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타악-

가벼운 발소리와 함께 한 남자가 내려 앉았다. 그와 동시에 좁은 골목길의 담벼락에 기댄 채 상처를 지혈하던 하늘색 머리의 여자가 화들짝 놀라며 그에게 스태프를 겨누었다.

"다가오지 마!"

"다들 맨날 그렇게 말하던데 내가 왜 그래야 하지?"

무심하게 대답한 남자는 주머니에서 종이를 꺼내든 후 거기에 씌인 것을 차례차례 읊었다.

"이름 에디트 세이레느, 나이는 21세, 하늘색 머리에 녹색 눈을 가지고 있으며 4서클의 마법사라. 4서클이면 좀 귀찮아 질지도 모르겠ㄴ-"

"라이데인!"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스태프에서 영롱한 빛이 터져 나왔다.

한 자리에 집중적으로 벼락을 떨어트리는 전격 마법. 좁은 골목길에서 사용하기에는 최적이었다. 그러나-

콰직-

손바닥만한 작은 판-주위의 마나를 차단하는 마도구-이 부서트려 짐과 동시에 발동 직전이던 마법은 취소되고 여자는 뒤로 몇 미터나 나가떨어졌다. 부들부들 떨며 스태프에 손을 뻗는 여자를 무감정한 눈동자로 보던 남자, 벨리알이 그녀의 오른팔을 밟았다.

우두둑, 소름 끼치는 소리와 함께 부러져 버린 팔을 본 여자가 비명을 지르려는 듯 입을 벌렸으나 벨리알이 꺼낸 금색 방울-소리를 차단하는 마도구-에 의해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하였다. 겁에 질려 입만 벙긋거리는 여자를 향해 감정 없는 시선 한 조각을 던진 그는 이어서 종이를 읽었다.

약간의 구겨짐 외에는 그 어떤 흠도 없는 종이는 그에게 있어서 의뢰서일뿐이었지만 그녀에게는 사형 선고서와 같았다.

"목숨을 완전히 끊어 몰래 매장할 것."

흘깃 그녀를 보자 덜덜 떨리는 어깨가 퍽 안쓰럽다. 그런다고 풀어줄 생각은 없는데.

약한 건 죄. 이 곳에서는 그것이 진리였다. 약한 이들은 모든 것을 빼앗기고 강자들의 발 밑에서 기어 다닌다. 그와 반대로 강한 이들은 모든 것을 빼앗기고 발 밑에서 기어 다니는 약자들을 보며 즐거워 한다.

그러니, 약한 너는 죽는 게 당연한 거야. 품에서 꺼낸 소도로 그녀의 경동맥을 끊어내며 벨리알이 되새겼다.

8
이번 화 신고 2019-07-12 23:27 | 조회 : 2,393 목록
작가의 말
ㅇ사람ㅇ

원래 글은 지르는 거라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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