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물 형제 (고수위)



눈앞에서 살랑거리는 꼬리 하나가 스쳐 지나간다.


“형 뭐해?”
“….”
“형?”


바인은 어딘가 모르게 낯이 익은 숱이 풍성한 꼬리의 모습에 힘없이 앉아있던 몸에 힘을 주어 벌떡 일어나보였다. 그러자 움찔거리는 꼬리의 모습에 귀여워 피식 웃으며 쿤을 불러보았다. 그러자 움찔거리며 얌전히 있었던 꼬리의 모습이 아예 자취를 숨기는 듯 했다. 평소였다면 자신의 부름에 바로 귀를 쫑긋 세우면서 달려왔을 쿤인데. 웬일인지 자신을 피하는 것 같은 쿤의 모습에 바인은 의문이 들어 쿤이 사라진 쪽으로 다가갔다. 방금 전까지 꼬리가 보였었던 곳을 되새기면서 쿤의 뒤를 쫓자 도착한 곳은 자신들이 평소에 쓰는 침실이었다. 그리고 그 침대 위에는 쿤이 이불을 동그랗게 뒤집어 쓴 채 엎드려 있었다.


“형?”


형도 의외로 귀여운 짓을 하는구나 싶어 침대로 다가가 그대로 쿤을 이불채로 끌어안을 계획이었던 바인은 침대에 다가가자마자 행동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쿤이 들어가 있는 이불 안에서 작게나마 신음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바인은 생전에 감기 한 번 걸려본 적이 없는 쿤의 모습을 생각하며 깜짝 놀라 침대에 올라 쿤에게로 기어갔다. 쿤에게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신음소리가 점점 더 선명하게 들려왔다. 바인의 안색이 굳어져갔다. 천천히 이불을 들칠 생각이었건만, 쿤의 신음소리에 많이 걱정이 됐는지 그 걱정이 결국 행동으로 이행된 것이다. 그렇게 이불을 급하게 들쳐 내자 보인 것은 새우처럼 동그랗게 말아서 누운 채 얼굴을 빨갛게 붉히고 있는 쿤의 모습이 바인의 시야를 채웠다.

평소 쿤이 신이 나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부드러운 곡선을 뽐내던 쿤의 긴 꼬리가 오늘은 어째선지 쭈뼛쭈뼛 털과 함께 꼬리 자체가 쭉 서있었다.


“바… 인?”


이불이 들쳐 진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인지 한 박자 늦게 살며시 고개를 들어 보이며 반응을 보여 왔다. 숨 쉬는 것이 힘든 것인지 쿤의 숨소리는 불규칙적이었다. 덩달아 쿤의 목소리마저 숨소리에 덮여 선명하게 들려오지 않았다. 이상하네. 감기인가? 바인은 눈에 눈물이 글썽글썽 맺혀 있는 쿤의 모습을 보자 정말 쿤이 많이 아프구나 싶어 걱정이 물 밀 듯 쓸려왔다.


“형, 많이 아파? 왜 그래.”
“바인… 바인…, 읏―.”


평소에 강한 모습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어느새 약한 모습만이 남아있는 쿤의 모습에 바인은 안타까움이 드는 동시에 걱정이 됐다.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난 게 아닌가. 거기다가 바인의 물음에 쿤이 바인의 이름을 계속 부르다가 이내 신음소리를 토하는 모습에 걱정이 배가 되었다.


“형, 빨리 병원으로-”
“바인… 도와줘.”


정말 이대로 가다가는 큰일이 나겠다 싶어 누워있는 쿤을 부축하려는 듯 쿤의 팔을 붙잡아 들어 올리며 말을 하던 바인을 쿤이 말을 싹둑 자르며 쿤이 말을 걸어왔다. 자신의 팔을 붙잡은 바인의 손을 마주잡고는 이내 바인에게 자신의 무게를 실어 기대는 덕에 바인의 품에 안길 수 있었다. 갑작스럽게 스킨십을 해오는 쿤의 모습에 바인은 적잖이 당황했는지 쿤의 팔목을 붙잡았으며 현재엔 쿤에게 사로잡힌 자신의 팔을 어찌할지 몰라 하며 안절부절 못하는 눈치였다. 대체 무엇을 도와달라고 하는 걸까. 바인은 묘하게 색기가 흘러넘치는 쿤의 모습에 자신을 진정시키며 의문을 해소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아픈 것 같아 보였던 쿤이 자신을 도와달라며 품에 안겨온다. 대체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하는 것일까. 그렇게 깊이 고민을 하던 바인은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기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발정기’였다. 쿤은 얼마 전에 성인식을 마쳐 이제는 슬슬 배우자를 정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 그래서 쿤과 같은 수인 족들에게는 발정기가 중요한 시기이다. 하지만, 원래 발정기가 이렇게 빨리 오나? 하나의 의문을 푸니 또 다른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바인은 그런 의문을 해소시킬 시간이 부족했다. 코앞에 바로 쿤이 자신의 품에 안겨 꼼지락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너 많이 사랑해”
“응….”
“알지? 나 진짜 너 완전 좋아해. 진짜 너무 좋아….”


평소와 다르게 애교가 많아진 쿤의 모습에 바인은 전신에 힘이 바짝 들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너무 달콤했다. 이렇게 자신에게 안겨있는 쿤을 바라보니 평소에도 아담하다고는 생각했으나 실제로 이렇게 보니 더 왜소해 보였다. 자신의 품에 안겨 사랑고백을 해오는 쿤이었다. 그것도 정신이 약간 혼미한 것인지 평소와 다르게 웅얼거리면서 말해오는 쿤의 모습은 어떤 천사와도 비교가 안 될 정도였다. 그렇게 행복감에 젖어있던 바인의 시야에는 이내 가슴에 기대 고개를 숙이고 있던 쿤이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들어오는 것이 비춰왔다. 귀엽기도 하지. 하얗게 물든 채 약간 땀에 젖은 것 같은 짧은 머리칼과 눈물이 눈 꼬리에 살짝 맺혀 있었다. 그리고 앵두같이 조그마한 입술이 살짝 벌려져 있었고, 바인의 기분 탓인지 그 입술이 점점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듯 했다. 아니. 그것은 기분 탓이 아니었다. 실제로 쿤이 자신에게 키스를 한 것이었다.


“흐응….”


콧소리를 내며 자신에게 매달리는 쿤이었다. 혹시 오늘이 내 생일인가 싶을 정도로 평소와 너무 다른 쿤의 모습에 실감이 안 났다. 수인 족의 발정기란 원래 다 이런 것인가. 그렇게 얌전히 쿤에게 키스를 당하고 있었는데 쿤이 다시 꼼지락거리는 것이 눈에 띠었다. 바인은 부끄러우니까 차라리 눈이라고 감고 있자 하며 눈을 꼬-옥 감았다. 그러자 쿤이 힘을 얻었는지 바인의 목에 팔을 둘러 감아 꽉 껴안아 보였다. 포옹이야 평소에 자주 하던 것이니 별 상관 안 하고 얌전히 쿤의 입술을 음미하고 있던 바인은 갑작스러운 쿤의 행동에 깜짝 놀라 감고 있던 눈을 뜰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 이내 눈앞의 모습을 확인한 바인은 다시 한 번 더 놀라 쿤과의 입맞춤을 끝낼 수 있었다.


“형? 형?”
“으응?”


자신의 것을 만지작거리던 것이었다. 그것도 어느 틈에 바지 버클을 풀었는지 눈치 챌 수도 없었다. 바인은 쿤을 말리기 위해 손을 들어 올렸지만 어느 새 자신이 쿤의 아래에 깔리게 되었다.


“형?”


짧은 시간 안에 너무나도 많은 일이 벌어지자 바인은 아무런 저항도 할 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당황해하는 자신의 모습에 비해 쿤은 동요하는 기색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바인이 당황해하는 틈을 타 쿤은 천천히 자신의 옷을 풀어 헤쳤다. 서서히 나체가 되어가는 쿤의 모습에 바인은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이 상황에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 발정기라 어쩔 수 없는 거지. 바인은 애써 합리화하기 바빴다. 쿤은 그새 옷을 다 벗은 것인지 바인의 복부 부근으로 올라왔다.


“바인, 사랑해… 읏.”


자신의 귀 언저리에 속삭여오는 쿤의 달콤한 목소리에 바인은 순간 정신을 놓을 뻔 했다. 너무나도 음란한 목소리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에 놀라기는 금물이라는 듯, 그 다음 쿤의 신음소리와 함께 바인의 눈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매번 같이 하자고 조르고 혼자 하는 것을 싫어하던 쿤이 자신이 보는 눈앞에서 바인의 손가락이 아닌 자신의 손가락으로 좁디좁은 구멍을 풀고 있던 것이었다. 눈앞이 새하얘지는 것만 같았다. 쿤의 저렇게나 야한 모습이라니. 차마 눈 뜨고는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너무나도 색정적이었다. 더 이상 보고 있으면 자신이 이성을 잃고 쿤에게 달려들까 봐 바인은 눈을 감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그런 바인의 행동을 용납 못한다는 듯 쿤의 욕구가 담긴 듯한 갈라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인… 날 봐줘. 응?”


미치도록 음란한 목소리였다. 바인은 그런 쿤의 요구에 어쩔 수 없이 눈을 천천히 떴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자신을 애달프게 바라보면서 한 손으로는 자신의 가슴께에 또 다른 한 손은 자신의 구멍을 푸느라 바쁜 듯 했다. 어느 야동보다도 더 음란한 것 같았다. 색정적인 데다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니. 환상의 조합이었다. 그렇게 바인이 다른 생각에 빠져 헤매던 것에 반해 쿤은 자신의 구멍을 푸느라 여념이 없는 듯 했다. 눈 밑이 붉어진 채 눈을 꼭 감은 모습이 꼭 부끄러워하는 모습인 것 같아 마음 한 편이 설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거기다가 신음을 뱉느라 바쁜 입과 손가락으로는 부족한 지 자신의 손가락을 구멍에 넣은 채 흔들리고 있는 쿤의 엉덩이와 함께 그 뒤로 살랑거리는 꼬리가 보였다. 보는 것만으로도 사정할 것 같은 풍경이었다.


“하아… 쿤, 언제까지 그럴 셈이야―”
“으응, 읏… 앗, 바인….”
“이제 그만 하자. 내가 편하게 해줄게. 응?”


바인은 최대한 쿤을 설득시키기 위해 부드럽게 말을 건네 보았다. 약간 이성이 오락가락했는지 순간 형이라는 호칭을 잊고 이름으로 부른 바인이었지만, 쿤은 전혀 그것에 신경 쓰지 않는 듯 했다. 그 모습에 힘입어 바인은 쿤의 허리를 쓸어내리며 말을 건넸다. 하지만 그런 바인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게 만드는 목소리가 있었다.


“싫,어…. 읏….”


자신의 구멍을 풀면서 스스로 엉덩이를 흔드는 쿤의 모습은 누가 봐도 쾌락을 갈망하는 자의 모습과도 같았다. 하지만 쿤은 쾌락을 가르쳐주겠다는 바인의 유혹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거절했다. 그런 쿤의 단호함에 바인은 시무룩해 했지만 이내 들려오는 쿤의 목소리에 망연자실해있던 바인의 생각이 바뀔 수 있었다.


“오늘, 은… 읏, 내가 할, 거야, 흣….”


처음으로 자신이 리드하겠다고 의사를 표현했다. 쿤은 발정기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이성이 남아있었는지 안 그래도 붉게 물든 쿤의 얼굴이 빨간 사과처럼 푹 익은 것처럼 보였다.


“흐…읏, 넣는, 다.”


자신이 생각해도 부끄러웠는지 이내 화제를 돌리기 위해 자신의 손가락을 빼내며 바인의 것을 만지작거렸다. 손가락이 빠지는 과정에서 자신의 내부를 돌아다니던 손가락이 사라지자 약간의 아쉬움의 신음소리를 내뱉으며 바인의 것의 위에 자신의 하체를 천천히 겹쳐갔다. 스스로 풀었던 것이 효과가 있었는지 막힘없이 들어가는 듯 했다. 쿤은 자신의 손가락과 차원이 다른 것에 두근거리는 심장을 애써 진정시키며 천천히 삽입해갔다.


“흐으… 아… 앗..”
“크윽… 쿤…, 하아”


조여 오는 쿤의 내부에 바인은 신음을 뱉으며 쿤을 사랑스럽다는 눈길로 바라보았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자신의 것을 힘겹게 받아들이면서도 자신과 시선을 맞추려고 노력하는 쿤의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하아….”


곧이어 바인의 것이 아예 자취를 숨길 수 있을 정도로 쿤의 내부에 꽉 들어찼다. 쿤은 만족감에 천천히 한숨을 쉬었고, 그런 쿤의 모습에 바인은 장난을 치고 싶은 마음이 드는 듯 했다.


“하앗! 응, 앗!”


바인의 것을 품은 채 꽉 차있을 내부를 상상하며 자신의 아랫배를 쓰다듬는 쿤의 모습에 바인은 순간적으로 쿤에게 장난을 쳐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도 잠시, 바인은 무방비한 쿤의 모습에 내부에 들어가 있던 자신의 것으로 한 순간에 쿤의 내부에서 빼내 두세 번 정도 박아댔다. 그러자 쿤은 기다렸다는 듯이 신음소리를 토하며 두 손을 바인의 가슴께에 올려 균형을 지탱했다. 갑작스럽게 치고 들어오는 바인의 모습에 무방비하게 신음을 터트린 쿤은 자신의 신음소리에 놀라 토끼눈이 된 채 바인을 쳐다보았다. 아니, 쳐다보려고 했지만 그것은 이내 바인에 의해 제지당하고 말았다.


“앗, 응! 하응! 앙! 아응! 흐으, 읏!”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무방비한 상태로 자신을 바라보는 쿤의 모습에 바인은 그런 쿤을 울리고 싶다고 생각하던 찰나 자기도 모르게 그 생각이 실천화가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이미 바인은 피스톤 운동을 하고 있었고, 어느새 쿤이 자신의 아래에 깔려 등을 보인 채 엎드려 신음을 내뱉고 있었다. 쿤이 엎드림으로 인해 쿤의 꼬리가 무방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엎드린 채 고개를 최대한 옆으로 돌려 바인을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쿤의 모습이 보였다. 바인은 그런 쿤의 모습에 조용히 웃으며 쿤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맞추어다. 짧지만 여러 번의 입맞춤에 쿤의 입 꼬리가 기분 좋은 듯 호선을 그리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입맞춤이 끝나고 다시 바인이 격하게 쿤의 내부를 쳐올리자 쿤은 눈물을 글썽였다.


“아앙, 앗, 흣, 윽, 아, 파, 앗!”


쿤의 울먹이는 듯한 목소리에 바인은 사고회로가 정지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자신이 쿤을 울린 것이었다. 죄책감에 움직이던 것을 멈추고 쿤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쿤은 갑자기 멈춘 바인의 모습에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미안해하는 바인의 모습이 보였다. 쿤은 자신도 모르게 울먹였던 것인데. 이걸 어떡하나 싶었던 와중에 순간 자신의 꼬리가 생각났다. 평소 바인은 자신의 꼬리를 엄청 좋아하는 것을 쿤은 잘 안다. 그것을 이용해서 쿤은 꼬리로 바인의 허리를 뒤감았다. 그러자 바인은 정신이 바짝 드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쿤은 자신을 원한다. 자신과의 관계를 원한다. 그곳까지 생각이 미치자 바인은 쿤의 등골을 쓸어내리며 다시 쿤의 내부를 돌아다니며 다른 한 손으로 쿤의 뒷덜미를 잡고는 이내 조용히 입을 맞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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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6-04 22:50 | 조회 : 13,913 목록
작가의 말
자낳괴

동물은 근친이라는 개념이 없다고 하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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