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죽음에 명복을

아닐거야.

아니어야만 해.

아니겠지.

아아,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나는 이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데

유안님,

겁이 나고 겁이 나서

이제서야 당신에 대한 글을 올림을 용서해주시길.

당신이 있는 곳이 치안이라면 부디 조금이라도 덜 힘들기를

당신이 있는 곳이 피안이라면 부디 조금이라도 행복하기를

내게 이 이상의 무언가를 바랄 수 있는 자격이 없음에 한탄스러울 뿐입니다.

한때나마 걱정했고,

한때나마 그렸으며,

이제 영원히 잊지 못할 사람이 되었습니다.

나는 당신을 통해 비로소 주변인의 생사불명의 무서움을 깨달았으니,

당신은 내가 자살할 확률을 낮췄습니다.

만약 당신이 있는 곳에서 기뻐할 만한 것이 없다면

부디 이것으로 조금이라도 기뻐해주길.

감히 친구로 생각했고,

아직도 친구라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당신의 죽음을 부정하니,

어리석은 친구를 원망하지 마시길.

어리석은 친구를 책하지 마시길.

내가 당신에게 친구였기를,

내가 당신에게 가치있는 이였기를,

내가 당신을 잠시나마 이곳에 붙잡았기를.

감히 이러한 것을 바래 미안하고,

아직까지도 당신의 죽음을 부정하기에 바쁜 친구를 비웃지 마시길.

만약 당신이 있는 곳이 치안이라면 이 글을 보고 그 얼굴에 약간의 미소가 떠오르기를.

만약 당신이 있는 곳이 피안이라면 이 글의 존재에 그곳에서 외롭지 않기를.

유안님,

당신의 여생에 축복을 빌고,

당신이 고인이 되었음에 명복을 빕니다.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기를

1
이번 화 신고 2020-05-01 08:26 | 조회 : 666 목록
작가의 말
SSIqkf

살아계시길 바라는 것은, 과욕이겠죠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