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인공과 다섯 남자들의 사정 part 3 강지원.

"첫눈에 반한다"는게 뭘까? 머릿속이 그 사람 생각으로 가득차게 되는것? 틀린건 아닌데, 뭔가 다른 느낌이...아! 그 사람 주위가 엄청나게 눈부신 것? 흠, 이것도 맞지만...뭔가 내가 원하는 답은 아닌데...

그 사람 생각이 시도때도 없이 나는것...? 생각하면 다 비슷한 맥락인데, 내 기준에선 어떤거다란 기준이 명확하지 않단 말이지...

드라마나 영화에서 흔히 다뤄지는 로맨스물 단골 손님인"사랑"소재에 보편적으로 다뤄지는"첫눈에 반한다"는 설정의 무수한 스토리.

어디까지나 저건 저들의 경우지, 내가 그 입장이 될 일은 없다 이런식의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과거에.

정확한 시기는 기억나지 않지만...지금 생각하면 그 땐"진짜 나랑은 다른 세계의 이야기"라 강하게 느꼈으니까, 그런 생각을 했던것 같다.

"설마, 그 말이 사실일줄은 진짜 몰랐다고..." 사랑은 타이밍이다 뭐다 별의별 말이 많지만, 흔히 어떤 주제와 관련된 수식어들은 완전히"거짓"은 아니구나...란 생각을 17세가 되어서야 했다.

"물론, 내가 첫눈에 반한 상대가 나를 좋아할 확률은 거의 로또 맞는 수준이지만..." 나의 경우엔, 내가 타인에게 관심이 생겼다해도 그 상대에게 당장 내 마음과 같기를 강요하고 싶진 않다.

상대가 나와 같은 상황이라면 모를까, 굳이 곤란한 상황을 만들고 싶지는 않다. 정말 좋아한다면 물 불 가리지 않는다는데...난 첫눈에 반했다해도, 본래의 성격을 벗어난 위험을 감수하긴 싫은것 같다. 뭐, 이건"아직은 그렇다"지만.

"내 방식대로 접근하면 되지 않겠어? 굳이 다른 사람처럼, 초면에 연락처 주세요! 이건 내 기준에선 비상식적인 행동이니까"

대충 시간 때울 생각으로 평소엔 잘 오지 않는, 도서관에 들어와서 목적없이 서고를 이곳 저곳 둘러보다가, 진짜 우연히? 내 옆에서 책을 고르던 사람이 책을 꺼내려고 하는걸"도와줬다"가 딱 마주친거다.

얼빠냐고? 흠 뭐, 각자의 취향이란게 있잖아? 내 기준에선 합격선이지. 키도 그렇게 작진 않고...아 나보단 작지만? 피부도 하얗고. 얼굴은 평범...?근데 내눈엔 엄청나게 눈부신듯...?아 이런게 콩...깍지인가?아무튼,"심장이 떨린다"를 체험하게 해준건 확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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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꺼내려는것 같아서, 꺼냈는데 혹시 민폐?" "휙휙" "아 그럼 다행이고. 그 쪽 몇살이예요? 전 고1 이제 반년된 아직 파릇파릇한 새싹이죠.

"1학년? 같은 학년이네? 몇반이예요?" "1학년 3반...3반이면 어?같은반인데 왜 몰랐...뭐, 이제부터 친하게 지내면 되겠네. 말 놔도 괜찮지?"

도서관 안이여서 그런건지, 원래 말 수가 없는건지는 모르겠지만 특별한 말 없이도 대화가 된다. 신기한데...?

눈만 봐도, 몸짓과 행동만 봐도 알겠다는게 이런건가...? 뭐, 엄청 마음에 드는 사람이 눈 앞에 있고 친해질 절호의 기회라면 누구든 그렇겠지. 나만 그런건 아닐꺼야.

"난 강지원이야. 같은반 친구로서 앞으로 잘 부탁한다~! 넌 이름이...주인공? 장난...어 진짜 이름이 주인공이야?"

도서관인걸 잊고 큰 소리로 반문하자, 주변의 따가운 시선이 집중되는것을 느꼈다. 하하 이건 실수했네.

"이름이 특이해서, 장난치는건가 했지. 아 혹시 기분 나빴어? 그럼 미안...괜찮다고? 흠 그럼 다행이지만..."

눈썹을 살짝 내리면서 최대한 미안한 목소리로 작게 말하는데, "괜찮다"는걸 어필하려는건지 열심히 고개를 가로젓는다. 흠...뭐야, 가만 보니까...생각보다 꽤...

"그럼 일단은 주인공이라 부를께. 난 이름이 흔해서 지원이라 부르면 뒤돌아보는 사람이 많을테니까 강지원!이라 불러줘. 괜찮지?"

"끄덕"

"좋아 그럼 오늘부터 마주치면 인사하고! 괜찮으면 내 친구들도 소개해줄께~바보들이 많지만, 나름 착한 녀석들이야!"

"...."

"그럼 먼저 간다~! 책 도움 필요하면 언제든지 불러!"

"....."

정말 아무말이 없네...뭐 그래도 표정이나 몸짓을 보면, 대충 짐작 할 수 있으니까 소통은 크게 문제없다.

"...말이야...친해지면 나중에 할 수 있겠지?" 말 하는걸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이거나, 어울리는게 어려운 사람이라 어색해서 그런걸수도 있으니까.

"친해지면 좋겠네. 그 때까진 내가 입이 아프겠지만..." 말수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적은 것도 아니니까, 친해만 진다면 분명, 다양한 대화를 할 수 있게 되고, 그렇게 되면...

"뭐 천천히 하자고. 시간은 충분하니까~" 첫눈에 반한다는 말이 사실임을 알려준 사람이라 평소엔 하지 않았을 친절한 성격의 사람을 연기했다. 뭐 본래의 성격과 엄청 차이가 나는건 아니지만...

"같은 남자에겐 친절하지 않으니까" 이건 케바케지만. 내 경우엔 그렇다는거다.

눈에 띈 보석을 단숨에 취하는 것보단 서서히 내 것으로 만드는게 훨씬 좋다. 그러니까, 급하게 서두를 필요는 없다.

"다른 사람한테 눈에 띌 타입도 아니니까. 걱정은 안해도 되겠네" 친구라 쓰고 바보라 읽는 유한성, 남우현, 김하늘, 하혜성 새끼들에게 소개해준 것을 나중에 후회하게 될 줄은 이 당시엔 꿈에도 몰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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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친절한 사람이네. 엄청 읽고 싶었는데 계속 대여중이라 몇달을 기다렸던 책을 드디어 빌릴수 있다!는 연락에 도서관을 달려왔지만, 대출서적을 따로 보관해 주는건 아니여서 원래 있던 위치로 가서 겨우 찾았는데 하필이면 자신의 키로는 집을수 없는 위치에 있어서 이걸 어찌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강지원...?이라는 동급생이 자신을 도와준거다.

...어쨌든 고맙네. 인사를 하거나 친해지는건 좀 많이 부담스럽지만...

호의를 베풀고 친절한 사람을 싫어하는건 아니지만, 그런 사람이 정말 좋은 사람인지, 어떤 목적 때문에 잘해주는건지 알 수 없어서...인간 불신적인 생각이지만...그렇다.

...적당히 대해도 괜찮겠지...진심이 되지 않으면 괜찮을꺼야. 강지원이 꺼내준 책을 왼손으로 꽉 쥐면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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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거의 독백의 글이 되었네요. 약간 기존의 글들에 비하면 어두운 느낌(?)의 글이지만, 재밌게 봐주신 분이 계시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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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2-13 01:11 | 조회 : 1,648 목록
작가의 말
키스키

남우현과 유한성 둘 중에서 누구를 먼저 쓸지가 고민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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