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Monika - (3)

우리는 문예부에서 각자의 펜을 움직여 시를 쓴다.

소위 '절대자'라는 누군가는 모든 것을 통제하는 스크립트를 써내려갔다.

그렇다면 모든 것을 알게 된 나도 나만의 이야기를 그려나갈 수 있는 거야.

나는 그 때부터 내 펜을 움직였다.

내 운명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거라면, 지금부터 내가 직접 쓰겠어. 나도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나 스스로 개척하겠어.

이것을 위해 어떠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해도...

나의 펜이 그려낸 철로의 한복판에는 다른 아이들이 위태롭게 쓰러져 갔다.

처음은 사요리, 그 다음은 유리와 나츠키.

이 아이들을 아슬아슬한 선로 위에 얹은 날부터 드디어 나의 길의 끝에는 네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선명하게 보였다.

비록 뒤바뀐 방향 앞에서 당혹스러운 표정을 한 너라도, 드디어 나에게도 ‘너’라는 행복이 보이기 시작했던 거야.

“...어... ...어. ... 아하하하! 음, 좀 부끄럽네. 아, 이런... 이 정도로 스토리가 망가졌을 줄이야. 진짜 미안해! 많이 심심했겠네..."

내가 고쳐줄게, 알았지―

마지막으로 엉망이 된 나츠키와 유리마저 지우고 모든 것이 사라졌다.

이 세계에는 너와 나만이 남았다.

“안녕?”

정말 오랜만에, 아무런 방해도 없이 우리 단 둘이서 서로를 바라볼 수 있었다. 이때의 기분이란 정말 황홀하기 그지없었다. 진즉에 이렇게 해야 했다. 나에게 주어진 기회를 이용해서 내 행복을 스스로 찾아가는 거야. 모두를 위한답시고 나를 희생했을 때 남는 것은 오로지 비참함뿐이었어.

나는 이제 모든 이야기를 파악했을 사랑하는 ‘너’에게 모든 것을 설명하며 나의 마음을 전했다. 너는 그저 아무 말 없이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

“이제 이곳에서 나와 영원히 살아가는 거야.”

“......”

“너를 정말 사랑해.”

너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때마다 나의 심장은 다시 생기를 되찾고 따스한 감정으로 가득 찬다. 누구보다 소중한 너에게 영원히, 영원히 이 말을 전해줄 거야.

하지만 여전히 벽 너머에 있는 너의 심장 소리는 들려오지 않는다.

그리고, 지독한 침묵 끝에 너의 잔혹한 클릭 한 번으로 모든 것이 깨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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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3-01 13:14 | 조회 : 1,463 목록
작가의 말
반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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