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하녀가 되라구요?(2)

그날 밤, 나는 내 침대에 누워서 가만히 생각을 했다.

첫째, 저 대공은 이상하다
둘째, 하녀는 총 4명이며 2명씩 룸메이트로 짝을 짓는다
셋째, 원래 이집 하녀가 교육한다.

이런식으로 정리할 수 있는데..

그 때 내 룸메이트인 시엘이 소심하게 나에게 말을 걸었다.
"저, 안녕하세요?"

"어...안녕하세요."

시엘은 하얀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넘기며 말했다.
"혹시 실례가 되지 않으신다면 몇살이신지.."

"아! 저는 18살입니다.시엘 영애는요?"
"전 17이에요. 언니라고 불러도 되나요?"

나는 그 말에 괜히 시큰해졌다.
"네, 좋아요. 저도 시엘이라고 부를께요. 시엘도 여기 억지로 온 거지요?"

시엘은 갑자기 어깨가 축 처지고 하얀 머리카락이 얼굴을 가렸다.

"네.. 언니도요?"

".... 네....대공은 무슨 생각인지..정말 궁금해요."

시엘은 격하게 동감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그 날 밤까지 한참동안 대화를 나누다가 새벽 1시에서나 겨우 잠들 수 있었다.

*

시엘 레브카

어머니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새하얀 머리카락과 오밀조밀한 이목구비. 그리고 청록색 눈동자.

시엘은 무척 착하고 소심하며 아름다운 영애였다. 하녀가 되기전까지는.
따뜻하고 친절한 부모님, 꽤 되는 집안, 아름다운 외모, 갖출껀 다 갖춘 영애. 하지만 이것이 그녀의 운명이였다.


***



쾅쾅쾅!!!

누군가가 문이 부스러지도록 두드렸다.
그 소리에 나와 시엘은 저절로 눈이 떠졌고 내가 무슨일인지 확인하기 위해 문을 열었다.

"누구세요...?"

내 앞에는 하녀복장을 하고 있는 한 여자가 있었다.
"일어나라."

나는 차갑디 차가운 그 짤막한 한마디에 잠이 싹 달아났다.
그 여자는 우리 방을 훓어보더니 하녀복을 던져주고는 말없이 나갔다.

나는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시엘을 보며 말했다.

"옷.,,입어야겠지?"

.


우리는 옷을 모두 갈아입고 방을 정리한 후 나왔다. 방 밖에는 어제 본 레리안과 루안나가 하녀복을 입은 채로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

그 둘은 불평불만을 하기 시작했다.
나와 시엘은 그 분위기에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이 집 하녀가 따라오라고 해서 한참을 따라갔다. 그러다가 슬슬 다리가 아파졌다.
그 때 내 눈 앞에는 저번과 같은 마법주문이 나타났다.

"...헉...."

나는 그 주문을 조용히 속삭여보였다.

그러자 놀랍게도 다리에 방금전까지만 해도 있던 통증이 싹, 사라졌다.
나는 내 능력에 감탄하며 계속 걸어갔다.


어느 방 앞에 서서야 그 하녀가 말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너희를 교육할 대공의 하녀 세실리아다. 앞으로 너희는 대공의 하녀로써 생활하게 될것이다. 너, 레리안과 루안나는 대공이 잠시 자리를 비웠을때 청소를 담당하고 너, 시엘과 리아는 대공에게 차와 다과를 대접한다."

나는 그 하녀에게 일정표를 받았다.
빽빽한 일정에 나는 한숨밖에 쉬지 못했다.

그 날 오후부터 본격적인 일이 시작했다.
물론 나는 내 마법을 통해 조금은 덜 힘들었다.

어느새 내가 대공에게 차를 대접할 차례가 되었다.

나는 그냥 대충 가져다 주고 올 생각이였다.
그래서 대공의 방에 들어갔다.

똑똑


"들어와"

저번에 들은 그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소름이 돋았지만 말없이 침만 꿀꺽 삼키고는 들어왔다.
"들어가..겠..스...습니다."

나는 차를 들고 대공의 앞에 놓으려고 했다.
그 때 내가 너무 긴장을 했었던가 차를 놓쳐버렸다.

쨍그랑!!

대공과 내 옷에 커피가 쏟아졌다.
내 손에는 그 유리잔에 긁혀 피가 난 자국이 있었다.

대공은 문서를 보다가 나를 보고 노려보았다.

나는 황급히 고개를 숙이며 소리쳤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정말 죄송합니다. 닦아드리겠습니다."

나는 대공의 탁자에 묻은 커피를 닦으려고 했다. 그런데 대공이 내 손을 탁, 쳤다.
"..죄송합니다!"

대공은 나에게 서늘하게 말했다.
"어느 주제라고 대공에게 커피를 뿌리지? 잘 자란 영애맞아?! 대공한테 이런 무례한 짓을 하다니!! 어?! 담당하녀가 안 가르쳤어?하..정말 빨리 나가.나가라고."

나는 무서움에 벌벌 떨면서 나갔다.
"...쓰읍...죄송합니다."

나는 나가서 내 다친 손가락을 문지르며 그 주문을 외웠다.
그러니 상처가 말끔히 나았다.


나는 대공의 방 앞을 떠나 설거지를 하러 부엌으로 갔다.
하녀복이 젖었지만 말이다.

'후하....그래도...그 집보단 낫잖아....그 집에서는 적어도 누군가 걱정도 안 해 줬지. 이곳에서는 시엘이 있으니깐. 괜찮아...'

나는 그렇게 다짐하고는 일을 계속했다.

모든일을 끝내고 저녁 7시가 되자 저녁이 나왔다.
항상 가족들이 다먹고난 밤 9시에야 저녁을 먹는 나는 맛있게 저녁을 먹었다.

나는 밥먹는 도중 시엘에게 점심 때 그 일을 일을 털어놓았다.
그러자 시엘은 화가 나 소리쳤다.

"뭐라고요?"

"실수할 수도 있는데 회내는 건 좀...."

나는 시엘의 말에 동감했다.
하지만 나는 집안에서 그런 대접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그냥 이 사건을 무시하기로 했다.

그 때까지는 몰랐다. 이 사건으로 발목이 잡힐줄은.


.


밥을 다 먹고 그 하녀는 오늘이 처음이니 일찍 마쳐준다고 하고는 방에 들어가라고 했다.

나는 시엘과 후다닥 방으로 들어갔다.

시엘은 나에게 일하는 동안 있었던 불만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언니. 저는 대공에게 차를 대접할 때 너무 무서웠어요.."

나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니깐. 나는 컵까지 쏟았지 뭐야.."

"언니 무서웠겠어요..."

시엘은 나를 걱정하는 투로 나를 바라보았다.
"시엘 걱정해줘서 고마워.."

시엘은 뭘요, 하며 활짝 웃었다. 나는 그런 시엘을 보며 덩달아 웃었다.

***


그 시각 대공.


"하아?"
대공은 점심 때 있었던 그 일이 떠올렸다.
그 하녀.

처음에 그 하녀가 들어왔을 때 대공은 예쁘다, 라는 생각이 확 들었다.
저런 귀족영애가 있었나? 할정도로.

그런데

내 앞에서 컵을 깨뜨렸다.
인사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대공은 살벌하게 웃으며 말했다.

"감히 나에게.... 가만히 둘 순 없지...가만.... 집사!!"

집사라고 불린자가 허둥지둥 달려왔다.



"점심 때 온 그 하녀.내일 아침에 데리고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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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4-28 08:47 | 조회 : 869 목록
작가의 말
캔디 마쉬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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