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어린이날 특집

짧은 어린이날 특집

부제 : 여전히 작은 태일




이른 아침, 에리샤의 비명이 태일 방에서 들려온다. 에리샤의 비명을 들은 아델이 태일의 방을 열고 들어간다.

"무슨 일.."
"태일님이.. 태일님이!!"
"진정하시.."

아델은 에리샤가 무언가 안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 에리샤 품 안에 있는 걸 확인하자 눈이 커진다.

"...설마 태일님이.."
"그래요! 어쩜 좋아, 너무 사랑스럽지 않아요?"

에리샤 품에 있던 건 작아진 태일이었다. 무슨 이유로 작아진 지 모르겠지만, 에리샤가 방에 들어올 때 이미 태일이 작아진 채 침대에서 자고 있었다.

에리샤는 여전히 자신의 품 안에 자고 있던 태일을 조심히 안아 마왕에게 향했다. 깨지 않도록 천천히 도착한 마왕의 집무실.

아델은 에리샤를 대신해 문을 두드렸다. 곧이어 문을 열고 나온 마왕은 에리사 곁에 태일이 없다는 걸 확인하곤 그의 위치를 확인한다.

"태일님은 여기에."
"왜, 작아졌지?" "그건 저희도 잘.."

마왕은 에리샤에게 안겨 곧이 자는 어린 태일의 모습을 보며 잠시 당황하다가 잠꼬대하는 태일에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마왕뿐만이 아니라 주변 고용인들도.

"우으.. 세이..?"

드디어 깨어난 태일은 다행히 기억이 남아 있었는지 일어나자마자 보이는 마왕의 이름을 불렀다. 곧이어 자신의 몸이 뭔가 이상한걸 눈치를 챘는지 두 손을 확인한다.

"머야, 왤케 작아져써..?"
"태일님, 놀라지 마세요. 지금 어린 모습을 하고 계셔요."

태일은 에리샤의 대답에 황급히 창문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확인한다. 에리샤에게 안겨져 있는 작은 아이. 어디선가 본 건지 익숙하다.

"....."

설마, 설마 하는 마음으로 태일은 손을 움직여본다. 역시나 창문에 비친 자신 또한 똑같이 손이 움직였다. 설마가 사람을 잡은 순간 태일의 머릿속이 하얘졌다.

"왜..? 왜.. 나, 나 이상.."
"태일, 괜찮다.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거다."

어린 나이로 돌아가 자신에게 문제가 생겼을까, 두려워하는 태일을 마왕은 작은 태일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그를 진정시켜준다.

하지만 마왕의 마음 뜻대로 태일을 진정시키기 어려웠다. 결국 마왕은 에리샤에게 안겨져 있는 태일을 자신의 품으로 데려와 차가워진 태일에게 자신의 온기를 나눠준다.

"괜찮아, 내가 반드시 돌려주겠다."
"으, 그러다.. 영영.. 못, 도라가...면...?"
"그렇게 되게 하지 않을 거다. 방법을 찾을 동안 차라도 마시지 않겠나?"

태일은 마왕의 목을 감싸 안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여전히 불안해하는 태일이었지만 그런 모습 조차 귀여워 마왕과 주변 이들에게 치명상을 받았다.

"으에, 써어.."
"모습뿐만이 아니라 입맛도 변했나보군."

늘 즐겨먹던 차조차 쓰게 느껴졌다. 태일은 혀를 내밀고 인상을 찌푸린다. 마왕은 숨 죽여 웃으며 태일의 차에 우유와 설탕을 넣어준다.

"이제 좀 먹을만하나?"
"응! 세이도 머거보래?"
"거절하겠다."

태일은 아까보단 달달해진 차, 아니 밀크티 수준이 되버린 차를 홀짝 홀짝 마신다. 그러다 에리샤가 갖다둔 마카롱이 눈에 들어와 알록달록한 마카롱만 바라보고 있다.

"먹고 싶나?"
"...웅.."
"그럼 먹도록해라. 그대가 먹으라고 가져다둔거니."

태일은 손을 뻗어보지만 손이 닿지않자 시무룩해져서 다시 차만 홀짝 마신다. 마왕은 그런 태일의 모습을 보고 귀엽다는 듯 바라보다가 하늘색 마카롱 하늘 집어 태일의 접시에 올려둔다.

"먹어라."
"헤, 고마워!!"
"...심장에 해롭군."

마왕의 심장뿐이 아니였다. 주변이들의 심장 떠한 해로워 몇 명은 심장을 부여잡고 휘청거렸다. 자신의 손바닥보다 조금 더 작은 마카롱을 먹고 있던 태일이 창백한 얼굴로 세이를 부른다.

"있지이.. 세이."
"왜, 맛이 없.."
"만약에.. 나.. 다시 못 도라가면.. 어쩌지이..?"
"돌아갈 수 있대도."
"그치마안.."
"걱정마라. 다음날이면 원래대로 돌아가 있을거다. 그리고 그대가 영영 그럼 모습을 한다고해도 그대를 사랑하는건 여전하다."

태일은 부끄러운지 붉어진 얼굴로 먹다남은 마카롱을 한입에 넣어 오물오물 먹기 시작하더니 문득 무언가 생각났다.

"근데에.. 내가 이 모습이면.. 뽀뽀바께 못하자나."
"....풉.."

태일은 정말 의도가 전혀 없었다. 그저 순수한 마음으로 그에게 묻을 것이었다. 태일의 질문에 당황한 마왕은 입에 머금고 있는 차를 뿜었다.

"세이?"
"크, 큽.. 쿨럭, 어..?"
"괘차나?"
"...그래, 괜찮다."

괜찮다는 말과는 달리 표정이 괜찮지 않았다. 태일은 마왕을 걱정스럽게 바라본다. 마왕은 그런 태일의 시선을 피하며 뽀뽀밖에 못한다는 태일의 말에 곰곰히 생각한다.

저 작은 태일에게 키스를 하는 건 무리였다. 안는거? 그건 더더욱 무리였다. 어떻게 작은 태일을 안겠나.

적어도 못 할 짓이었다. 어린 태일은 사랑스럽긴 하지만 태일이 돌아갈 방법을 한시라도 빨리 찾아야한다고 다짐한 마왕이었다.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차를 마신 탓일까, 어린 태일에게 잠이 쏟아져 고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마왕은 졸고 있는 태일을 조심스레 안아 태일의 방으로 향한다.

원래의 태일에게도 커다란 침대였지만 어린 태일에겐 너무나도 넓은 침대였다. 넓은 침대때문인지 태일은 마왕의 소매를 붙잡고 놓지 않았다.

"태일?"
"...시러.."
"뭐가 싫다는 거지?"
"가치 자자.. 혼자는 시러.."

마왕은 크라바트(넥타이)와 외투를 벗어 의자에 걸어두곤 태일 옆에 누웠다. 태일은 마왕이 일어날까, 재빨리 그의 품에 들어간다.

"세이, 잘자."

마왕은 금방 잠든 태일을 확인하고 나서야 자신도 잠에 들었다. 얼마 지나가지 않아 마왕이 잠에서 일어났다. 분명 작은 태일이 자신을 안고 있었을텐데, 지금은 아까보다 훨씬 큰 무언가가 자신을 알고 있는 느낌에 깨어난 것이었다.

"...태일?"

어느새 원래의 몸으로 돌아온 태일. 어떠한 이유로 어린 모습으로 변했는지 잘 몰라도 돌아왔다.

"...어, 세이? 뭐야, 왜 여기서 자고 있던 거야?"
"기억, 안 나는건가?"
"무슨 기억? 어제 여기서 잤어? 아닌데.."

자신이 어릴 적으로 돌아갔다는 걸 기억 못하는 태일. 그런 태일에게 어린 아이로 돌아갔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싫어 마왕은 그저 웃으며 태일을 안았다.

"왜 그래?"
"사랑한다. 그대가 무슨 모습을 하던."
"...뭐야, 나도 당신이 무슨 모습을 하던 사랑해."

8
이번 화 신고 2019-05-07 23:22 | 조회 : 1,878 목록
작가의 말
하얀 손바닥

5월 5일에 똭! 연재하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네요.. 차라리 올리지말까, 하다가 그냥 올려요!!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