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 잘 모르는 너.

너는 날 잘 몰라. 왜냐하면 우린 친한 사이면서도 그런 사이가 아니거든. 그럼 우리는 대체 뭘 하려고 인간관계를 시작한 걸까? 그게 참 궁금해.

마지막 방학이 끝나고 다시 학교에 가게 된 날. 너는 날 쳐다보고 있었어. 하지만 달라진게 있었지. 평소라면 우리 둘은 즐겁게 대화하고 있었을거야. 근데, 아니더라.

너는 그저 날 쳐다만 볼 뿐.... 다른 친구와 대화하고 있었지. 물론, 너가 다른 애와 대화한 걸 가지고 지금 이렇게 유치하게 구는 건 아니야. 그저 너의 성격이 바뀐 거겠지. 그 성격이 누구에 의해선 변했을진 모르겠지만 말야. 그게 너 일수도 있겠고, 아니면 너와 대화하고 있는 그 애일 수도 있겠지.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점점 더 어색해졌어. 그냥 복도에서 서로 눈을 마주쳤기만 했는데도 그저 서로 못 본체 하며 다니는 사이가 되어버렸지.

그래, 넌 날 잘 모르는 거였어. 나도 널 잘 모르고 있었을지도. 그저 우리는 같이 얘기할 존재가 없어서 서로 대화하다 친해지게 된 것 뿐이였고, 그냥 평소에도 만나서 같이 논 적도 없었던 거였지.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너무 후회되기도 해. 왜냐고? 애초에 서로를 잘 몰랐다면 더 좋은 사람을 만나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때문이야. 애초에 이렇게 된 걸 알고 있었음에도 계속 너와 같이 다녔다는 것도 후회가 되기 시작한다? 물론, 너의 잘못이 크지만 말야.

그렇게 몇 달이 지나고 나서부터 너와 마주칠 때 마다 넌 날 기억을 못하고 그냥 지나치더라. 그냥 너의 기억 속에서 나라는 존재 자체가 잊혀진 거겠지. 근데, 왜 나는 너처럼 누군가의 존재 자체가 계속 생각나게 되는 걸까? 나도 너처럼 너의 존재 자체를 잊히고 싶은데 말이야.

그냥 우리는 서로를 모르고 지냈던 거였어. 그리고, 지금까지도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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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9-26 01:05 | 조회 : 617 목록
작가의 말
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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