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로멘스]

푸른 하늘이 몹시도 기분 좋은 날이였다.

오랜만에 네 얼굴도 보았다.

참 좋았다, 그 때까지는. 그래, 네가 이별을 말하기 전 까지는.

그 날 따라 너는 유난히 말이 없었다. 나를 볼 때마다 재잘거리던 그 입술은 내게 이별을 고했다.

''''우리, 그만 하자.''''

''''뭐라고? ''''

믿을 수가 없어서, 믿고 싶지 않아서 나는 너에게 되물었다. 너는 그런 내게 확인 사살 하듯이 다시 이별을 고했다.

''''우리, 그만 하자고. ''''

나는 네게 그 이유를 물었다. 너는 싸늘한 표정으로 답했다.

''''나, 다른 사람 생겼어. 너보다 멋지고 돈도 잘버는 그런 사람이야. 이제 너 같은 건 필요 없어. ''''

배신감이 들었다. 애초에 넌 날 사랑한 적 따윈 없었던 것이였다.

내게 너란 내 모든 걸 줘도 모자란 그런 사람이였는데, 너에게 나는 그저 장식품에 불과했나 보다.

너와 해어져 돌아오는 길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슬프진 않았다. 슬픔보다는 지독한 허무함이 내 가슴을 가득 채웠다. 슬프지 않은데 그렇게 눈물이 났던 건 무슨 이유에서 였을까.

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우연히 길을 지나다 네가 다른 남자와 웃고 있는 걸 봤다.

끊임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나는 너무 힘들었는 데 너는 아무렇지도 않아 보여서 더 그랬던 것 같다. 헤어진 날 내게 보여줬던 싸늘한 표정이 그 날 본 네 미소와 자꾸 겹쳐져 보였다.

그렇게 허송세월을 보내다가 마음을 다잡고 다시 한번 사람을 만나보자는 생각으로 올해 8월달에 2:2 미팅에 나갔었다.

그런데 그 미팅에서 네가 나왔다.

''''안녕하세요. 저는 **대 3학년 김하연입니다!''''

''''저도 하연이 처럼 **대에 3학년으로 재학중인 이서연이예요. 그 쪽 분들은 이름이? ''''

'''' 저는 @@대 3학년 김현도 입니다! ''''

''''... ''''

나는 널 바로 알아보았는 데 너는 나같은 건 기억나지도 않는다는 듯이 너무 태연해서 헛구역질이 나올 것만 같았다. 너는 마치 내가 기억나지 않는 것 마냥 날 대했고 실제로도 나를 기억하지 못한듯 했다.

'''' 야, 뭐해 이름 물어 보시잖아. ''''

'''' 아, 이현입니다. ''''

네가 이 곳에서 나와 마주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소름이 끼쳤다.

네가 이 곳에 있다는 것 때문에 미팅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대충 시간만 때우다가 약속장소에서 벗어났다.

''''야, 너 왜 그래? 대답도 건성이고, 정신을 나두고 온 것 마냥 행동하냐? 미팅하자고 조른건 너잖아. ''''

현도, 그 녀석은 이서연과 나의 관계를 몰랐다. 그래서 내가 왜 이런 반응인지 모르는 것 같았다.

''''예전에 내가 안 좋게 해어진 사람 있다고 했잖아.''''

''''어, 그런데 갑자기 왜? ''''

'''' 아까 이서연이란 사람이 그 사람이야. ''''

약 5분동안 짧은 침묵이 이어졌다.

현도 녀석은 믿기지 않는 듯 했다.

''''진짜냐? 그 사람은 너 기억 못하는 것 같던데? 그냥 닮은 사람 아니고?''''

''''아니, 확실해. 내가 이런 걸로 너한테 거짓말 한적 있냐? ''''

'''' 그건 그렇지만.. ''''

그 말을 끝으로 나는 입을 다물었고 현도 녀석도 마친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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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1-18 17:13 | 조회 : 1,487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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