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신탁의 희생양(2)

푸른 하늘에 두가지의 색으로 뒤덥혔다. 검은 색과 하얀 색은 서로를 물어 뜯어며 잡아먹고 잡아먹히며 격렬하게 싸우며 으르렁거렸다. 그것은 절대로 조화할 수 없는 상극의 것들이었기에 당연했다.

검은 박귀의 가죽를 닮은 거대한 날카로운 검은 날개와 매혹적인 정도로 붉은 머리카락이 흩날리며 육감적인 몸매가 드러나는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거대한 창으로 하얀 깃털의 날개를 가진 이들은 하나 하나 쓰러뜨려 나가기 시작했다.

그녀의 검붉은 창에 천사들의 푸른 피로 물들어 본래색을 알아보기 힘들어졌을 광기에 찬 웃음소리를내며 그녀는 천사들을 향해 외쳤다.

“아하하하핫! 보아라! 이 피를! 그대들의 동족들이 나에네 먹힌 이 아름다운 모습을!”

그 모습에 천사들은 공포와 분노에 휩싸였다.

“아스모데우스! 네 이놈!”

천사들의 분노를 쾌락으로 받아들인 그녀, 아스모데우스는 마치 공중에서 춤을 추는 것처럼 달려드는 천사를 완벽하게 반쪽으로 갈라버렸다.

아름다운 얼굴과 붉은 머리카락, 가릴 것 없이 그녀는 푸른 피에 물들었다. 그럴수록 그녀의 하얀 뺨은 더 붉게 물들었다. 악마와는 반대되는 천사의 피에 전신이 타는 듯한 통증과 전기가 통과되는 것같은 감각이 계속되고 있었지만 그 마저도 그녀에게는 쾌락에 불과했다.

“서부에 격노와 정욕의 악마가 올 줄이야. 서부를 완전히 손아귀를 넣을 생각인가?”

그때 한쌍의 날개를 가진 천사들의 사이로 3쌍의 하얀 날개를 가진 수려한 외모의 천사가 나타났다.

“어머, 이게 누구야?”

그의 등장에 아스모데우스의 몸이 본능적으로 움추러 들었으나 이내 그녀는 광기어린 미소를 지으채 창에 묻은 푸른 피를 털어대고 새로운 푸른 피를 묻힐 준비를 하였다.

“귀하신 분이 오셨네?”

“격노와 정욕을 관장하는 악마여. 그대의 존재를 벌하겠다.”

대천사 우리엘은 황금색의 찬란한 화염에 불타는 검을 꺼내들었다. 그러자 아스모데우스는 곧 반로 자신을 막아서는 천사들을 토막내며 우리엘을 향해서 날카로운 창을 겨누려는 순간, 순식간에 우리엘이 검이 그녀의 왼팔을 절단했다.

위기감을 본능적으로 느낀 아스모데우스는 탈출하기 위해 물러서며 권속들을 우리엘을 향해 날렸다. 그리고 빠르게 마력(魔力)를 모아 게이트를 열려고 하자 우리엘은 빠르게 아스모데우스의 권속들을 불의 검으로 태우며 성력(聖力)을 게이트를 향해서 날려보냈지만 아스모데우스는 이미 게이트의 너머로 흘려보내진 뒤였다.

“…쯧.”

우리엘은 가볍게 혀를 차며 불의 검으로 남은 악마들을 가볍게 정리했다.

“…우리엘님.”

심기가 불편해보이는 그에게 2쌍의 날개를 가진 천사가 다가왔다. 그런 천사에게 우리엘은 싸늘하게 말했다.

“격노와 정욕의 악마, 아스모데우스는 마계로 돌아가지 못하였다. 게이트의 좌표를 성력으로 흐트려트렸다.”

그 짧은 사이에 그것까지 해낸 우리엘을 2쌍의 날개를 가진 천사, 시아엘은 존경의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중간계의 어딘가로 떨어질 것이다. 그곳에서는 힘을 얼마 못사용할 테니 중간계의 신탁을 내려.”

“뭐라고 내릴까요?”

우리엘은 시아엘을 내려다보며 천사같지 않은 비틀린 미소를 지으며 명령을 내렸다.

“위대한 뜻이 내려왔으니 악을 처단하라.”

우리엘은 약해질 대로 약해진 일곱 대죄를 관장할 만큼 악한 아스모데우스를 인간들의 손에 죽일 계획이었다.

그의 계획에 시아엘은 감탄하며 고개를 숙였다.

게이트로 도망치다 갑자기 들어온 우리엘의 강력한 성력으로 인해서 아스모데우스는 힘없이 게이트의 너머로 떨어지고 있었다.

불의 검, 태양의 대행검라고 불리우는 검의 의해 잘린 왼팔이 재생되지 않는다. 본래라면 5초정도면 재생될 상처였지만 상성이 나빴다.

‘중간계로 떨어질 거야. 그 영악한 놈이라면 이미 손을 써두겠지.’

그녀는 살기 위한 방법을 여럿 생각해 봤지만 다 실현이 불가능에 가까웠다. 도움을 요청하기에는 다른 악마들이 약해진 아스모데우스를 죽일 가능성이 있어 위험했다. 같은 악마지만 믿을 수 있는 자들은 하나도 없었다. 그것이 악마의 본질이었고 근본이었다.

‘적어도 아이의 모습으로.’

아스모데우스는 어린 소녀의 모습으로 변하며 체내의 마력을 응축시켜 기억과 함께 봉인시켰다. 그래야만 힘을 사용하기 힘든 중간계에서 효율적이게 오래 현신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계약자라도 있었다면 나았겠지만 아스모데우스의 계약자는 그녀의 마력을 견디지 못해 1번 소환하고는 대부분은 바로 즉사하여 그녀는 계약을 포기 하고 있었다.

보능만이 남은 소녀의 모습을한 아스모데우스는 어디선가 익숙하고면서 친밀하지만 미약한 느낌을 감지하였다. 본래라면 눈치채지 못하였겠지만 오로지 본능만이 남았기에 감각이 예리하고 예민해져 그녀는 알 수 있었다.

이 느낌을 따라가야 한다고.

직감에 따라 힘겹게 그녀에게 남겨진 마력으로 숨막히는 중간계에서 유일하게 편아하게 느껴지는 감각을 쫒아 이동하다 마력이 다해 본능만이 남은 그녀는 현관문 앞에서 기절했다.

다시 눈을 뜬 것은 그 익숙하고 친밀한 감각이 가까워진것을 감지한 본능에 의해서였다.

그를 본 순간 보능만이 남은 아스모데우스의 마력이 응축된 작은 심장이 쿵쿵 울리기 시작했다.

‘저것이 가지고 싶다.’

그렇게 본능이 외쳤다. 하지만 동시에.

‘안돼. 저건 그런 취급을 받아서는 안되는거야.’

처음으로 아스모데우스는 자신이 아닌 무언가를 위해서 본능은 본능을 억눌렀다.

‘이것을, 이 감정을 인간들을 뭐라고 부르더라?’

혈연이기에 애틋해질 수 밖에 없는 인간의 그 이상한 유대감으로 비롯된 애정.

아, 이건.

“아빠!”

그녀는 그를 향해서 달려가서 그를 꼭 안았다. 접촉하니 더욱 선명하게 느껴지는 느낌에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무표정한 얼굴이 좋았다. 지옥의 악마들은 모두 미형이었고 아스모데우스 본인도 엄청난 미인이었지만 그녀의 눈에는 정말로 그가 아름다워보였다. 황홀했다. 달콤한 감각이 소름끼치게 좋았다.

“…그래.”

어쩔 수 없다는 듯한 무표정한 얼굴이 아스모데우스의 머리카락을 투박하지만 조심스럽게 쓰다듬어주었다. 그 손길을 받기 위해서 무엇이든, 정말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처럼 기분이 좋은 감각이었다.

“신기하네.”

정말, 정말로 그의 말대로 신기했다.

…그런데.

‘더러운 것. 내 소중한 것에 더러운게 있어!’

그의 손에서 분명한 천사의 마법진이 느껴졌다.

“그런데 아빠, 더러운거 묻히고 왔어!”

그것은 절대로 그에게 좋은 것이 아니었다. 그의 생명력을 빨아먹는 기생충과 같은 천사들의 마법진이 었다.

‘약해. 저건 약하니까 내가 지켜야해. 저걸 없애야해.’

그런데, 그렇게 하기위해서는 넘어가야해. 이곳에는 할 수 없어.

아스모데우스는 자신의 손을 잡은 그의 손을 보면서 편안해짐과 동시에 느껴지는 불쾌감의 괴리에 미간을 좁혔다.

그는 아스모데우스를 방에 대려다주었다. 그리고는 어딘가로 가려고 나섰다.

“싫어, 아빠랑 있을래!”

본능적으로 그가 떨어지는 것이 싫었다. 악마가 싫어하는 천사의 것을 묻힌 것이라도 그의 곁이 좋았다.

“방에 있어줄래? 부탁이야.”

그런데, 저 목소리에 그런 마음이 눈 녹듯이 흘러내리며 다른 따뜻한 것으로 채워주는 저 음성에 강제성은 없었지만 그가 말했다는 이유 단 하나 만으로 그러고 싶어졌다.

문앞에 서서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아스모데우스의 얼굴의 마치 정말 부모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소녀처럼 밝았다. 그가 주는 감각이 가까워질때를 감지한 아스모데우스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피어났다. 덜 마른 머리로 손님방의 방문이 열리자 아스모데우스가 그의 품으로 파고 들어 안겼다.

따뜻하고 촉촉한 그도 그저 좋았다.

“아빠!”

그는 씻고 온듯 했다. 그런데 더러운건 여전히 그대로였다. 역시 그가 스스로 저것을 치우는 것은 불가능한듯 했다. 화가난 아스모데우스는 마치 진짜 아이처럼 볼을 잔뜩 부풀리며 말했다.

“더러운게 그대로잖아!”

“방금 씻었는데.”

“안 씻겼어!”

아스모데우스는 그에게 화가나는 것이 아니었다. 그의 부족함은 자신이 알아서 채워주면 되는 것었다. 정말 화가나는 것은 감히 그에게 이딴 더러운 것을 새긴 천사놈이었다. 그는 멀뚱멍뚱 서있다 이내 아스모데우스를 들어올렸다.

“자.”

번쩍들어 침대에 내려놓고 그는 뒤돌아 갈려는 순간 아스모데우스는 그를 못 가게 하고 싶었다. 그가 씻고온 그 짧은 시간은 아스모데우스를 설레게도 했지만 동시에 떨어지면서 느끼는 이상하리만치 강렬한 허무함을 더욱 부각시켰다.

그가 같이 눞자 역시 편안했다. 잠이 필요없는 악마지만 이곳에서, 그와 함께라면 정말 잠들 수 있을 것같았다. 아스모데우스는 싱글벙글 웃으며 그를 마주보다. 문뜩 좋은 생각이 났다.

“아빠는 어리숙하니까 내가 씻겨줄게. 그런데 이곳에서는 힘들어. 그러니까 아빠 나랑 같이 가자.”

“어디를?”

그가 거부하는 기색이없자 아스모데우스는 더욱 설레오기 시작했다. 그와 접촉하면서 빠르게 마력이 돌아오면 힘이 채워지고 있었다.

“내가 사는 곳. 이곳 보다 아빠에게 상냥한 곳이야. 이런 더러운 것도 하지 않아.”

그에게 상냥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의 미움을 받고 싶지 않으니까. 그에게는 해를 끼치는 것도 불가능했다.

아스모데우스는 그의 양손을 꼭 붙잡고 뺨을 부비적거렸다.

“그러니까 같이 가자.”

“…마음대로.”

상관없다는 듯이 그가 내뱉은 말이 아스모데우스에게 전투중 느끼는 쾌락보다, 정욕보다 훨씬 그녀를 행복하게 했다.

“약속했다? 그런데 아빠 이름은 뭐야?”

그의 이름은 무엇일까? 싫어하는 건? 좋아하는 건? 혹시 악마는 싫어할까? 그가 궁금했다.

“없어.”

그래도 상관없었다. ‘그’라는 존재라는 것차체가 이정표이고 길잡이었다.

“내 이름도 알려줄게. 난-”

삐이이이이이익-

그러니 내가 그에게 속하면 되는 일이었다.

봉인이 흔들리면서 점점 부서져갔다. 빠르게 채워지는 힘으로 아스모데우는 맹세와 동시에 게이트를 열기 시작했다.

그의 저절로 눈이 감기기 시작했다.

연약한 그는 일방적인 악마의 맹세에도 금방 지치고 말았다.

“아빠는 약하니까 조금 힘들겠지만 내가 지켜줄게.”

아스모데우스는 마치 천사처럼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악마처럼, 악마답게 그를 유혹했다.

“그러니까 같이 가자.”

그곳에 간다면 그를 위해서 무엇을 해줄까?

마계(魔界)로간다면 명예, 지위, 인간들이 좋아하는 보석과 황금을 전부 그에게 안겨 줘야겠다.

그리고 저 더러운 것은 빨리 치워버리는거야.

아스모데우스는 정말, 정말로 기분이 날아갈듯이 좋았다.

게이트가 열리고 그가 자신의 성이 아닌 다른 곳으로 이동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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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10-22 12:08 | 조회 : 1,231 목록
작가의 말
블래티

이번작도 여주나 히로인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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