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매화 낙인

" ... ? "


눈을 부비고 일어서서 옷을 펼쳐서 살펴보았다.


세탁 한 것인지 좋은 냄새가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깨끗하게 세탁된 옷을보고 이런저런 많은 잡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겠거니, 꿈이거니 하며 오늘만 해도 복잡한 하루를 생각하며 머리를 비웠다.


잠시뒤 잡생각으로 가득 찼었던 머리를 비우고 산뜻한 마음으로 의뢰가 없는지 확인할 겸, 바람도 좀 쐬려고 밖으로 나섰다.


그러다 문득 아침에 내 옆을 지키던 여우가 생각이나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그 여우는 처음부터 있긴 했었냐는 듯 흔적 따위는 찾아 볼 수도 없이 온데간데 없어져 있었다.


집을 나와 한의 기방이 있는 쪽의 사람이 많아도 2명 정도 지날수 있을 것 같은 아주 좁은 폭의 길을 지나가고 있었다.


그렇게 멀지 않은 듯한 위치 쯤에서 사람 두 명이 다투는 듯한 소리가 들리는것 같았다.


그 소리에 대해 의문점을 품으며 집중해서 들은 결과 그 소리가 어디서 들리는 소리인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바로 한의 기방 뒷마당에서 정확하고 또렷하게 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최대한 발소리를 죽이고 기방 건물에 몸을 붙여가며 소리가 울리던 곳을 흘겨보았다.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역시나 였다.


한이 연관되어 있는건지 한이 벽으로 몰아 붙여진 채 한 남자에게 협박을 받고 있었다.


" 아니 그 정도 했으면 한 번 정도는 해줄수있잖아 ? 내가 그냥 하자는 것도 아니고 돈도 원하는 만큼 준다고. "


" 싫다고 계속 말씀 드렸습니다. 도대체 어쩌자고... 요 몇 일마다 계속 찾아와서 이러시는 겁니까 ? 그것도 양반가 도련님이 이런 곳에서 물 흐리시면서 노시려는건 또 무슨 일이고요. "


" 양반가에서 이렇게 부탁하는걸 보는게 쉬운 일은 아닐텐데 ? 너도 알거아니야. 이런 평민... 아니지 넌 기생이니까 신분은 말로 할 것도 없지. 그 낮은 신분 세탁하는 것도 나쁜건 아니잖아 ? 너도 좋고 나도 좋고. "


" 그러니까 저는 제 신분에 크게 불만도 없고 있어도 그럴 생각 전혀 없으니까 돌아가시고 다신 찾아오지 마시죠 도련님. "


" 아니 몸 한 번 파는게 그렇게 어려워 ? 어차피 기생이니까 이미 몸은 여러 번 팔았을거 아니야 ? "


그 순간 한을 울컥 하는 듯 하더니 그 양반가 남자를 향해 이내 소리를 질렀다.


" 저는 몸이나 파는 그런 하찮은 기생이 아닙니다 !! "


" 아 그러셔 ? 그럼 한 번 팔아봐. 내가 잘하면 너 신분도 높여준다고. "


ㅡ 짝


소리가 울리는 뒷마당에서 짝소리가 강하게 울려퍼졌다.


" 하... 너 지금 때렸냐 ? 이게 오냐오냐하고 봐줬더니 막 기어오르네 ? "


" 아흣...! "


남자는 한의 멱살을 잡고 벽으로 아주 강하게 밀쳤다.


" 내가 충분히 기회는 줬다. 넌 이제 선택지 그런거 없어. 그냥 내가 강제로 할 거니까. "


그 마지막 마디를 들은 내 눈은 독기로 가득 차 혈안이 되어 가만히 밖으로 나갔다.


" ...데 "


" 음 ? 넌 또 누구야 ? 방해하지 말고 꺼져, "


" 니가 뭔데... 한을 건드리고 지랄이야... "


" ... ! 가... 륜님 ... ? "


한은 내 목소리를 듣고 푹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보였다.


아마 울었는지 눈시울은 새빨개져 있었다.


한의 그런 모습은 내 속의 살기를 불러 일으켰다.


" 넌 내가 죽인다 ..."


" 맘대로 해. 난 잘못한거 하나도 없으니까. "


나는 검집에서 내 검을 뽑아들고 그의 앞에 섰다.


" 연인을 위해 원수를 죽이는 이야기... 이야... 이거 참 눈물난다 안그래 ? "


난 그 상태로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때 뒤에서 누가 나를 강하게 껴안았다.


" 가륜님! 그만 하세요. 전 괜찮아요. 저때문에 살생을 저지르시는 걸 두고 볼 수는 없습니다. "


한의 말에 나는 검을 다시 집에 꽂고 한의 손목을 강하게 잡아끌어 나의 집으로 향했다.


" ㅈ... 잠시만... ! 가륜님 아파요... "


" 왜 그랬어요. "


" 네 ? "


" 왜 가만이 있었냐고요 !! "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집에 들어오자마자 한에게 소리를 질러버렸다.


" 아니 그게... "


한이 말을 더듬는 동안 그를 밀어 함께 이불 위로 넘어졌다.



" 아까 그 사람 때문에 너무 화가 났어요. 그러니까 당신한테 제 낙인을 남기겠어요. 나도 이 낙인때문에 당신하고 밖에 할 수가 없으니 당신도 똑같이 나랑만 해줘요. 내가 당신것이 당신이 제것이 되는걸 허락해주세요... "


한은 잠시 당황하는 듯 하다가 금세 웃으며 대답했다.


" 그럼요. 제가 당신 것이 되어 드릴게요. 아무에게도 넘어가지 않을게요. "


" 그리고... "


한은 귀가 새빨개져선 말을 더듬더니 이내 다음 말을 이어 뱉었다.


" 그리고 가륜님 당신이라면 저를 탐하고 안으셔도 돼요. "


" 지금 당장이라도 말이에요. "


한은 그렇게 말하며 내 목은 그의 차가운 손으로 얼싸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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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2-08 23:51 | 조회 : 1,910 목록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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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늦엇다....ㅠ 미리미리 써두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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