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화. 사벨라

- 02. 사벨라

시끄럽다. 누굴 찾는거 같은데. 누굴 찾는거지.

"준님!!! 어디 계세요!! 준님!"

어라? 내 이름?! 날 찾고 있었어?! 난 놀란 나머지 벌떡 일어났다. 의자 좁아 잠시 땅에 엉덩이를 부딪힌 아픔보단 사람들이 날 찾는 거에 놀라 아픔이 느껴지지 않았다.

"저, 저 여기 있어요!!"

"준아!!"

멀리서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는 건 어제 만난 노아라는 황자였다. 노아는 황자이기 때문인지 사람들 앞에서 달리지 못하고 빠른 걸음으로 다가온 거였다. 무섭게 온다. 도망칠까. 도망칠 준비도 못한채 붙잡혔다.

"여기서 뭐하는 거야!"

"윽...죄, 죄송해요.."

노아는 내 어깨를 세게 붙잡으며 날 걱정해줬다. 새벽부터 나온 탓에 차가워진 내 몸을 알아차리고 자신의 외투를 벗어 나에게 걸쳐줬다. 그의 외투는 따뜻했지만 무거웠다.

"이제 곧 겨울이야. 감기라고 걸리면 어쩌려고."

"..죄송해요. 절 찾는지 몰랐어요.. 다신 안 그럴게요.."

"산책라고 싶으면 해도 돼. 다만 어디 간다고 말해줘."

"네..! 아, 다들 죄송해요! 힘들게 해서 죄송합니다..!"

"준이도 찾으니 다들 할 일해. 설마 맨발로 다닌 거야?"

노아는 신발도 없이 돌아다닌 날 보며 대단하다며 칭찬이 아닌 칭찬을 해준 뒤, 날 공주님 안기(?)로 날 안아든다. 난 무겁다며 내려달라고 시위를 했지만 가만히 있는 게 좋다는 노아의 협박에 조용해졌다. 조금 걸었더니 내가 어제 잤던 그 방에 도착했다.

"신발과 옷을 맞춰야겠네. 재봉사를 데려와."

"네. 최고의 재봉사를 데려오겠습니다. 노아황자님"

단 한마디로 최고의 재봉사를 데려오겠다니. 난 그런 걸 받을 자격이 없는데. 부담스럽다. 고작 선택하는 걸로. 대체 뭘 선택하기에 이런 호의를 받는걸까. 궁금한 나는 옆에 있던 노아에게 물었다.

"노아..?"

"응. 궁금한 거라도 있어?"

"...제가 뭘 선택하면 되는 거죠..?"

"황제"

내가 잘못 들었나? 뭐를 선택하라고? 황, 황제?! 한 나라의 왕?! King? 그런 중대한 일을 나에게 맡겨도 된다는 거야? 황제의 ‘황’자도 모르는 내가?

"걱정 마. 우리 4명의 황자는 누가 황제가 되던 전부 완벽한 황자들이니까. 넌 미래의 남편을 고르면 된다는 거야"

"...아 다행 ...남편이요?"

"응. 나랑 결혼하면 되. 쉽지?"

그래서 어제 황비. 황비 그랬던 거였어!! 아니 누가 남자를 황비를 세우겠어?! 어느 누가!! 황자도 못 낳을 텐데!

"낳을 수 있어 유진의 어머닌 남성이셨으니까."

"...배..다른..형제예요?"

"음 그렇지. 전부 다 달라. 그래서 어머닌 총 세 분이야"

3명이라니. 친 어머니는 섭섭하겠다. 자기 자식은 한명인데 그 자식의 어미는 3명. 3명 다 어머니로 모시고 다녀야 하는 거잖아. 그게 뭐야..

"그리고 또 궁금한 거는?"

"...이 세계에 대해서요.."

노아는 잠시 어딜 다녀오겠다며 나간 뒤 몇 십 분이 지나자 다시 돌아왔다. 그것도 커다란 지도를 가지고. 그것은 사벨라와 클레아, 신디아가 적혀 있는 지도였다. 지도에 있는 사벨라는 어느 제국보다 컸다. 두 번째로는 신디아. 하지만 사벨라는 신디아의 2배가 훌쩍 넘는 크기였다.

"제일 크네요?"

"응. 과거 사벨라는 주변 제국과 전쟁을 하며 커졌으니까. 아, 현재 우린 중심에 있어. 중심으로 위쪽은 겨울이고 아래 지방은 여름이야. 신기하지?"

한 제국인데도 계절이 다르다니. 놀랍다. 사벨라의 위쪽 끝을 보니 한 제국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사벨라 안에 있는 제국이라, 대체 그곳은 어디에 속해 있는 걸까.

"플로세스제국이야. 이곳은 항상 화려한 꽃이 피어있어."

"항상요? 겨울에도?"

"응. 겨울에도 말이야."

"그런데.. 왜 다른 곳처럼 마을 이름이 아니라 제국예요?"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부탁이었으니까. 폐하도 허락해주셨고.

그? 마지막 부탁이라니.. 더 묻고 싶었지만 노아의 표정이 좋지 않아 포기했다. 조용한 적막이 싫은 나는 사벨라에 대해 더 알려달라고 말했더니 믿기 힘든 말을 한다.

"사벨라는 속성이랑 소환마법에 뛰어나."

"마법?"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나 들어봤던 그 마법? 멋지다. 나도 배워보고 싶다. 마법이 있는 세계에서 태어났으면 어땠을까. 하고 해리xx를 보며 생각했는데.

"설마 마법 처음 들어봐?"

"네네!! 보고 싶어요!!"

"...푸핫! 지금 처음으로 가장 밝은 거 알아?"

"엣.. 아닌데.."

"그래그래. 흐음 나랑 윌은 속성마법을 더 잘해 소환마법을 보고 싶으면 유진에게 가보는 게 좋을 거야."

이곳에 온 뒤로 처음으로 이세계가 좋아졌다. 아니 사는 게 기대되기 시작했다. 마법이라니. 보고 싶다. 마법이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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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8-23 22:48 | 조회 : 2,696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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