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화-첫번째 수업

6-1화-첫번째 수업

"~~~일~~~요."

눈앞이 흐리다. 온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또 눈이 부시다. 난 이불을 내 머리 끝까지 올렸다.

"아이 참!"

잠시 후, 기합과 함께 걷어지는 이불.
으아아아, 앙대! 난 아침잠이 많단 말이다!
최소 12시간은 자야 아침이 시작된다고!....라고 생각만 하고 내 몸은 이성적으로 행동하고 있었다.
역시 환경의 힘이란 대단해!

"좋은아침~, 린."

"잘잤어? 에리카."

"응."

반쯤 감긴 눈으로 비척비척 침대에서 나와 욕실로 향했다.
세면대에서 거울을 보자 잠에서 깨지 못한 나의 얼굴이 그대로 보였다.
어우, 눈곱 거슬려라...

'어제 제대로 잠을 못잤으니까...'

세수를 하며 난 어제에 대해 생각했다.
지금은 가슴이 먹먹하지 않았다. 어제 무슨 말을 했었을 때부터 그런 것 같은데.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다.

"후우..."

머리도 감으니 이제 정신이 확 깨었다.
역시 씻으면 개운해진다니깐.

"다 씻었어?"

"응, 깨워줘서 고마워."

"별거 아닌데 뭐."

음, 역시 에리카는 귀엽다. 저대로 크면 나중에 필히 미인상이 될것이다.
그러고보니 슬슬 배가 고프다....

"에리카, 아침 먹으러 가자."

"아, 응."

신기하게 에리카를 상대할 때는 반말이 그냥 나왔다.
나는 둘을 섞어쓰는게 편한데 에리카의 앞에서는 반말이 편안해진달까...
나는 내 책상 앞에 앉아 거울을 꺼내들고, 화장을 했다.

'화장이래 봤자, 로션이랑 볼터치정도지만...'

내 원래 생각도 그렇고, 어머니의 생각도 나와 일치해서, 화장은 그냥 가볍게 칠한다.
좀 기만이라고 생각하지만, 객관적으로보면 워낙 원판이 좋아 이정도도 괜찮다.
어릴 때라지만 피부를 만져보니 확실히 탱글탱글했다.

'이세계 만세~'

역시 판타지는 좋다.

"준비 다 됐어?"

화장을 다하고 교복을 입자 막 에리카의 화장이 끝난 참이였다.
어디어디...에리카는 화장을 하면 어떻게 될려나~

"으윽...!"

입술에 연한 틴트와 연보라색 아이라인, 보일락말락한 볼터치 등등이 한데 모여 최적의 결과를 이루어냈다.
저 화장품들은 분명 저런 주인을 만나서 행복할 것이다.

"얼른 가자."

나와 에리카는 기숙사 1층으로 내려갔다.
우리 말고도 다른 많은 학생들이 밥을 먹으러 식당으로 향하고 있는 중이였다.
어제 조사해본 결과, 식당은 여기서 북쪽으로 좀 떨어져 있었다.

"아, 지니."

"잘 주무셨습니까."

지니는 언제나 똑같은 표정으로 나와 인사했다.
여전히 생각을 알 수 없는 표정.
어제는 분명 대화만으로는 평범한 대화였지만 지니나 나나 분위기로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생각해보니 좀 부끄럽네...내 지레짐작이면 어쩌려고...

"어제의 이야기..."

"어, 어?!"

혼자 자괴감에 빠져있을 때 지니가 먼저 입을 열었다.
먼저 입을 열줄은 몰랐다! 그냥 내가 말할 때까지 입을 다물고 있을 줄 알았는데...

"잘 새겨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으, 으응..."

'속마음을 털어놓아도 좋다는 이야기를 말하는 거겠지?'

"저기....린."

"응?"

"누구...?"

"아...아!"

이런, 우리 에리카를 잊고 있었다!
내가 이런 중책을 저지르다니....

"미안, 에리카. 이쪽은 지니야."

난 서둘러 에리카에게 지니를 소개했다.
지니는 나의 시종인데 이쪽으로 같이 오게 됬다는 것과 소개할 사람이 더 있다는 걸.

"응...근데 지니는 린한테 존대를 쓰는거야?"

응? 존대? 당연한거 아닌...아.
유드그라실은 신분에 높낮이가 없다.
아무래도 그런 거겠지? 그런대 왜 존대를 쓰냐...

"그러고보니 지니 왜 존대를 쓰는거야?"

"이게 편하니까요."

즉답. 1초도 고민없이 대답하는 지니에게는 왠지모를 시원함까지 느껴졌다.
뭐, 자기가 편하면 어쩔 수 없지뭐.

"그렇다나봐."

내가 어깨를 살짝 으쓱거리자 에리카는 알겠다는듯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문뜩 생각났다는 듯 손바닥을 마주치며 말했다.

"그러고보니 여기 홀에 공지가 나왔다고 들었어."

"그래?"

"응, 얼른 가보자."

확실히 홀을 살펴보면 한곳에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저게 게시판이구나. 한 동상이 마법 스크롤을 들고 있는 모양이였는데, 얼핏 보면 그냥 장식물처럼 보였다.
사람들을 비집고 들어가 살펴보니, 이런 내용이 쓰여있었다.

-공지사항

예비반의 검사와 마법사들은 통합수업을 듣습니다.
기숙사 번호에 따라 반니 나뉩니다. 반에 따라 수업에 차이는 일절 없습니다.
수업시간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평일 주말

7시 30분~8시 30분 수업 시간 수업 시간은 평일과 같지만 수업은 2시까지만 진행합니다.

8시 30분~8시 40분 쉬는 시간

8시 40분~9시 40분 수업 시간

9시 40분~9시 50분 쉬는 시간

9시 50분~10시 50분 수업 시간

10시 50분~11시 00분 쉬는 시간

11시 00분~12시 00분 수업 시간

12시 00분~12시 50분 점심 시간

12시 50분~1시 50분 수업 시간

1시 50분~2시 00분 쉬는 시간

2시 00분~3시 00분 수업 시간

3시 00분~3시 10분 쉬는 시간

3시 10분~4시 10분 수업 시간

이 시간을 지키지 않을시 모든 책임은 당사자에게 있으며 어떠한 조치도 가해지지 않습니다.

'빡빡하네...'

이 수업 시간표를 보자마자 든 생각은 이것이였다.
물론 내 기억상의 학교 시간표는 좀 널널 했지만.
어라, 내가 학교 시간표를 언제 기억했더라...?

"좀 힘들겠네..."

"응..."

보통 내가 일어나는 시간은 7시 50분정도였다.
다행히도 어머니랑 미리 일찍 일어나는 연습을 해서 다행이였다.
몸이 어려지니까 잠이 많아져서 금세 잠이 들고 말기 때문에, 슬슬 연습을 해둬야 했다.
그나저나 아직 우리 12살 밖에 되지 않았는데 너무 하잖아!

"집에 있을 때는 늦게 일어나도 됬는데..."

옆에서 에리카가 살짝 울상을 짓자 나는 살짝 토닥여 주었다.
어이구, 우리 에리카아~. 울상인 모습도 귀여워라~. 괴롭혀주고 싶네~.

"그래서 에리카도 빨리 일어나는 연습을 한거야?"

"아, 응."

"사실은 나도 그렇거든."

"아, 정말?"

어딜 가든 사람은 다 똑같다니깐~.
아, 지금 시간이...7시 5분...!

"에리카, 늦겠다. 얼른 가자."

"응. 지니도 얼른 가자."

"네."

서둘러 식당으로 향한 결과, 7시 13분쯤에 아슬아슬하게 도착할 수 있었다.
자리가 차있을 까봐 걱정되어 중간에는 좀 뛰었는데, 생각외로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주위에 있는 사람에게 적당히 물어봤더니,

'대부분 몇가지만 먹더니 나가던데?'

역시 12살! 편식이 아직 많이 남아있는 아이!
하지만 오늘은 고맙다!

"우리도 얼른 먹고 가자. 이제 시간 얼마 안남았어."

식당은 주문하면 그 주문을 받고 요리하는 방식이였다.
대금은 학기말마다 총 금액이 집으로 간다고 했다.
예비반 같은 경우는 예비반 시험이 끝날 때라고 한다.

"아무거나 빨리 나오는 걸로..."

나는 눈동자를 바삐 굴려 메뉴들을 살펴봤다.
다행히 샌드위치가 눈에 띄어 그것을 시켰다.
지니도 같은 샌드위치였는데, 나보다 하나 양이 많았다.
에리카는 간단한 수프에다 반찬 몇가지.

"잘 먹겠습니다."

비록 내가 가까운 사람에게는 친근하게 굴었지만, 여기서도 연기는 중요하다.
특히 식사를 할때는 사람의 모습이 가장 망가지기 좋은 때다.
모습은 여유로워 보이게, 하지만 샌드위치는 자신의 입의 한계보다 훨씬 적게.
약 5분의 1정도를 배어물고 손끝으로 입을 살짝 가린다.
이것으로 상대에게는 맛을 음미하는 것처럼 보이겠지.
하지만 손 밑에 입에서는 빠르게 음식물을 씹는다는 말씀!

"잘 먹었습니다."

마지막도 여유롭게 잘 먹었다고 표시를 한후, 시간을 살짝 본다.
7시 19분. 지니는...벌써 다먹었다. 나보다 많았을텐데?!

"어...린, 먼저 가도 돼."

에리카는 거의 다먹었지만 아직 수프가 좀 남은 상태였다.
아, 지금가도 아슬아슬한데..!

"지니, 먼저 가."

"......"

내가 먼저 가라고 하자, 지니는 말없이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늘 읽기 어려웠던 지니에게서, 이번만큼은 생각이 뻔히 느껴졌다.

'이거 이유를 물어봐야 합니까?'

으...아니.

'아가씨가 남을 걱정할 때에요?'

아니...

'그럼 대답은?'

"먼저 가 지니. 난 에리카랑 같이 갈게."

으...역시 팩폭은 너무 아프다.
하지만 내 친구를 버릴 수는 없다! 선생님에게 혼나고, 첫날에 찍히겠지만...
지니는 아직 가지 않고 있었다.

"응? 지니, 안가?"

지니는 잠시 고개를 돌리더니 손을 살짝 내밀었다.
뭐 달라고?

"열쇠, 주십시오..제가 책을 가져다 놓겠습니다."

"....!"

순간, 나는 지니의 뒤로 후광이 비치는 줄 알았다.
역시 지니! 소원을 이루어 주는 지니야!
난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지니의 손바닥 위에 올려뒀다.

"고마워, 지니."

"서둘러 오세요."

후후...츤데레 같으니라고. 어쨌든 잘했다!
그리고 3분 정도 후, 에리카가 수프를 다먹었다.

"에리카 잘했어!"

"미안....나 때문에..."

"아냐, 지금 가면 안 늦을지도 몰라!"

난 얼른 에리카를 데리고 식당 밖으로 나왔다.
벌써 다들 들어갔는지 식당 주변은 거의 한산했다.
좋아, 보는 눈도 별로 없겠다...

"뛰자, 에리카!"

"어, 어엇...!"

그렇게 전력으로 어느정도 뛰고 나니, 내 체력이 먼저 다했다....

"하아....하아..."

젠장, 예상외의 복병이...

"린, 괜찮아...?"

에리카도 숨이 가빠보였지만 아직은 여유가 있어보였다.
후...나도 평소에 체력좀 길러둘걸....

"....미안해. 나 때문에.."

나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에리카는 정말로 슬퍼보였다.
그 표정을 보자 내 마음이 왠지 싱숭생숭해서, 더이상 보고 싶지 않아서, 에리카를 격려했다.

"괜찮아, 아직 하나 남았어!"

"어...?"

난 천천히 눈을 감고 집중했다.
보통 우리세께였다면 여기서 좌절하겠지만....여기는 판타지다.
그리고 나에겐...마법이 남아있다.

"찾았다. 바람."

천천히 눈을 뜨자, 내 주위로 흐르는 산뜻하면서 차분한 기운들이 보였다.
그때, 지니에게 처음 마법을 배웠을 때, 난 모든 것에는 마력이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때는 마력으로 보는 세상은 참으로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무슨..."

그리고 난 입을 다물지 못했다.
듬성듬성 떨어진 곳에서 아름답고 강력한 마력들이 있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서로 한데 어우러져, 아름다운 광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린...?"

"아, 맞아."

역시 유드그라실, 마력도 차원이 다르다.
특히 중앙의 마력, 아마 교장 선생님이시겠지?
아무튼, 난 이런 생각을 했다.
지니의 마력을 만질 수 있으니까, 바람의 마력도 만질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되라...!'

천천히, 떨리는 마음으로 난 바람의 마력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됬다...!'

"에리카, 꽉 잡아!"

"어?! 린! 잠깐, 뭘 하려고!"

『지니 시점』

수업 시작 2분전이다. 아직 아가씨와 에리카는 오지 않았다.
곧 교수가 올 것이고, 아가씨와 에리카는 감점을 당하겠지.
물론 나하고는 상관없지만, 적어도 주인이니까 보내는 최소한의 걱정.
내 시선은 관심없다는 내 마음과는 다르게, 빈 자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빨리와라, 린 아가씨...!'

5
이번 화 신고 2019-07-16 20:40 | 조회 : 1,200 목록
작가의 말
Deemo:Hans

파멸은 앞으로 2번으로 나눠 연재하기로 했습니다. 저의 부담도 적고, 더 빨리 올라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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