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끝

1부 끝

서리는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고작 미르의 앞에 서는 것일 뿐인데도 무형의 기운이 그를 짓누르는 듯 했다.
심지어 미르는 그 기운조차 신경쓰지 않는 듯 했다.

"네가 요번 '선택자'구나?"

"선택자?"

미르는 씨익하고 미소를 지으며 다리를 꼬았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서리를 가리켰다.

"너. '이 세계'의 주민들이 날 죽이기 위해 보낸 '선택자'."

서리는 순간 동요했다. 당연하게도 미르는 그것을 놓치지 않았고, 미르의 눈에는 확신이 들었다.
서리는 의문을 표했다.

"어떻게?"

"뭐, 모를 수가 있나. 이래뵈도 복사해서 가져온거긴 하지만 이 세계를 유지하고 있는 신이야."

엘리자베스는 미르가 자신을 절대 모를거라 했다.
하지만 봐라, 너의 최대의 숙적은 너의 발버둥이 자신의 손바닥 안 인듯 거의 신경조차 쓰지 않고 있다.

"그래서 날 제거 할건가?"

서리가 묻자 미르는 어이없다는듯 실소를 흘렸다.

"내가? 널? 왜?"

"널 죽이려는 자객이다. 들킨 시점에서 살려둘 이유가 없지 않나?"

서리의 말에 미르가 실소하더니 이내 웃기 시작했다.
주위의 있는 몇몇 간부들도 웃는걸 참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광소를 끝낸 미르가 어느순간 무표정으로 말했다.

"너흰 그냥 꼭두각시야. 내 재미를 채워주기 위한 꼭두각시. 너희가 무엇을 하던, 어떤 짓을 하건, 나에게 전혀 닿을 수 없다."

그리고 미르에게서 위압감이 폭팔해 나왔다.
아까까지는 서있는게 고작이였지만 이번에는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

"이정도도 버티지 못하면서 무슨."

순간 위압감이 사라자 숨통이 트인 서리가 숨을 몰아내쉬자 미르는 질렸다는 듯 말했다.

"뭐, 난 내가 하려는데로 널 지원할거고, 넌 그걸로 성장하면 돼."

엘리자베스의 말이 사실이였다. 그는 서리를 성장시키려 한다.
허면 왜? 왜 그를 성장시키려 하는가?

"왜 날 지원하지?"

서리의 말에 미르는 지금까지 보여준 표정 중 가장 매혹적인 표정을 지었다.

"날 죽여봐."

"..."

"최대한 성장해서 날 죽여봐, 날 즐겁게 해봐. 그게 내가 널 지원하는 단 하나의 이유다."

그렇게 말하는 미르의 눈에는 지루함과 확고함, 자신감이 섞여 있었다.
너흰 절대로 날 죽이지 못할 거라는 자신감과 이런 일상이 계속되는 무료함.
서리는 그 자신감을 깨버리고 싶었다.

"알았다."

서리의 그 한마디에 미르도 눈치챈듯 '호오'라고 중얼거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좋아, 그럼 이제 가라. 나머지 절차는 길드원이 설명해 줄거야."

미르가 주머니에 손을 넣자 서리의 신형이 빛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서리는 미르를 끝까지 쳐다보았다. 그리고 이내 세상이 새하얗게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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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5-09 18:46 | 조회 : 1,139 목록
작가의 말
Deemo:H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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