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서커스[삐에로인형 번외]

[삐에로인형 번외/서커스]



아주아주 차가운 도시 안에는
아주아주 즐거운 서커스가 있데.

사람들도 동물들도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곳.

아주아주 차가운 도시 안에는
그런 곳도 있데.


모두가 웃으며,
공연을 관람하고

이 순간이 지나면
또 다시 찾아올

아주아주 즐거운 서커스가 있데.





아주아주 조용한 도시 밖에는
아주아주 그리운 서커스가 있데.

사람들도 동물들도
모두가 잊지 않고 그리워 할 곳.

아주아주 조용한 도시 밖에는
그런 곳도 있데.


모두가 그리워,
추억에 젖을때쯤

이 순간을 추억하며
다시 기다리게 되는

아주아주 그리운 서커스가 있데.



아주아주 무서운 도시 옆에는
아주아주 잔혹한 서커스가 있데.

아주아주 무서운 도시 옆에는
그런 곳도 있데.

사람들도 동물들도
두려움에 벌벌 떨고,

칼을 들고 공연하는
잔혹한 광대들을 관람하는

아주아주 잔혹한 서커스가 있데.






춤을 추며 노래하는
멋진 공연!

미친듯이 묘기를 부리는
귀여운 인형!

잔인하게 칼을 휘두르는
여러명의 광대들까지!

모두가 즐기며 행복할 서커스를!

모두가 그리워하며 추억할 서커스를!

모두가 괴로워서 울부짖을 서커스를!





우리가 만들 수 있어!






하지만 이런 서커스를
도망치는 자!

영원히 도망갈 수 없게
그 다리를 조각내 잘라버리길!

영원히 말할 수 없게
혀에 못을 박아 쥐어삼키길!

영원히 볼 수 없게
눈을 뽑아 으깨버리길!



그래도 이 마저 지킬 수 없는자!

이 마저 해낼 수 없는자!



그 눈물마저 쥐어짜내
영원히 불타기를!






도망가는 광대들과 삐에로를 보며

지독하고, 잔인한 단장은 무슨 생각을 할까?


괴로워서 피토하는 물개와 코끼리를 보며

잔혹하고, 무자비한 단장은 무슨 느낌일까?





서커스 하나를 통째로
저 멀리 산 속에 쳐박아놓고,

이제 와서 새삼스레 기대한다는 듯
잔인하게 모두를 조각내 으깨버려.


조각조각 떨어져나온
삐에로들의 모습을 보며

행복한듯 미소짓는
잔인한 사람들.



웃음과 재미를 파는 서커스가

행복을 부수고, 처참히 살인하는

기괴한 광장으로.






하지만 여전히 재밌도록 웃음짓는
서커스가 있어.

아무도 모르는 인형가게에
넓디 넓은 지하에.

그들은 그곳을 '중앙광장'이라고 부르며
더는 무고한 인형들이 죽지 않길 계속해서 빌어.





그들이 다시 일으킨 서커스. 아니, 연극.

이 마저도 거짓연극일지 몰라도...



조각조각 부서져 나온
광대들의 희망과 추억도.

모두모두 죽어가는
이제는 사라진 서커스도.

이곳에서 살아남은
마지막 삐에로인형도.



전부 싫어, 죽일만큼 미치겠는데.








더 이상 뛰지 않는 심장을 움켜쥐며,

모든 기억과 행복을 전부 부숴버리고.

처참하고 새빨갛게 얼룩진 천막 안에도,

이제는 사라진 괴로운 지난 날들.....



다시 추억하고 싶어도,
다시 행복하고 싶어도,
다시 잊어버리고 싶어도.


이젠 그럴 기억마저 없는 잔인한 인형들...





행복과 즐거움을 파는 서커스가

훈육하고, 훈련시키며 괴롭히는

기괴한 군대로.





과거와 추억을 파는 서커스가

인형들의 눈물로 가라앉은

기괴한 호수로.






결국 가라앉고, 가라앉은 서커스는

아주아주 크고, 기괴한 호수가 되버려.




이제는 지난날들 다신 올 일이 없겠지만....



언젠가는 다시 찾아올거라는 것도 알고있지.





조심해. 기대해.

이번에는 아주아주 멋진 연극으로

서커스가 다시 돌아올거니까!




이젠 연극으로 바뀌어버린

지난날의 서커스를!


이젠 '우리들만'즐길 수 있는

멋진 무대로 만들어올게!













연극이 끝난 무대에서,
마지막은 그들이 아닌 우리만 웃을 수 있게.






우리는 최고의 서커스를 원하니까!






Circus [clown doll beono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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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2-10 16:12 | 조회 : 2,068 목록
작가의 말
짭짤

아픈 과거를 가졌더라도...더 나은 미래가 올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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