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혼란스러움(1)

연장. 연장. 연장?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 지금도 여장하고 게이인 집주인한테서 '남자인 나'를 지키기위해 필사적인데 그 기간마저 늘어난다니! 정신차리자 이지호. 이럴때일수록 더 바짝 정신차려야해!

"사장님, 연장하겠다고 전화한게 누구였어요?"

"응? 아, 그 외동아들이었지 아마?"

"아..들..이요?"

"그래. 역시 우리 회사 에이스다워! 하하하 내가 이러니 지호 널 예뻐할 수 밖에 없지."

아니, 선우시우 이 자식은 뭔데 본인지 전화해서 연장하겠다고 그런거야?(물론 고용주니까 계약을 연장하겠다고 한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지가 곧 해고해 준다고 했으면서!

사장은 좋은 사업처를 완벽하게 얻은것에 기분이 좋은지 연신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지지않았고, 반대로 내 얼굴은 지나가던 개도 놀랄만큼 어둡고 좋지않았다. 그러나 사장은 내가 그러거나 말거나 내 어깨를 두드르며 격려와 당부의 말을 했다.

"지호야 앞으로 한 달만 더 고생하자.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만 하면 돼. 난 우리 지호 믿는다! 좀 있다 회의실에서 보자."

생글생글 웃는 얼굴에 고무줄이라도 날려주고싶다!

"젠장! 이게 어떻게 된거야?!"

당초 약속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상황들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렇게 화만 내며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회의실에 앉았다.

"좋은 아침."

동욱이 녀석이 웃으며 문을 열고 들어와 옆자리에 앉아 주말동안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지만 전혀 들리지 않았다.

"야, 너 내 말 듣고 있냐?"

"아니."

"뭐야? 칼답이네. 무슨 일 있어?"

"아니."

있어도 있다고 말도 못하고. 답답하다. 답답해.

"아무 일도 없다는 녀석 얼굴이 이꼴이냐?"

동욱이 양손으로 내 말랑한 두 볼을 꾹 누르셔 장난을 쳤다.

"왜 그러는데~? 이 형님이 기막힌 생각이 떠올라 너에게 도움을 줄지 아냐?"

"그럴 일 없다."

계속해서 장난을 치고있는 녀석을 대충 상대하며 있을 때 다시 한번 문이 열렸다. 이번에 들어온 사람은 민호 선배였다.

"형, 좋은 아침."

"그래. 너넨 아침부터 기운도 좋구나?"

민호 선배가 들어오고서야 동욱의 손은 내 볼을 놓아주었다. 손이 떨어져나간 두 볼이 얼얼한것같았다.

"선배 좋은 아침이에요."

"좋은 아침. 볼이 좀 부었네. 괜찮아?"

민호 선배가 내 옆 빈자리에 앉으며 걱정스러운듯이 얼굴을 살펴왔다.

이 선배 이런거 정말 잘 해. 이러니 여자애들이 선배만 보면 좋다고 난리지. 응. 무리가 아니야.

분명 창문은 동욱이 쪽에 있었는데 지금 민호 선배의 등 뒤로 정체를 알수없는 밝은 빛이 쏟아지는 것 같았다.

"속은 좀 괜찮아?"

"아.."

맞아! 완전히 까먹고 있었다! 선배 만나기전에 어떻게 할지 생각해두려했는데 그 망할 선우시우때문에 잊고있었어! 선배한테 뭐라고 말하지?

머리 속은 쪽팔림으로 다시 뒤죽박죽이었다.

"역시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아직 좀 힘들지?"

"아니에요. 괜찮아요. 하하"

"그래? 그럼 다행이네. 난 네가 술을 그렇게 많이 마시는건 처음 봐서 걱정했었어."

조금 높이서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살피던 민호 선배의 눈이 접히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는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나의 손바닥에 네모난 무언가를 올려두었다.

목캔디

그가 준것은 녹색의 비닐로 포장된 목캔디였다.

"이게 숙취에도 또 좋거든."

"고마워요.."

나도 선배를 따라다닐 수 있을 것 같아요! 여자애들의 마음을 200퍼센트 이해할 수 있어!

다행인지 선배는 그 이후로 10년치 놀림감이 되기에 충분한 그날의 일에 대해 아무 말이 없었다.

*

"선우시우 이 자식을 어떻게 하지?"

정수리 위에서는 뜨거운 여름 태양이 활활 타올랐고 단단히 조여맨 포니테일 머리카락이 목덜미 언저리를 간지럽혔다. 더위에 땀바울이 턱을 타고 목으로 흘러내렸다. (그 이상은 알고싶지 않았다.)

"어떻게 따져야 잘 따지는 걸까."

계약 연장에 대해 선우시우에게 뭐라고 따지면 좋을지 한참을 고민하고있었다.

삑-

5
이번 화 신고 2018-08-27 16:24 | 조회 : 1,452 목록
작가의 말
하루, 날

20화로 끝내겠다는 것은 작가의 말도 안 되는 말이었습니다ㅠ 능력 밖의 일이었어요 죄송해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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