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별 무드등

35. 별 무드등

어느새 시골은 완벽한 밤이 찾아오고 시곗바늘은 9시에 향하고 있다. 하준은 시간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 겉옷을 챙긴다. 은하는 조심히 은우의 방문을 두드린다.

"오빠~ 9시라 잘생긴 남자분 가신대."

열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은우의 방문은 하준이 간다는 소리에 너무나도 쉽게 열렸다.

"지금? 어두운데?"
"벌써 겉옷 챙기셨어."
"잠깐, 진짜 가시려고요?"
"그럼 가지 말까? 가지 말라면 안 갈게."

유혹적인 눈빛으로 말하는 하준에 은우는 자신도 모르게 가지 말라고 말한다.

"알았어. 안 갈게. 잠시 나 밖에 다녀올게."

가지 말라는 은우의 말에 하준은 입꼬리를 올리곤 암흑 같은 밖으로 나간다.

"윽.. 내가 미쳤지. 가지 말라고 말하다니.."

옆에서 이 상황을 보고 있던 동생은 나에게 찰싹 붙어서 우리 사이를 한 번 더 묻는다.

"이제 진짜로 말해봐~"
"...전 애인이야. 이제 궁금한게 풀렸어?"
"뭐?! 전 애인? 근데 왜 헤어졌는데?! 저 남자 아직도 오빨 좋아하는 거 같은데?!"
"그러게 말이야. 날 좋아한다니, 말이 안 되잖아."

저 사람은 날 좋아하는게 아니라 전 애인을 좋아한단말이야.

한편 밖으로 나온 하준은 은우의 집 근처에 대기하고 있는 승용차에 다가가 창문을 두드린다. 닫혀있던 창문이 열리고 기현이 운전석에 앉아있다.

"보스? 왜 안 탑니까?"
"너 혼자 올라가라."
"하?! 지금 누구때문에 저녁도 못 먹고 몇 시간째 기다리고 있었는데 혼자 올라가라고 말이 나옵니까?!"
"시끄러워. 시골이라 은우가 들을 수도 있다."
"들으라고 크게 말하는 겁니다! 아아아아!! 배고프다!!"

하준은 황급히 기현의 입을 틀어막고선 자신의 블랙카드를 건네준다.

"블랙카드니까 알아서 저녁은 사먹어. 그리고 내가 연락할 때까지 여기 찾아오지 말고. 알았냐?"
"블랙카드.. 하온님이랑 데이트해야지."
"그래. 그놈이랑 데이트할 때 써라. 이제 올라가."

기현은 소중히 블랙카드를 지갑에 넣고 출발한다. 하준은 밤늦게 운전하는 기현이 아닌 자신의 블랙카드를 걱정하며 은우의 집으로 돌아왔다.

어느새 은우 동생은 방으로 들어가 없었고 옷 한 벌을 들고 있는 은우가 서 있었다. 은우는 옷을 들고 하준 앞에 선다.

"밖에 누구 있었어요?"
"아니, 그냥 통화 좀 하고 왔어. 근데 그 옷은?"
"맞는 옷이 없는데 불편하지 않으면 일바지라도 입을래요?"
"어, 어어. 고마워."
"화장실은 저기 있으니까 쓰고 나오세요."

꽃무늬 가득한 일바지를 입고 나온 하준의 모습은 일바지가 짧은지 하준의 발목이 훤히 보였다. 그런 모습을 본 은우는 애써 웃음을 가린다.

"큭..흫.."
"..난 괜찮으니까 웃어도 되.."
"푸흐하학! 하준씨가 그런 옷 입을거라 생각치도 못했는데. 의외로 잘 어울리네요. 기념으로 드릴까요? 크흡.."
"진짜? 고맙게 받을게. 일바지 생각보다 편하네."

일바지의 허리 고무줄을 땡기며 편리함을 은우에세 보여준다. 그런 하준에 은우가 또 한 번 더 웃음이 터진다. 연속으로 터진 웃음에 눈물이 고인 은우는 눈물을 지운다.

"흐아.. 진짜 오랜만에 터졌다. 아, 저 방에서 자면 되요."
"아까 보니까 방 두개던데. 너는 어디서 잘려고?"
"소파에서 자려고.."
"내가 소파에서 잘게."
"손님을 소파에서 자게 두면 안되죠!"
"그럼 이렇게 하면 되겠네."

정신을 차리고보니 은우의 침대에는 하준과 은우가 누워있다. 하준은 좁은 침대가 불편하지도 않은지 편안한 얼굴을 하며 자고 있다. 그런 하준이 얄미운지 은우는 하준의 볼을 꼬집는다.

"이 상황에서도 잠이 잘 오냐고요. 이하준씨."
"으..윽..아파.."

자고 있지만 고통은 느껴지는지 은우가 꼬집었던 볼을 무의식적으로 만진다. 은우는 한쪽만 빨개진 하준의 볼을 보고 미안해졌는지 하준의 볼을 부드럽게 만진다.

"언젠 죽은 애인이랑 닮아서 나랑 사겼으면서 이젠 사랑한다는 눈빛으로 날 쳐다보면 어떻게 하라고.. 진짜 나쁜 놈.."

은우는 손목밴드를 벗고 탁자 위에 뒀던 무드등 전원을 키자 한순간에 어두웠던 방에 별로 가득해진다. 하준의 얼굴에 별 그림자가 생긴다. 은우는 하준의 얼굴에 생긴 별 그림자를 만지며 생각한다.

"...다시 만나도 되는 걸까...하아 모르겠다.."

움직이는 별을 보다가 스르륵 잠든 은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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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1-18 17:15 | 조회 : 2,498 목록
작가의 말
하얀 손바닥

헤엑.. 제가 하루동안 폭스툰에 못 들어왔는데 전편에 많은 댓글이 달려있어서 놀랐어요!! 35화 올린 다음에 하나하나 소중히 읽으며 답변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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