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긴토키는 생각보다 더 강하고, 영민했다. 인생의 대부분을 전쟁터에서 보낸 녀석답게 전투 센스가 뛰어나고 제대로 배운 적 없을 터인 검도 제법 능숙하게 다뤘다. 오죽하면 하루카가 감탄했을까. 긴토키는 생활하는데 도움이 되는 스킬을, 하루카는 말과 글, 기본 검술을 서로에게 가르치며 서로 조금씩 마음을 열어갔다.



또래에 비해 힘이 강하고 경험이 많은 긴토기가 먼저 공격을 하면 몸이 잽싸고 기본기가 있는 하루카가 보조를 맡았다.



둘은 하루가 다르게 악명을 높여 가며 저들도 모르는 사이 기피 대상 1호가 되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적들로부터 빼앗는 간단한 먹을거리-오니기리나 육포 따위였지만 그마저도 희박한 확률이었다-와 하루카가 몰래 가져오는 건조 식량으로는 한창 성장기인 두 아이를 배불리 먹일 수 없었던 것이다.



고민 끝에 둘은 결정했다. 긴토키도 식량을 빼돌리는 것에 함께하기로. 하지만 하루카는 걱정을 떨칠 수 없었다. 긴토키가 몸이 날랜 편이기는 하지만 하루카에 비해서는 한참 떨어진다. 몸이 작다는 이점은 있지만 어설프면 걸리기 십상. 하지만 일단 배곯는 일부터 해결해야 했기에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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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긴토키는 머리가 좋았다. 흔적을 남기는 일이 잦았지만 능숙하게 숨겼고, 적이 나타나면 소리를 지르기도 전에 급소를 치거나 찔려 리타이어시키는 등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역시 경험 부족이 문제인지 자꾸만 소리를 내거나 물건을 건드리는 일이 있었다.



적들이 눈치채지 못하자 둘은 점점 대담해졌다. 안전이 확실할 때만 함께 다니던 긴토키는 거의 모든 때에 따라 다녔고, 점점 많은 음식에 손을 대었다.



결국 사건은 일어났다.



긴토키가 남겨둔 발자국이 눈에 띈 것이다. 다행히 술에 취한 듯 했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최소 여섯, 최대 열 명 이상. 최악의 상황에 둘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하루카는 급히 밖을 내다보았다. 술에 잔뜩 취한 넷과 비교적 멀쩡해 보이는 셋.



"이봐, 여기 발자국이 있는데?"



"몰라. 선객인가 보지 뭐. 큭큭, 안 그래도 요즘에 자꾸 먹을 게 사라진다고 대장이 지랄을 하더만."



"어린애 발자국 같다만. 어쨌든 빨리 술이나 꺼내 가자고."



킬킬거리며 다가오는 그들의 모습에 하루카는 재빨리 긴토키를 흔들었다. 멍해있다가 다시 제정신을 차린 그는 재빨리 검에 손을 얹었다. 그를 따라 검을 쥔 하루카가 막사의 입구를 노려보며 발자국의 다가옴을 계산했다.



다섯 걸음.



네 걸음.



세 걸음.



두 걸음.



한 걸음.



막사의 입구로부터 들어온 달빛이 둘을 정면으로 비추었다. 환한 보름달이 그를 비웃듯 방실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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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6-29 18:02 | 조회 : 1,439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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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사람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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