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개판 완결

지한은 은성이 나간 문을 뚜러져라 주시했다. 하지
만 발걸음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뭐야, 진짜 간거야?”

부불어 오른 앞선이 보였는데. 나도 허락해 줬고 싫
은 눈치도 아니었는데.

몸이라도 썩으면, 더 깊게 들어간다면 형이 날 기억
해 주지 않을까?

한없이 우울해지는 기분에 눈을 내리깔았다. 더 이
상은 나는 기억을 잃은 형에게는 필요가 없는 걸까.

얼굴이 뜨겁다. 스트레스에 올라오는 열인지 아파
서 올라오는 열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형.”

조심스럽게 입에 올려본 말이 어색하고 멀게만 느껴졌다. 입안에 건조한 모래들이 돌아다는 듯한
불쾌한 감각에 고개를 저었다.

그때 였다. 병실의 문이 열리고 혹시 은성일까 기
대에 지한은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문을 열고 들
어온 사람은 은성이 아니었다.

“…누구?”

이상했다. 온통 하얀 옷에 베일로 얼굴을 가려진 성
별이 구분하기 어려운, 페로몬조차 느껴지지 않는 이상한 사람이었다.

“아, 많이 놀랐겠네요! 안심하세요. 저는 의사랍니
다. 이옷은 제가 종교인인지라 입고 있는 것이 랍니
다.”

허스키한 목소리가 낮게 웃었다.

“이렇게 뵙게 되어서 얼마나 영과인지 몰라요. 종
의 시초를 연 존재, 입실론이시여.”

…뭐라는 거지?

“많이 혼라스러울 것은 압니다. 당신은 알파도 오
메가도 아닌 베타의 몸으로 페로몬을 감지하고 조
종할 수 있지요?”

순간 비밀을 들켰다는 생각에 몸이 굳었다.

“초 극성 남매, 저희들의 그들을 세인트(saint)라고 부릅니다. 혹시 그 남매가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나
요?”

“…그걸 어떻게?”

지한은 은성을 좋아하지기 전에도, 그 전의 실험을 받을 때에도 그저 이유없이 은성에게 호감이 갔다. 그저 좋았는데 사냥하게 대해줘서 더 좋았었다. 이
유모를 호감에 그저 몸을 맡기어 기댈 뿐이었다.

“그들 또한 당신에게 특별한 것을 느낄겁니다. 예
를 들어 당신이 포근하거나 편하게 느껴진다든지 당신이 관련된 일이며 이성보다 본능이 앞선다던
지.”

…확실히 은하는 나에게 필요이상의 애정을 쏟았
고 은성은 모르겠지만 그의 페로몬의 나에게 이상
할 정도로 호의적이며 맹목적이었다.

“당연합니다. 저또한 당신을 본 이 순간이 심장이 터질 것 같이 뛰니까요.”

“…그게 무슨.”

“저는 사라진 22개의 성별중 하나, 감마입니다. 저
는 일반 베타와 같은 몸이지만 유일하게 입실론의 페로몬만을 감지할 수 있지요.”

혼란스럽다. 저 자가 누구이고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머리속이 뒤죽박죽이다.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네요.”

그자는 상냥한 목소리로 내게 다가와 침대옆 의자
에 착석했다.

모든 이야기를 들은 나의 반응은 다음과 같았다.

“그래서 나에게 무엇을 바라는 건데?”

“아무것도요. 제가 감히 어떻게 바라겠어요.”

그렇게 말하며 그자는 미련없이 방을 나섰다.

“아, 세인트, 서은성님의 기억은 제가 돌아올 수 있게 손댔어요. 그러니 조금 있으면 그가 올거에
요.”

“…뭐?”

흔들리는 베일 사이로 짙은 미소가 보였다.

그렇게 정체불명의 그 자가 사라지고 얼마지나지 않아 거친 숨을 몰아쉬며 문을 열고 은성이 들어왔
다.

“…지한아.”

그의 눈동자가 볶잡한 감정을 담고 있었다.

“…형.”

조심스럽게 그를 부르자 그가 나를 꼭껴안았다.

“미안해. 내가 기억하지 못해서. 약속했었는데.”

“형, 형.”

내가 그토록 다시 바라길 원했던 그가 지금 나를 안
고 있다는 사실에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 것 같았다.

벅찬 감정이 기꺼웠다.

“…좋아해, 형.”

오랫동안 묶혀 놨던 감정이 터지며 쉴새 없이 흘러 내렸다.

“응, 지한아.”

그의 품은 따뜻했으며, 앞으로도 따뜻할 것이다.




--------끝. ((죄송해요ㅜㅠㅠ시간이 없어도 너~무 없어요. 입시 한달 남았어. 수능도 있어요. 죽을 것
같아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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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8-26 23:21 | 조회 : 1,881 목록
작가의 말
블래티

죄송합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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