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2 11화

크라운은 입꼬리를 올려 기분 나쁠 정도로 밝게 웃는 빌의 멱살을 잡으며 말했다.

“ 너 누구냐니까!!”

빌은 진정하라는 표시로 양 손을 들며 웃었다.

“ 워 워 멜 진정해 ”

“ 뭐....?”

빌의 입에서 ‘멜’이라는 말이 나오자 크라운은 눈을 크게 뜨며 몸을 굳혔다.

등골에서 흐르는 식은땀과 순간적인 서늘한 감각이 크라운 본인 스스로가 무척이나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시켰다..

‘ 내가 멜이라는 것을 아는 이들은 .... 아르카나와 최악의 왕 도리오드, 9급 마법사 메탄..

이비스 정도뿐일 터인데.....!’

크라운이 빌의 멱살을 잡고 있던 손에 힘을 주며 노려봤다.

“ 누구지!!!내가 멜이라는 건 어떻게!!”

“ 목소리를 좀 낮추지 그래? 이러다가 메르샤와 티오가 잠에서 깰 것 같은데?

그러면 상당히 곤란해지지 않겠어?”

빌의 말에 크라운은 아랫입술을 강하게 물며 목소리를 낮추었다.

“ 너, 나랑 처음 만난 것이 아닐 텐데 네가 누군지 짐작이 가질 않아 ...”

크라운의 말에 단지 웃기만 할 뿐 그 어떤 말도 하지 않는 빌에게 크라운은 눈살을 찌푸렸다.

“ 뭘 웃기만 하는 거지? ”

“ 그야, 재미있으니까 ”

재미란 말에 크라운은 눈썹을 꿈틀 이며 참고 있던 목소리를 내뱉으며 소리쳤다.

“ 재미라고!!!!!!!!!? 넌 이게 재미있어 보여??!!”

크라운이 마나를 뿜어내면서 강한 압박으로 빌을 눌렀다.

분명 저 마나를 직통으로 맞는다면 정신을 잃을 수도 있고 심하면 심장 마비로 죽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빌은 기절하지도 심장 마비로 숨이 끊기 지도 않았다.

빌은 크라운의 손으로 하여금 막혀오는 숨에 개의치 않고 미소를 지었다.

얼굴에 드문드문 난 주근깨와 빌 보유의 따뜻한 인상이 합쳐지니

정말 소년 같은 미소였다.

그 미소는 너무 밝아서 지금 이 상황과는 어긋나 보였다.

“ 당연하잖아. ”

빌이 눈을 감으며 해맑게 웃던 눈을 천천히 뜨자 왠지 모를 차가움에 크라운은 움찔했다.

“ 사람의 감정은 재미있으니까 ”

빌이 크라운의 손을 떼어내며 말했다.

“ 사랑하는 감정이 순식간에 두려움으로 변하고 그 두려움은 곧 분노로 변하지

그리고 스스로 슬퍼해 아프다는 것을 알아도 사람은 다시 사랑을 하지 그것을 끝없이 반복하는 거야 ”

빌은 한 손을 입에 가져다 대며 미친 듯이 웃었다.

그 모습이 무척이나 기괴해 보여서 크라운은 위화감에 뒷걸음질을 쳤다.

“ 멜 너는 뭐랄까 너무 감정들이 약해서 재미가 좀 떨어지더라고...그래서 이런 극단적인 수를 쓸 수밖에 없었어..”

“ 극단적인 ....수?”

“ 아이참.....”

빌이 몸을 살짝 낮추며 마치 마술을 보여주듯 손 안에서 순식간에 파란색 장미가 나타났다.

“ 파란장미 아가씨 말이야”

그 말에 크라운은 순식간에 마나에 먹혀드는 기분이 느껴졌다.

그것은 빌을 향한 크라운에 분노로 이루어진 마나 덩어리였다.

크라운의 적색 눈동자가 순식간에 금안으로 변했다.

크라운은 텔레포트를 이용해서 빌과 순간이동을 했다.

“ 어라? 여기는 왜 온 ㄱ..”

크라운은 빌의 머리를 잡고서 바닥에 내리쳤다.

내리침과 동시에 두개골이 갈라진 것은 아닐지 의심될 정도로 커다란 굉음이 들렸고 주변은 모래바람으로 좋지 못한 공기가 맴돌았다.

잠시 모래바람으로 뿌옇던 주변이 시간이 조금 흐르자 점점 거치고 크라운과 빌의 모습이 보였다.

빌의 머리를 바닥으로 누르고 있는 크라운의 손은 지금 당장이라도 빌의 머리를 부셔버리고 싶은 듯이 강한 힘으로 떨리고 있었다.

“ 너........”

빌의 머리에서 흐르는 붉은색 액체가 죽은 것이 아닐까 하는 의혹이 들게 했지만

그 의혹을 비웃듯 빌이 소리 내어 웃기 시작했다.

크라운은 이번에는 그 웃음에 휩쓸리지 않고 차가운 눈으로 빌을 직시하며 마나가 담긴 목소리로 빌에게 말했다.

“ 내가 멜이라는 것도 알고 하나가 파란장미와 관련된 것도 안다고..?넌 대체 뭐야!! 인장의 주인이 지금 너라는 소리야!? 대답해!!”

“ 멜....”

크라운의 손가락 사이로 보이는 빌의 눈동자에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그 눈에 크라운은 순간 눈동자가 흔들렸다.

“ 겨우 인장의 주인이냐고 묻는 거야? ...네가 사랑한 사라를 병으로 죽게 한 것도 나인걸 ...말했잖아? 사랑을 하고 아파도 또다시 사랑을 한다고 난 그걸 너에게서 배웠어”

크라운은 빌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빌이 하는 말을 이해하는데 크라운은 순간적으로 멍해졌다.

“ 그러니까 네 말은....”

조금은 느슨하게 잡고 있던 크라운의 손이 힘줄이 올라올 만큼 빌의 머리를 강하게 잡았다.

번쩍이는 초점 없는 금안이 너무 차가워서 숨을 막혀오게 했다.

주체 되지 않은 검푸른 마나가 무서울 정도로 크라운의 몸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 사라가 병으로 죽은 것이 너 때문이라는 거냐..? 하나가 저 지경이 된 것도 너이면서!!!!네가 무슨 짓을 한 건지 알고나 있는거야!!!?”

크라운이 핏대를 세우며 빌을 향해 분노를 표하자 빌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눈을 접어 웃었다.

“ 운이 좀 없었을 뿐이야

난 사람의 감정에 대해 알고 싶었을 뿐이고 그것을 어떻게 알까 고민하다

너와 사라를 봤을 뿐이야 사라는 그대로 너와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면 살았을지도 모르지 그치만 나는 사랑에서 더 감정이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어 그래서 사라의 병을 악화시켰을 뿐이야 내가 널 환생 시킨 것도 더 감정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야 내가 말했잖아 ‘ 나는 나를 즐겁게 해주는 인간이 좋다고’ 이 말이 성립하려면 이 정도 리스크는 감수해야 하는 거 아닌가?”

‘ 환...생..’

크라운은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분명 심장은 내려앉았는데 빠르고 크게 뛰는 심장이 크라운이 거친 숨을 쉬게 했다.

“ 그럴 수.....말도 안돼...”

크라운은 등골이 오싹해지는 한기가 들어 빌에게서 멀리 떨어졌다.

빌이 크라운이 떨어져 나가자 몸을 천천히 일으키며 몸에 붙은 먼지들을 털어냈다.

머리에서 피가 경악스러울 정도로 쏟아져 떨어지는데 멀쩡히 옷에 붙은 먼지나 털어 내는 모습이 의아함과 두려움을 만들었다.

크라운의 안색은 창백해져 갔고 크라운의 눈동자는 강하게 흔들렸다.

크라운은 자신의 머릿속에서 계속해서 떠오르는 말을 부정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였고 있어서도 안 될 일이였기에 크라운은 혼란이 찾아왔다.

하지만 답은 정해져 있다는 것을 암시하듯 한 단어가 자꾸만 크라운의 머릿속을 채웠다.

크라운이 떨려오는 목소리로 천천히 읇었다.

“ 너, ..... ”

“ 신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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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8-05 01:50 | 조회 : 1,955 목록
작가의 말

1화를 참조하셔서 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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