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너무하잖아요

벌써 세상은 깜깜해졌다. 시골과 시내의 중심쯤되는 이 애매한 지역은 큰 사거리 하나를 건너자 금세 어두컴컴한 골목길만 쭈욱 이어지기 시작했다.

가로등 불빛조차 왜인지 큰 길에 더 많이 가있었다. 은호가 집에 거의 도착했을 때 쯤 눈치를 살피며 입을 열었다.

"형..화났어요? 혹시 질투했어요?"

그러나 뭘 바라고 한 질문에 애고는 불쾌하다는 듯 은호의 옆 모습을 흘긋 봤다. 원래 애고가 얼굴을 잘 쳐다보지 않는 편이라 조금 놀라며 은호가 애고를 봤으나 애고는 이미 시선을 돌리고 빌라의 문을 열고 있었다.

"존나 짜증났어."

그러다 문득 말했다. 그 말에 기다렸다는 듯 은호의 얼굴이 제어할 수 없이 일그러지면서 웃음을 가까스로 참아내는 괴상한 얼굴이 되었다.

계단을 올라가며 은호가 말한다. 소리를 의미심장하게 소근소근 낮춰도 그 소리가 좁은 복도에서 크게 울렸다.

" 질투했어요?"
약간 능글맞게도 들렸다.

"씨발, 짜증났다고."

더는 묻지 않기로 했다. 은호의 얼굴엔 자꾸 므흣한 웃음만 걸렸다. 그리고 애고의 얼굴은 묘하게 찡그러졌다.

2층 오른쪽 문을 열었다. 그리고 애고는 신발을 벗고 가방을 내려놓더니 따라 들어오는 은호를 향해 갑작스럽게 돌았다. 곧 애고 쪽에서 먼저 출발하는 키스가 시작되었다.

화난다는 듯 애고 선제 공격의 키스는 격했다. 상대의 입술에 매달려 물어뜯을 듯 꾹꾹 누르며 닫힌 현관문으로 밀었다.

하는 도중에도 은호는 계속해서 입가를 들고 웃기바빴다. 도저히 이 행복한 순간에 미소를 떠나 보낼 수 없었다.

"아, 형 현관에서 하는 거 너무 야한데.."

"....뭘..해?"

".......섹스....?"

음흉하게 또는 부끄럽게 웃으며 은호가 말하기 무섭게 다시 한 번 애고의 키스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순전히 자기 욕구를 채우기 위한 행위라는 듯한 몸짓으로 키스하더니 떨어졌다.

떨어지며 은호의 어깨를 살짝 밀어낸다. 순간 은호가 어? 하는 표정으로 어디가요 작게 말하지만 애고는 분위기 깨듯 스위치로가 불을 탁 켜버린다 그 하나의 불로 원룸 전체가 밝혀진다.

"누가 한데? 할람 네가 깔리든가."

"............나 섰는데요,형..."

현관에는 불쌍한 은호만 아직 신발도 못벗고 가방도 못벗고 서있었다. 난감하고 당황스러워 보였다. 그러나 뭔 상관이라는 듯 애고는 TV까지 틀어버렸다.

"난 안섰어."

그러자 은호의 표정은 충격으로 변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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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4-08 18:22 | 조회 : 1,893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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