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화 적성검사(1)

7-1화 적성검사(1)

나는 깜짝 놀랐다.
안에는 풀과 나무들이 자라있고, 물이 흐르며, 새들이 날아다녔다.
그리고 산뜻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건물안에 이런 곳이..."

더나아가자 원형 탁자에 아까 본 남자 선생님이 앉아계셨다.
다른 점은 망토를 두르고 있었는데, 짐승의 가죽같이 보였다.
또, 내 키보다 더 큰 나무로 된 지팡이를 쥐고 계셨다.

"여기 앉으면 된다."

선생님이 따뜻하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날 맞이했다.
탁자에는 구슬이 놓여있었다.
되게 투명라고 예뻐서 마치 보석 같았다.

"실례합니다."

내가 자리에 앉자 남자 선생님이 자기소개를 하셨다.
그의 이름은 웨인. 브라함 웨인이라고 했다.
이곳 예비반의 주술 선생님으로써 우리들을 가르치게 됬다고 소개하셨다.
보통 우리는 마법, 연금, 주술, 정령 이 모든 걸 배우게 된다.
그리고 적성검사에서 검사를 받아 적성이 높은 과목과 희망하는 과목을 더 배운다고 하셨다.

"네 이름은?"

"린 아그네스 리그렛입니다."

"예쁜이름이로구나, 어디보자....여깄구나."

웨인 선생님이 넘기시는 종이에는 예비반 모두의 인적사항이 적혀있는것 같았다.
웨인선생님은 종이를 잠시 내려놓으시고 구슬에 손을 갖다 대셨다.

"사실 검사하는데 구슬같은 건 필요없단다."

"왜 그런가요?"

"사람은 눈에 보이는걸 좋아하고, 또 믿잖니?"

"아."

"자, 여기다가 손을 갖다 대렴."

손을 갖다대자 웨인 선생님이 내 손위로 손을 살짝 올리셨다.
그러자 구슬에서 연한 녹색빛이 뿜어져나왔다.

"신기하구나."

"무슨 말씀이신지...?"

"너에게는 주술의 적성은 없지만, 자연에게 사랑받고 있어."

"예?"

"정확히는 세계라고 할까? 더 거대한 범위지만. 혹시 어릴 때 동물이 유난히 잘 따랐니?"

"아뇨...딱히 그러지는 않았어요."

"그런가...뭐, 딱히 이상한 점은 없단다."

그 말을 끝으로 웨인 선생님은 종이에 무언가를 적으셨다.
그리고 일어나려는 나를 잠시 붙잡으셨다.

"아 잠시만."

"네...?"

"나는 첫 주술적성을 보는아이에게 자그마한 선물을 주고있단다."

그리고 웨인 선생님은 뒤쪽을 살짝 가리키셨다.
웨인 선생님의 뒤쪽에는 이곳과는 어울리지 않는 휑한 공터가 있었다.
선생님은 천천히 그곳의 중앙으로 걸어가시더니 지팡이를 중앙에 꽂으셨다.

"잘보렴."

그리고 선생님은 주문을 읊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몸에서는 연두색깔의 빛덩어리가 주위에 생겨났다.

"바라야, 바라야. 여신호수 는있 든모 에상세.
바라야, 바라야. 다니합원 을것는라자 를무나 에곳이
바라야, 바라야. 서소옵시주....해락허!"

선생님의 마지막 외침이 끝나자 빛이 모두 지팡이로 흘러들어가더니, 지팡이에 변화가 일었다.
지팡이가 굵어지고, 여러갈래로 뿌리가 나더니, 순식간에 자라났다.
그리고 자라난것은, 한그루의 버드나무였다.

"굉장해요..."

"1년 주기마다 이렇게 보여주는데, 운이 좋은 아이구나."

이 버드나무는 후둔나무라는 이름인데, 1년을 사는 희귀한 나무라고 한다.
자랄 때 많은 양의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인데, 나중에 유지할 양분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는데 열매하나를 맺기 위해 쓰기 때문이다.

"자, 이걸 먹으렴."

"감사합니다."

책에서 보길, 이 나무의 열매는 마력의 순환을 빠르게 해주며 심신을 편하게 해준다고 한다.
음....게임을 예로 들자면 마법 사용시간이 1초 빨라지는 정도다.
1초가 빨라봤자 해도 그 1초가 매우 소중한건 랭커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0.1초가 빨라진다는 사과가 있으면 득달같이 달려들것이다.

'사과같아.'

한입 물어보자 망고같은 단맛에 시원한 청량감이 내 몸을 휩쓸었다.
뭐랄까...피가 맑아진다? 도시에 있다가 깊은 산속에서 숨을 크게 들이마시는 기분이다.

"맛있어요."

"입에 맞다니 다행이구나."

"고맙습니다."

"그래, 이제 가봐도 된단다."

나는 고개를 살짝 숙이고 손을 흔들며 배웅하는 웨인 선생님을 뒤로 하고 문 밖으로 나왔다.
문 밖으로 나가자 지니가 문 앞에 서있었다.

"들어가도 돼."

"...별거 없었습니까?"

"응."

지니는 살짝 의심의 눈초리로 날 살펴보더니 이내 문안으로 들어갔다.
그 사과먹은거를 또 알았나...?

'상관없겠지.'

잠시 기다리자 지니가 평범하게 나왔다.
솔직히 별거 없었기도 했고...

"잘했어?"

"예, 딱히 별건 없더군요."

"다음으로 얼른 가자."

밑층으로 내려가자 아까보다는 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1층 마법과와 2층 정령과에 몰린 사람보단 확실히 적어보였다.

"아무래도 마법과니까요. 예비반이라도 마법과는 확실한 위용을 뽐내고 있습니다."

얼마간 기다리자 우리차례가 되었다.
문 안으로 들어가자 이번에도 똑같은 복도가 나타났다.

"실례합니다."

복도 끝의 문을 열자 아까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 나왔다.
그냥 수수한 공간에 선생님 한분만이 앉아있었다.
책상에는 펜과 종이가 놓여있었다.

"전 예비반 연금 선생님을 맡은 칼리 에버튼이라고 합니다.
칼리라고 불러주세요."

칼리 선생님은 내쪽으로 살짝 종이를 손끝으로 밀어주셨다.
종이에는 여러 질문들이 적혀 있었다.
'학문을 연구하는데 관심이 있나요?' 라거나 '마법으로도 할 수 없는 것을 알아보고 싶나요?' 등등.

"다른 적성검사를 받았나요?"

"네."

"우리 연금은 좀 다르죠?"

"전 맞다고 생각해요."

내 말에 칼리 선생님은 '어머, 내게 이런 말을 한 사람은 처음이야!'라는 표정을 지으셨다.
그리고 한숨을 쉬셨다.

"그래요...솔직히 연금은 다른 학과에 비해 그렇게 화려하지도, 전투에 거의 쓰이지 않아요.
연금으로 적성검사라고 해봤자 연금은 배워서 하는거고, 적성 검사를 할수 있는 타입도 아닌데!
왜! 왜! 항상 검사를 보면 '하! 연금 따위를 내가 왜 배워야 하지?' 라거나 '유드그라실의 적성검사가 겨우 이건가요...' 라거나아아!"

중얼거리다가 나중에는 열연기를 하며 끝내 화를 내시는 칼리 선생님.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신세어린 한탄이 섞여 있었다.
그동안 난 열심히 질문에 대한 대답을 작성했다.

"다 작성했어요."

"아, 이름이 뭐에요?"

"아, 린 아그네스 리그렛이라고 합니다."

금세 태도가 바뀐 칼리 선생님은 종이를 거둬가셨다.
그리고 인적사항을 뒤적여 비교해 가며 써 내리셨다.

"아, 가도 좋아요."

"아, 네. 그럼.."

난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문 밖으로 나갔다.
솔직히 저거 하나하나 만드는 거나 기록을 작성하는 것도 고역이라고 생각한다.
손 많이 아프실텐데....
화이팅...! 칼리 선생님!

"꽤 사람이 모였네."

내가 나가자 꽤 사람이 모여있었다.
이 연금쪽이 시간이 좀 걸려서 그런가보다.
지니가 적성검사를 마칠 쯤은 대략 5분정도였다.
주술에 비하면 꽤 긴시간이다.

"2층으로 가자."

"네."

2층으로 내려가면서 1층에서 마법 적성검사를 받은 이들의 불만이 들렸다.
반 선생님에 대한 불만이였다.
태도가 매우 불량하다나 뭐라나.
확실히 그때의 태도를 보면 불만이 나올 것 같다.

"마법 적성검사가 기대되는걸."

"어차피 정해져 있을 텐데요."

"또 그 소리. 뭐, 지금 내가 기대하는 거는 그게 아니긴 하지만."

2층에 가자 3층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모여있었다.
마치 아침 7시 30분쯤의 지하철 같달까.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암묵적으로 줄이 생성되어 있었다.
나와 지니는 그 뒤로 가서 기다렸다.

"먼저 다른거하면 안되려나..."

투덜거려봤자 변하는것도 없다.
그게 진리다.
한 20분정도 기다리자 우리 차례가 되었다.

"갔다올게."

또 복도에 들어서자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좀 다른거라면 뭔가 청량감이있는 공기였다.

"실례합니다."

"어서 오세요, 린 양."

방의 한가운데에는 리벨 선생님이 서 계셨다.
방의 구조는 독특했는데, 원형의 방에 십자모양으로 길이 나있고, 나머지는 물로 채워져있었다.
한가운데에는 물웅덩이 같은 것이 있었다.

"이리로 올라오십시오."

리벨 선생님의 말대로 올라가자 리벨 선생님은 지팡이로 공중을 휘적이셨다.

"잘 들으세요, 린양."

"네."

"지금부터 당신의 정신은 정령계의 입구 끝자락으로 보내질 겁니다."

"네."

"그곳에 가면 단 두가지의 반응만이 있을 겁니다."

"네."

"먼저 갑자기 기분이 변할겁니다. 뭔가 들어가고 싶다거나, 나른하거나.
여튼 변화가 뚜렷하니 바로 느끼실 수 있습니다.
기분이 변할때는 그리 충동적이지는 않습니다만, 거기에 동조하시면 안됩니다."

"만약 동조하면요?"

"정령계로 정신이 빨려들어갑니다.
빨려들어가도 문제는 없지만, 만약, 만약 위대한 존재라도 만나게 되면 당신의 정신이 위험해 질수도 있습니다.
그 사태를 막기위해 제가 있는거니 걱정마시길."

"알겠습니다."

"다른 경우는 그냥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리벨 선생님의 지팡이가 멈추지 시야가 뚝 하고 떨어졌다.
마치 자이로 드롭을 타는 기분이였다. 애초에 안 타봤지만.

'꺄아아아아아아아!'

이런 식으로 생애 처음으로 타는 기분을 맛볼줄 몰랐는데!
순산, 시야가 멈췄다.

"여기가 정령계...?"

내 주위는 온통 빨간색과 파란색, 연두색과 갈색, 흰색과 검은색으로 뒤섞여 있었다.
그게 가만히 있는게 아니라 움직이고 있어서 매우 어지러웠다.

"이런거 싫은..."

순간, 색깔들이 이리저리 빠르게 움직였다.
마치, 서로 합쳐지는 듯한 느낌이였다.
그리고 합쳐진 색깔들이 큰 덩어리만 남고, 또 서로 합쳐졌다.
그리고 그건 거대한 문이 되었다.

"이게 변화...?"

문을 본 순간, 내게는 한가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들어가야 된다.

'리벨 선생님은 들어가지 말라고 하셨지만...'

이건 그런 단위가 아니다.
문을 열려고 손을 뻗자 손이 닿기도 전에 문이 열렸다.
그리고 모습을 드러낸것은....매우 아름다운 사람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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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8-06 23:58 | 조회 : 1,150 목록
작가의 말
Deemo:Hans

아니 다들 무슨 침묵 마법 걸린것도 아니고 댓글을 왜 안 달아줘요. 칼리님만 다 달고...칼리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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