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신목이시라고요?신목은 나무인데요?"

신목은 신성력을 받아드린 나무인데,내눈앞에있는 아이는 인간의 모습이었다.

"나무라네,그저 너무 많은 신성력을 받아드려서 인간처럼 실체를 가질수 있게 되었다네."

"그럼 신목님은 절 왜이곳으로 데리고 왔나요?"

그러자 신목은 나에게 가까이 다가오더니 내손을 잡았다.

"내가 그대를 부른이유는 그대가 내열매를 흡수해서 흥미가 생겼을 뿐이라네.가까이서 보니 그대 정말 신기하네.그대는 인간이 맞나?"

인간이 맞나라니,나는 환생해서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어엿한 인간이다.

"저는 인간입니다."

나는 살짝 볼을 부풀리면서 삐진 얼굴 로말했다.

"하하!내오랜 세월을 살아 왔지만 그대처럼 귀여운 아이는 처음이라네."

"..저기 본인이 더 귀엽게 생기셨다는 생각은 안해 보셨나요?"

내앞에 있는아이는 상당히 귀엽게 생겼다.눈은 사슴처럼 크고,어린데도 턱은 갸름했고,또 무었보다.신비롭게 푸른빛으로 빛나고 있어 아름다워 보이기 까지 했다.

"내가 아무리 본체가 나무라도 그대가 나보다 아름답게 생겼다는것 정도는 안다네."

신목은 웃으면서 내얼굴을 보았다.그리고 눈이 마주치자 웃었다.물론 내얼굴이 예쁘다는건 잘알고있다.잘난척이 아니라 진심으로 사실이었다.

"그 신목님? 신목님에게는 이름이 없나요?"

내 질문에 신목님 잡고 있던 내손을 자신의 얼굴에다 대고는 부비적 거렸다.

"뭐..뭐하세요!"

지금 내손은 상처 때문에 피가 잔뜩 흐러서 엉말이 었다.

"그대가 가지고 있는 힘이 너무나도 강해서 치료는 할수 없지만 그래도 상처를 제외한 부분에는 소독해줄수 있다네"

신목님의 말대로 내손에 있던 피의흔적들은 사라지고 피는 더이상 흐르지 않았다.

"감사합니다."

나는 살짝 고개를 숙이고 감사 인사를 했다.

"그대는 상냥한 아이로군.나는 의지를 가지게된 이후로 대부분의 시간을 잠에 빠져 있었네.이름을 지을 여유도 없었고 지어줄 사람도 없었지.그런데 그대가 처음으로 나를 잠에서 깨워 주었어.나에게 이름을 물어본것도 그대가 처음이라네.그러니 그대가 나에게 이름을 지어 주었으면 좋겠네.다시 잠들때에는 더는 버틸수 없을것 같으니 이름이라도 있으면 그나마 나을 것같아서 그런다네."

신목님은 무척이나 외로워 보였다. 지하에서 계속 살아가는것 아마 나라면 이미 미쳐버렸을것 같은 오랜시간을 혼자 살아오신 것이다.어쩐지 동질감이 느껴졌다.신목님을 혼자 두면 안될것만 같아서 나는 신목님의 손을 꼭 잡았다.신목님은 눈을 크게뜨고 나를 바라 보았다.

"이런 저라도 괜찮다면 제가 신목님께 이름을 드려도 될까요?"

내말에 신목님은 환하게 웃었다.

"꼭 그대가 지어 주었으면 한다네."

신목님은 나에게 눈을 마주치며 진지한 얼굴로 살짝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신목님은 이미 결심을 했는듯 했다.

근데 신목님 저는 당신을 잠들게 할 생각따위는 없어요.나는신목님을 바라보았다.그러자 머릭속에 이름이 떠올랐다.

"칼라디움(Caladium)"

신목님을 보며 떠올렸다.이유는 모르겠다.그냥 이분이 외롭지 않게 행복의 기쁨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떠올랐다.조심스럽게 칼라디움님의 얼굴을 보았다.그러자 눈물을 흘리고 계셨다.

"아...혹시 마음에 안드시나요?다른 이름을 생각 해볼까요?"

내가 어쩔줄을 몰라하니 신목님은 손으로 서둘러서 눈가를 닦더니 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아니네,이름이 너무 멋져서 잠시 감동한것 뿐이네.그대는 이 이름의 뜻을 아는가?"

나는 고개를 저었다.나는 그냥 떠올르는 것을 말한것 뿐이다.

"아니요.그냥 신목님이 행복해지면 좋겠다고 생각하니까 떠올랐어요."

"그대가 지어준 이름은 축명(祝名)이라네"

축명이라니 들어본적 없는 단어였다.내가 고개를 갸우뚱 하자 신목님은 나에게 설명해주었다.

"축명이라는 것은 그이름을 받은 대상에게 강한 축복을 줄수 있다네.축명의 뜻대로 살아가게 되는 거지.그대가 나에게 준 축명의 뜻은 말이네 '환희,기쁨,즐거움'이라네."

축명이라니 나는 그런걸 의식하고 지은 것이 아니였다.하지만 저런 뜻이라면 괜찮겠다고 생각 했다.근데 왜 나는 알지도 못하는 단어를 알고 있는 걸까?

"그대는 아직 그대를 다알지 못하는것 같네.하지만 그대는 언젠가 모든것을 알게 될것이네."

칼라디움은 알듯말듯한 말을 하고는 그저 나를 보며 희미 하게 웃고 있었다.

"자,이제 돌아가야 겠지.그대가 있고 싶어하는 장소로 그대가 원하는 그곳으로,그럼 잘가게나."

칼라디움님은 무척이나 우울해 보였다.하지만 나는 얌전히 혼자만 돌아갈 생각은 없었다.

"무슨 소리에요?칼라디움님도 같이 가야지!"

나는 칼라디움님을 혼자두고 싶지않았다.오랜시간동안 외롭게 혼자 계셨다.그런 분을 두고가고 싶지는 않았다.칼라디움은 내가 이름을 부른것에도 놀란듯 보였지만 같이 가자는 말에 더 놀란듯 했다.

"내가...그대와 함께 간다고?"

"네."

나는 단호하게 대답하며 쥐고 있던 손을 더강하게 잡았다.안 놓아줄것 처럼.

"하지만...나는 한번도 밖으로 나가본적이 없는데도?"

칼라디움님은 망설이는 것처럼 보였다.왜 망설이시는 걸까?분명 내게 가라고 할때 우울해 보였으면서.

"그게 무슨 상관이에요.이제부터 저랑 함께가면 되요.마신전은 무척이나 넓으니까,제가 양지 바른곳에 묻어드릴게요."

내 말에는 칼라디움님은 눈을 크게 뜨더니 이내 어깨가 떨렸다. 고개를 숙이고 잠시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

"칼라디움님?"

"풋..하하하하하하하하하!"

칼라디움님은 크게 웃기 시작했다.

"그대는 내 본체가 나무니까,땅속에서 영양분을 섭취한다고 생각하는 거로구나?하지만 나는 신목이라네,내가 주식으로 삼는 것은 그대들이 나에게 주었던 신성력이 라네.지금은 그핵인 열매가 깨져버려서 얼마 살지 못할것 같지만."

열매라니?설마 그하얀보석 내가 부서서 산산 조각이 된그 보석을 말하시는 건가?

"저..때문이네요?"

나는 고개를 숙였다.나 때문에 칼라디움님이 죽는 다고 생각하니 눈가가 뜨거워 졌다.내뺨에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죄송해요.정말..죄송해요."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칼라디움님의 표정이 보이 않았지만,너무 죄송해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잡고있던 손을 조심스럽게 놓았다.

"그대,오해가 있는것 같네.내열매는 이미 오래전에 수명을 다했네.그걸 억지로 신성력으로 유지 한것이네.열매는 나를 살리고자 더많은 신성력을 흡수하려다가 오히려 방대한 양의 신성력을 견디지 못하고 깨져버린것 뿐이니라네. 그대가 사과할일이 아니네.사과는 오히려 내가 그대에게 해야할 일이라네.아마 많은 신성력을 열매가 흡수하였을 것이네."

많은 신성력을 흡수했다니,나는 신성력을 많이쓰면 어떻게 되는지 배운적이 있어서 알고 있다.신관들에거 있어서 신성력은 혈액 같은 것이다.그런 신성력이 일정이상 고갈되면 어지러움이나 두통을 느끼고 심한 경우 피가역류 한다고 한다.하지만 나는 너무나도 멀쩡하다. 한마디로 그정도 가져간다고 나에게 문제가 되지 않은 다는 의미였다.

'마신님이 정말 많은 양의 신성력을 주셨구나.'

새삼스럼게 아버지의 위대함을 다시 알게 되었다.

"괜찮아요.그정도로는 아무런 영향이 없어요."

"그렇게 보이네.그래도 미안하네 열매는 나의지를 반영하지.난 그오랜 세월을 살아 왔음에도 살고 싶었다네.언젠가 나의 삶이 달라질것이라는 기대에 욕심을 내버렸다네."

칼라디움님은 나와 비슷했다.언젠가 달라질것이라고 기다리다 지쳐버린 것이다.왜 내가 칼라디움님을 내버려 둘수없었지 알것 같았다.

"그럼 이제부터는 더 욕심내서 저와 함께 살아요.밖에 나가서 태양이 쨍쨍한 날에는 칼라디움님 밑에서 쉬고,비가 오는 날에는 칼라디움님의 밑에서 비를 피하면서 차라도 마시면서 놀아요.흐린날에도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도.저랑 같이 있어요."

칼라디움님은 무척이나 감동한 눈으로 나를 보았다.그의 눈은 촉촉해지더니 이내 눈물이 폭포처럼 흐르기 시작하였다.

"나는 얼마 못산다네.그래도 괜찮겠나?"

그의 목소리가 힘겨워 보였다.

"네,하지만 칼라디움님 저는 칼라디움님을 죽게 나둘 생각은 없어요."

나는 칼라디움님을 향해서 손을 내밀었다.그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더니 이내 내손을 향해서 시선을 옮겼다.

"자기소개가 아직이었네요.저는 에루티제아 룬 입니다.마신교의 교황을 하고 있어요."

칼라디움은 귀를 의심 했다 룬(run)은 신들이 자신의 가장 총애하는 자,그들에 대리인에게 그들이 직접내리는 세례명 이었다.그것도 그냥 신이 아니라 마신이었다.창세기의 신이며 신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존재이자 모든 신들이 우러러 보는 존재이다.그런 마신의 대리자 라니 믿겨지지가 않았다.하지만 곧 납득할수 밖에 없었다.그 방대한 양의 신성력과 에루티제아라는이름이 마신의대리자라는 것을 증명 하고 있었다.

무슨 뜻인지는 잘모르지만 분명 고대신어 인것은 확실 했다.고대신어는 창세기의 신들이 차원을 만들었을 때에 썻던 태초신들의 언어 였다.

"하하..이것도 운명이란 것이가?"

칼라디움은 허탈하게 피식 웃더니 자신에게 내밀어주고 있는 에루티제아를 향해서 무릎을 꿇고 손을 잡았다.에루티제아는 놀라서 움찔하더니 이내 가만히 칼라디움을 내려다 보았다.

"고귀하신 마신님의 대리자 이신 에루티제아 룬님을 뵙습니다.저의 이름은 칼라디움 고귀한 그대의 가디언(Guardian)이 되기를 청합니다."

나는 빠르게 칼라디움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았다.가디언이란 인간이상의 존재를 수호하고 지키는자 였다.

가디언이 되면 주인의 수명과 자신의 수명이 같아지고.가디언은 자신의주인이 죽으면 함께 죽지만 가디언이 죽으면 혼자 죽어도 주인에게는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는다.한마디로 평생을 한분만을 모시겠다는 맹약이었다.

영혼조차 귀속되는 맹약이기에 지금은 잘쓰지도 않고 인간들사이에서도 잊어졌다고 알고 있었다.

"그대여,부디 나의 맹약을 받아주게,나는 그대와 함께할것을 선택했고,그대와 함께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네."

칼라디움은 진심으로 나에게 영원한 맹세를 영혼까지 나에게 귀속되어 버리는 것을 스스로 선택했다.가디언의 조건은 간단했다.첫번째는 가디언의 이름을 주인이 지을것.두번째는 양쪽에서 이맹약에 동의할것.3번째는 서로에 대한 강한 인연이 필요했다.모든 조건은 충족되었다.이제 선택만 하면 된다.

"정말...정말 괜찮아요?이 맹약을 하면 칼라드움님의 영혼이 저에게 완전 귀속 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자유로워지고 싶지 않으세요?"

칼라디움은 자유를 원했던 것이 아니었다. 그저 에루티제아처럼 손을 내밀어줄 사람을 원했다.자신을 데리고 가줄 사람을 기다렸다.그리고 지금 그 기회였다.칼라디움은 에루티제아가 무척이나 좋았다.상냥하고 따듯한 사랑스러운 아이였기에.

"저는 고귀하신 나의 주인에게 평생을 약속하며 그의 종이자 가디언으로 그를 평생 따르며 배신하지 않을 것을 맹세합니다."

칼라디움의 눈빛이 말하고 있었다.

'망설임 따위는 없네.그대가 선택해주길 바라네.'

칼라디움님의 눈은 나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칼라디움은 진심이었다.나는 잠시 눈을 감고 생각을 정리한 다음 천천이 눈을 떳다.

"저의 이름은 에루티제아 룬 신께서 주신이름을 걸고 칼라디움을 저의 가디언으로 받아들렸음을 맹세 합니다."

그순간 내손을 잡고 있던 칼라디움님의 손에 빛이 나기 시작하더니 가디언의 문장이 나타났다.

"에루티제아,고맙네."

칼라디움은 진심으로 기쁜 표정으로 활짝 웃었다.

"앞으로도 칼라디움님이 그렇게 웃었으면 좋겠어요."

나는 미소를 지으며 칼라디움님을 일으켜 세웠다.

"역시,에루티제아 그대가 훨씬더 귀엽네."

"윽..이얼굴 역시 칼라디움님이 봐도 심각하게 예쁘지 않아요?"

나는 스스로를 예쁜얼굴이라고 말했지만 그건사실일 뿐이지 절대 잘난척이 아니다.

"하하하하!그대의 얼굴이 솔직히 지나치게 아름답기는 하지.그런데 에루티제아 나에게는 존댓말은 필요없다네.나는 그대의 가디언이 아닌가."

나에게 있어서 존댓말을 습관 같은 거라서 어쩔수없었다.살면서 타인에게 한번도 반말을 해본적없기때문에 나는 반말이 어색하게 느껴졌다.

"그럼 그냥 칼라디움이라고 할게요.제가 워낙 존댓말이 익숙해서 어쩔수 없어요."

"나의 주인이 바라는 대로."

칼라디움은 무척이나 기분이 좋아 보였다.앞으로도 계속 칼라디움이 행복하기를. 혼자라는건 너무나도 잔혹할정도로 외로운 일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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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12-29 09:08 | 조회 : 1,462 목록
작가의 말
블래티

새삼,읽어보니 끔찍하네요..진짜 제 초기작이라 그런지..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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