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밤의 ER - 간호조무사(2)

지난주 요약
10시 24분. 연이어 들어오는 환자들 사이에서 바쁘게 움직이다 자신의 어깨를 잡은 남성의 뺨을 때리는데..

남성이 기계를 높이 들자 나는 뒷걸음질을 쳤지만, 이내 병상에 부딪히고 말았다. 더 이상 도망갈 곳이 없는 나는 그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내 눈에는 그가 나에게 기계를 던지려고 하는 것이 보였다. 눈을 감았다. 떠보니 남성은 경비들에게 제압되며
"이거 놔 이 병*같은 *끼들아"
라는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그 남성이 제압되는 것을 본 나는 긴장이 풀리면서 주저앉았다. 하지만 한숨을 쉬기도 전에 일어나야만 했다. 왜냐하면
"이강우 정신 안 차려! 내가 응급수술 세트 달라고 한지가 언제야! 똑바로 안 할 거야!"
라는 불친절한 박 간호사가 한 말이었다. 들리지도 않게 말해놓곤 화란 화는 크고 똑바로 말한다.
'짜증나. 사람이 다칠 뻔했는데 화만 내고'
박 간호사가 다시 고함을 지른다. 아니. 응급 수술 도구를 직접 가지고 오며 내 정강이를 걷어차고 갔다. 역시 언제나 짜증 나는 인간이다. 아까 취객 때문에 지체된 시간 동안 수액을 놓아야 하는 환자가 두 명 생겼고, 수액을 갈아야 하는 환자가 세 명, ABGA*를 할 검체를 뽑아야 하는 환자가 생겼다. ABGA용 검체*를 뽑기 위해 나는 주사기를 잡았다. 그리고 뒤를 보자 세 살짜리 꼬마가 보였다. 그 순간 어쩌자고 내가 이 일을 하게 된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안 할 수도 없으니 주삿바늘을 넣는 순간 아이가 팔을 비틀어서 정맥에 찔러 버렸다. 내가 당황하며 바늘을 빼곤 지혈을 하려고 했지만. 그 아이는 발버둥을 치며 자신의 피를 사방으로 뿌렸다.

*ABGA-동맥혈가스검사
*검체-시험 재료로 쓰는 생물이나 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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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12-23 23:23 | 조회 : 337 목록
작가의 말
치료자

사연 접수를 받아야 하는데 사연접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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