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받을때마다 남색으로 살짝씩 빛나는 흑발을 허리까지 늘어트린 여성의 뒷모습은 얼굴이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아름다웠다.
똑똑
그러던 순간 문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
그녀는 창밖을 바라보면서 계속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벌컥-
"아가씨. 오늘 만찬이 있습니다만?"
들어온 시녀는 그녀의 시녀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퉁명스러운 말투에도 그녀는 뒤돌아 보지 않았다.
"........"
"....... 하아..... 그냥 오지 않는다고 하죠."
시녀는 한숨을 푹 쉬더니 퉁명스러운 말투로 그냥 말하더니 문을 열고 다시 돌아갔다.
스륵
그와 동시에 뒷모습만을 보여주던 그녀가 천천히 뒤를 돌았다.
그와 동시에 표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깊은 바다를 담고 있는 듯한 짙은 남색의 눈이 가장먼저 시선을 사로잡았다.
"......."
그 뒤로 완전한 한 일(一)자를 그리고 있는 앵둣빛 입술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던 어느순간 입술이 살짝 움직였다.
"오늘인가...."
그녀의 남색눈은 보일듯 말듯 약간의 물기를 머금고 있는 듯 했다.
----
제목의 '보'는 한자로 걸음 보(步)자 이며
발자국과같은 의미 입니다만,
0발자국 보다는 0보가 더 어울릴것 같아 보를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