하고 있을테니깐 필요한 자료들 정리해서 회의실로 와. 오늘은 회장님도 오신다니깐 준비하고”


드디어 그 잘난 얼굴 좀 볼수 있는 건가

나는 얼른 중요한 자료들을 챙겨 회의실로 갔다.


“아, 빨리 가야겠네”


회사 로비에서 점점 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탁-타탁-

아, 떨어트렸다.

늦었는데, 제길 운도 더럽게 없지

그때, 반대편에 서있던 분이 떨어진 내 자료를 주워주었다.


“아, 감사드려요..”


고개를 들어 그 사람의 얼굴을 봤다.


“안녕, 오랜만이야”


그 사람은 고개를 들어 나를 향해 싱긋 웃어보였다.


“..강진우..?”

“회의실 가는 길이지? 같이 갈까?”


여전히 웃음이 아름다웠다.

12
이번 화 신고 2019-10-27 14:10 | 조회 : 8,905 목록
작가의 말
으자다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